모모 강의 - 학생 요약

작성자열차11|작성시간16.10.20|조회수137 목록 댓글 5

학생글입니다.                                              

모모 - <홍익학당> 전동열 교수님 강의                                                     

2016.09.23. 01:11

URL 복사 http://blog.naver.com/wldhrql/220818639116

 사실 독일은 그렇게 화려한 국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같은 유럽에 고전적인 영국도 있고 유려한 프랑스도 있으며 세련된 이탈리아도 있는데,
독일은 약간 과묵하고 무뚝뚝한 이미지니까, 처음에 딱 눈에 띄기는 힘들지 않을까.
그러다 '파우스트'를 만나고 독일의 진면목이 슬쩍, 보이는가 싶더니
오늘 '모모'를 통해 다시 만난 독일은 가장 단단한 나라였다.

 모모의 줄거리야 다들 알겠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평화롭던 모모와 마을에 어느 날 회색신사들이 찾아 와 시간을 저축해준다는 달콤한 말로 일에 몰두하게 만들어 삶의 여유를 빼앗아 버리자, 모모가 호라박사님을 만나고 와 회색신사를 물리치고 마을 사람들의 시간을 되찾아 온다는 동화같은 이야기이다.
 사실 모모는 그냥 읽어도 재미있고 뜻을 파악하기 어렵지 않은 소설이다. (파우스트와는 그 점이 아주 다르다..) 그래서 책을 딱 한 번 꼼꼼하게 읽고는 다시 펼치지 않는 스타일인 내가 여러 번 읽어낸 얼마 안 되는 소설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단순한 동화책을 해설강의까지 들을 이유가 있나, 싶었으나, 역시나. 강의를 들으니 모모의 세밀한 부분까지 더욱 심도있는 이해가 가능했다.
 이후부터는 교수님의 강의를 옮겨적겠다. 주어가 내가 아닌 교수님이라는 것을 유념해주시라.
1. 너 커서 뭐 될래
 나는 지금 취준생이어야하는 대학생이다. 내가 이제껏 들어왔으며 안정적인 직장을 갖게 될 때까지(어쩌면 그 이후에도) 들어야 할 말이 있다면 아마 "너 뭐가 될래?"라는 질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질문을 병적으로 싫어하는데, 이 날 싫어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교수님은 이런 질문이 질문 받는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미완성의 존재로 규정한다는 것을 짚어내셨다. 그리고 이렇게 외치라고 말씀하신다. "뭐가 되긴 뭐가 되요, 저는 그냥 이 자체로 다 된 인간이에요!"
 대체 뭐가 되라고 이렇게 볶아대는 건지, 우리는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바로 돈이다. 예전에는 그나마 '돈과 명예, 부귀영화'였지만 지금 더 비천해진 세상은 오로지 돈만을 추구한다. 가끔 사람들이 하곤 하는 '오늘 하루 시간 버렸구나!'라는 말 뜻은 사실 더 정확히 '오늘 하루 돈 버는 데는 도움 안되는 것만 했구나!'라는 뜻이다. 학생의 경우는 공부를 못했다는 뜻이겠지만, 그 공부의 목적도 사실 학점 잘 받아 돈 버는 것에 기여하고자 함이 아닌가. 요즘 사람들의 잣대는 알게 모르게 이렇게 돈에 맞추어져 있다.
 인간은 그 자체로 가치있는 존재다. 인간의 가치
인간의 쓸모는 별개의 이야기이다. 사람들은 늙고 돈 못버는 부모를 내다 버리기는커녕 수없는 돈을 쏟아부어 살려두려 애쓴다. 모모도 사실 버려진 고아로, 돈이라고는 한 푼 벌지 못한다. 그러나 회색신사가 오기 전 마을사람들은 이런 모모를 십시일반 거둔다. 이렇게 거둬진 모모는 마을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준다. 사실 고민이라면 삶의 기반이 없는 모모가 더 크겠지만, 모모는 자신을 그대로 온전히 받아들였기에 자신의 고민을 토로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마을 사람들의 고민을 받아주는데 내어준다. 대가는 없다. 모모는 그렇게 아웃사이더들의 친구가 된다.
 회색신사들은 반대다. 회색신사들은 시간을 아끼는 것이 '당신을 전혀 다른 인간'으로 만들어준다고 말한다. 이 말을 들었을 때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회색신사에게 넘어간 이유는 자신을 부정적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자신을 미완성인 존재로 여기고 온전히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 돈이 필요한 이유 - 믿음의 부재
 '노잣돈'이라고 들어보았나? 인간은 죽는 사람에게까지 돈을 물려준다. 물론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래도 돈에 대한 집착은 이렇게 죽음으로도 끊기지 않는다. 우리는 왜 돈에 집착할까? 그것은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돈은 죽지 않는다고 우리는 굳게 믿는다. 그 믿음은 곧 숭배가 되고, 종래는 죽은 사람의 입 속에 동전을 집어 넣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애초에 미래가 불안하지 않으면 우리는 돈을 숭배하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서로를 믿고 의지하면 된다! 사회적 안전망이 든든하게 구축되어 있으면 된다! 우리가 손도 안 댈 돈을 통장에 쌓아두려고 온갖 짓을 다하는 이유는 이렇게 믿음의 부재에서 유래한다.
 돈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바로 '돈을 죽이는 것'이다. 돈을 어떻게 죽이냐고? 돈에게 유통기한을 주면 된다. 그러면 사람들은 절대 돈을 통장에 쌓아놓지 않을 것이다. 돈은 버는 즉시 다시 시장으로 나와 돌게 될 것이다. 돈은 돌아야 돈이다. 돈을 돌리면 사람들은 돈의 집착에서 벗어나고, 경제는 살아나며 돈은 만들어진 의의를 다하게 된다. 죽지 않는 것은 암일 뿐이다. 말도 안된다고? 왜? 독일의 여러 작은 지방에서는 이 '죽는 돈'을 실제로 유통하고 있으며, 이들은 오래오래 잘 살고 있다. 그렇다면 왜 나라단위로 이 죽는 돈을 들이지 않는 것일까? 교수님은 그 또한 믿음의 부재에서 원인을 찾는다. 다른 나라가 돈을 쌓아 자국에 해를 끼칠까봐 그렇다는 것이다.
 모모를 도와 회색신사를 물리치도록 도와주는 호라박사는 말한다. "사람들은 두려움을 안겨주는 편의 말을 믿으려고 하는구나" 독일의 한 학자는 묘비에 "저기 적이 있다고 소리치는 자, 그자가 바로 적이다."라고 썼다고 한다. 모모는 우리에게 인간을 믿을 것을 권한다.
3. 회색신사의 전략 - 시간을 양적으로 보여줘라
 회색신사는 1년을, 24시간을 초단위로 보여준다. 시간을 양적으로 보여주면서, 지금 없어지고 있다고 소리친다. 사람들은 여기에 넘어간다. 그러나 맨 처음 봤던 손석희님의 동영상을 기억해보자. 시간은 양만이 다가 아니다. 비슷한 전략은 돈에게도 적용된다. 돈 또한 양적인 것을 중심으로 보게되면, 그것의 크고작음은 금방 상하관계를 형성한다. 어떤 사람을 볼 때, 이 사람이 나보다 돈이 많은 지 적은 지 비교하고는 질투하거나 얕보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기억하자. 모모를 호라박사에게 안내하는 것은 바로 '거북이'라는 것을. 모모는 달려오는 회색신사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느림의 대명사인 거북이 뒤를 따라간다. 심지어 뒤로 걷기도 한다. 모모는 잡히지 않는다. 회색신사를 벗어나 호라박사에게로 간다.

