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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아이들 앞에서 떠드는게 문제"

작성자peter|작성시간13.10.23|조회수131 목록 댓글 2

"학교 아이들 앞에서 떠드는게 문제"
현장/ 공학연 길음중 앞 기자회견 현장
 
강성란 기사입력  2013/10/22 [14:47]
“공교육을 살린다면서 왜 저래?”
 
서울 강북구 길음 뉴타운 비탈길을 한참 오르면 나타나는 중학교. 2년째 학교 건축공사가 진행 중인 운동장 한 쪽에서는 포크레인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교문에는 아직 학교 문패도 달리지 않아 길을 지나는 주민에게 물은 뒤에야 이곳이 길음중 입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공학연이 서울형 혁신학교인 길음중 앞에서 전교조 교사 탈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강성란

길음중은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공학연)이 서울 중학교 가운데 전교조 조합원이 가장 많은 학교라며 서울 신은초에 이어 ‘전교조 수업거부 기자회견’을 예고한 곳이다.
 
“도대체 전교조가 뭐야?”
 
22일 오전 8시 10분쯤 10여명의 공학연 관계자들이 ‘이 학교에 전교조 교사가 많습니다’라는 현수막을 펴고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전교조는 나라의 법을 지킬지 말지를 투표하고 법을 안 지키자는 결정을 했다.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일을 한 것이다. 이곳 길음중은 서울 중학교 중에서 전교조 교사가 가장 많다. 이 학교의 전교조 교사들은 전교조를 탈퇴하고 학생, 학부모를 위해 헌신하는 참교사가 되기를 바란다”
 
공학연 관계자의 발언에 등교하던 이 학교 학생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도대체 전교조가 뭔데 그래?”
“저기 앞에 계신 선생님한테 물어봐야겠다. 저 할머니들 뭐 하는 거지?”
 
호기심을 보이는 아이들과 달리 통학로 안전지도를 하던 몇몇 학부모와 교사들은 묵묵히 하던 일을 계속했다.  
 
기자회견 한다더니 학교 앞 불법 집회
 
“학생 여러분 오늘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오면 전교조인지 아닌지를 묻고 전교조라고 답한다면 그것이 부끄러운 줄 알게 해야 합니다. 초등학교와 달리 중학교부터 전교조의 정치, 이념교육이 본격화 됩니다. 여기에 문제점을 느끼고 출근 시간에 이렇게 집회를 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전교조에 속아 왔습니다.”
 
▲ 등굣길 학생들이 호기심어린 눈으로 이들의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 강성란

‘기자회견’을 진행하던 이경자 공학연 회장은 ‘집회를 하고 있다’는 말로 본인들 스스로 불법 행위를 하고 있음을 털어놨다. 집회와시위에관한법률에 따르면 학교시설 주변 집회는 금지되어 있다.
 
몇몇 학생들은 “완전 웃기다”며 스마트폰 카메라로 이들의 모습을 찍기도 했다. 한 학생은 교문지도를 하던 노상태 교사에게 “선생님이 전교조에요?”라고 물은 뒤 “그렇다”고 답하자 “선생님 좋아요”라며 지나가기도 했다.  
 
전교조 보다 저분들이 진짜 문제
 
눈앞에 펼쳐진 공학연 기자회견에 대한 생각을 묻자 이 학교 2학년 박예린 학생은 ‘전교조가 뭐냐’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선생님들이 만든 단체이고 길음중 같은 혁신학교를 더 많이 만들자고 주장한다’고  답하자  “혁신학교 좋은데 저분들 왜 그러세요? 우리 학교 선생님들 중 절반이 전교조래요? 저는 우리 학교 선생님들 좋아해요. 안 좋다는 생각 안 해요”라며 발길을 옮겼다.
 
▲ 통학로 안전지도를 하던 이 학교 교사, 학부모들이 이들의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 강성란

“전교조가 좌파교육을 한다거나 자신들 이익만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지만 편견이라고 생각 한다. 안 그런 선생님들도 많다”는 또 다른 2학년 학생은 “전교조가 노동조합이라 교사를 노동자라고 부르는 것에 거부감을 가질 수는 있지만 그 선생님들한테 노동조합을 만든 걸 ‘부끄러워해야한다’고 말하는 건 문제인 것 같다. 게다가 학교 가는 아이들한테 저렇게 떠드는 건 진짜 문제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공학연 덕분에 전교조 계기 수업할 듯
 
공학연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김대중 정부가 합법노조로 인정해주고 교원노조법을 만들어 전교조 위원장을 교육부총리와 협읭할 수 있는 지위를 제공했다. 정치 뒷배를 제공받은 전교조는 이때부터 법 위에 군림하며 교육 뿐 아니라 사회 문제 전반까지 좌우하며 모든 걸 떼법으로 해결하는 불법노조가 되었다”면서 “전국의 학부모들은 법을 지키지 않고 정치, 이념의 늪에 빠진 전교조 해산을 위한 아름다운 동행을 시작해야 한다. 전교조 수업거부는 그 시작”이라고 밝혔다. 혁신학교는 일반 학교보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높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공학연 기자회견을 지켜보는 아이들     © 강성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한 일간지가 공개한 중학교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보면 우리학교는 관내에서 영훈국제중 다음으로 성적이 높았다. 혁신학교 학력저하를 주장하려면 제대로 알고나 했으면 좋겠다”는 이 학교 노상태 교사는 “등교하던 대부분의 아이들이 ‘전교조가 뭐에요’, ‘선생님도 전교조에요?’를 물었다. 오늘 수업에 들어가면 아이들의 질문 세례 덕에 의도치 않은 ‘전교조 계기수업’을 하게 될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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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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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오드리 | 작성시간 13.10.23 도대체 전교조에게 색깔을 입힌 세력들은 뭡니까?
  • 작성자웃음소리 | 작성시간 13.10.24 울 학교 아버지들 모임에서 대응책 논의 중입니다.
    길음이면 노원까지 얼마 안 남은것 같군요...ㅎㅎㅎ
    생각같아서는 아버지들 20명이 빙 둘러쳐서 피켓으로 막아버렸으면 좋겠지만....어쩌면 이기회에 아이들에게 전교조 선생님들에 대한 인지도 상승을 노려보는 것도 방법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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