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보교육 10: 성취가 아니라 과정을 추구하는 교육이라야 평생 즐거운 교육이 될 수 있다.

작성자코끼리|작성시간17.02.26|조회수42 목록 댓글 0

  체육 시간에 달리기를 하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지 달리기 기록이 왜 중요하고 그걸 또 왜 기록해야 하는가? 100m12초 안에 들어오는 것은 거의 모든 사람의 인생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육상 선수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달리기 기록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달린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달리기 기록은 달리는 것에 자극을 주어 좀 더 즐겁게 달릴 수 있게 하는 수단일 뿐이지 그 자체가 목표여서는 안 된다. 달리기 기록이 목표가 되는 순간 그건 많은 사람에게 고통이 되지만, 달리기 자체가 목표가 되면 달린다는 사실이 즐거움이 될 수 있다. 성취를 목표로 삼는 것이 아니라, 어떤 과정을 잘 하기위한 수단이 성취여야 한다. 달리기 기록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달린다는 것 자체를 목표로 해야 많은 사람이 평생 동안 달리기를 즐길 수 있다.

  다른 교육도 본질적으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경쟁이나 기록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건 좀 더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수단일 뿐이지, 그게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 경쟁이 목표가 되는 순간, 공부라는 것 자체가 거의 모든 사람에게 괴로움이 된다. 개인에 따라 좀 더 잘 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공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며 그 자체가 목표여야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람은 누구나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있으며,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에 대해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싶어 한다. 이런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세계를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게 공부다.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게 하는 미지의 여행이 즐거움이 되듯이, 몰랐던 세계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게 하는 공부도 분명 즐거움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달리기를 해 본 사람만이 달리기의 즐거움을 알듯이, 공부도 해 봐야 그 즐거움을 알게 된다. 그래서 공부의 즐거움을 알려면 약간의 적절한 훈련은 필요하다. 교육과정이 이 훈련의 기회를 학생에게 제공하여 지속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함으로써, 우리의 다음 세대가 세계의 변화에 적응하고 그 변화를 주도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평생 교육은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가 즐거워 스스로 할 때만 가능한 것이다. 미래의 성과물을 위해 현재의 모든 것을 희생시키는 고통스러운 과정이 교육이라면, 평생교육은 불가능하다. 매 순간 즐거움을 누릴 수 있고 매 순간 행복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는 과정이 교육이어야 한다. 공부하는 것 자체가 목표이면서 매 순간 벌어지는 하나하나의 과정을 중시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 교육이 개인의 삶을 즐겁고 풍요롭게 할 수 있으며,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인류 문명을 전수하고 새롭게 창조하여 후대에 전하는 교육 본연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다.

  인류 문명의 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이미 다가 온 4차 혁명 시기에는 평생 교육의 의미가 더욱 중요해 질 것이다. 어떻게 하면 교육이 즐거울 수 있는지를 다음에 보다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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