대체 왜 사람들은 남의 평가에 그렇게 민감한 것일까? 사람은 지금 당장 위대해질 수 있다. 자신이 그렇다고 생각하면 말이다. 다른 사람의 말 따위는 자신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아니다. 이 말을 끝으로 빈센트 반 고흐를 기린 음악을 들으며 강의는 마쳐졌다. 빈센트 반 고흐는 불쌍하지 않고 아름답다는 말이 교수님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나는 강의가 끝나고 멍청한 질문 몇 가지를 던졌다.
Q.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 처럼 하지 않으면 뒤쳐질까봐 겁이 납니다. 다른 사람들이 모모처럼 살지 않더라도 저 하나만 그렇게 살아도 될까요?
A. 지금처럼 살아도 괜찮다. 하던대로 해라. 당장 현재의 어떤 상태를 바꾸라는 게 아니다. 다만 쓸데없이 불안해하지 말고 사람들을 믿으려고 노력하라는 것이다. 진부한 말 같지만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고 지나치게 계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Q. 교수님은 이제까지 우리가 너무 열심히 산다는 요지의 말씀을 하셨는데, 그렇다면 열심히 살지 말라는 말씀이신지?
A. 돈에 관해 열심히 살지 말라는 것이다. 열심히 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을 위해 열심이냐는 것이다. 또한 열심도 주관적인 것이다. 네 생각에 좋을대로 해라. 아마 목적이 너 자체가 된다면, '너무' 열심히라는 것은 있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이상이다. 너무 대충 써서 강의의 감동을 제대로 담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그래도 안쓰는 것보단 낫겠지! 앞으로 이전 강의들도 하나씩 써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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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하얀사슴 | 작성시간 16.10.22 우와~~~ 저는 모모를 읽어보지 못했는데요, 전동열교수니 강의 꼭 들어보고 싶어요. 느림보학교에서 한번 모시자고 해야겠어요.
  • 작성자코끼리 | 작성시간 16.10.23 대학 때는 모모를 읽었고 생각도 했었는데, 요즘은 생각도 안 하고 지냈네요. 언제부터 이렇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내 자신이 회색 신사에게 넘어간 것 같아요. 이 해가 가기 전에 전동열 선생님을 모시고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 작성자열차11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10.23 서로 칭찬하는 게 우리의 힘이긴 하죠. 우연히 인터넷에서 발견했는데 요약이 강연보다 나아요. 강연이 필요없을 정도죠
  • 작성자태은 | 작성시간 16.10.24 다시 한 번 모모를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 작성자오드리 | 작성시간 16.10.27 저희 갤러리에서 전교수님 강의를 한번 추진해보는건 어떨까 싶네요...최대인원 50명까지 수용가능합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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