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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가장 무서워하는 말 “너 전학 갈래?”

작성자peter|작성시간13.12.05|조회수84 목록 댓글 1

아이들 가장 무서워하는 말 “너 전학 갈래?”
[현장]혁신학교·혁신교육지구 지키기 촛불 문화제
 
강성란 기사입력  2013/12/05 [10:35]
“혁신학교 교사들 믿을 만한가요?”
“네~!”
“혁신학교 학부모 최고죠?”
“네~”
 
지난 4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앞으로 교사, 학생, 학부모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서울형 혁신학교·혁신교육지구 지키기 촛불문화제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문용린 교육감의 서울형 혁신학교와 혁신교육지구 예산을 60% 이상 삭감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해당 학교에서 서울시의회에 관련 예산을 복원해 줄 것을 촉구하며 직접 나선 것이다. 
평일 늦은 시간, 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시작한 촛불문화제가 끝나갈 즈음에는 혁신학교 구성원 200여명이 모였다. 
 
▲ 지난 4일 서울시의회 앞에서는 혁신학교·혁신교육지구 지키기 촛불 문화제가 열렸다.     ©안옥수
“새 차 사주고 기름 값 안주는 꼴”

 
현장 발언에 나선 오인환 천왕초 학부모는 “예산 1억 4000만원 중에서 8000만원이 깎이고 6000만원이 되면 학교 운영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낡은 자동차를 새 차로 바꿨는데 애 엄마가 돈을 너무 많이 쓴 것 같다며 기름 값을 안준다면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 아니냐”면서 “당초 4년의 시간을 약속받고 새로운 실험을 이어가는 학교에 해괴한 정치 논리를 들이대 예산을 깎는 것에 분노해 우리 학교 학부모들은 500여명이 규탄 서명을 했다”면서 혁신학교 예산 복원을 촉구했다.
 
이정아 신은초 학부모도 “빈 교실이 많아지는 인근 학교와 달리 위장 전입을 하거나 이사 오는 이들로 2년 새 389명의 아이들이 늘어난 우리 학교 보면 혁신학교가 문제 학교라거나 학력이 떨어진다는 시교육청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우리 아이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말은 ‘너 다른 학교로 전학갈래?’일 만큼 좋은 혁신학교를 확대해 더 많은 아이들이 우리 아이들처럼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  문용린 교육감이 혁신학교 관련 예산을 60% 이상 삭감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학부모, 학생, 교사 등이 직접 나서 예산 복원을 촉구했다.     ©안옥수

“교직 경력 중 가장 행복한 시간”
 
“혁신학교는 지정된 사업에만 예산을 써야하는 연구·시범학교들과 달리 모든 아이들에게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예산을 집행할 수 있다”며 발언에 나선 강민정 북서울중 교사는 “병든 교육을 살리는 실험에 더 많은 학교가 동참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하며 혁신학교의 민주적 예산 운영을 보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강민정 교사가 “제 짧지 않은 교직 경력 중 지금 이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밝히자 대오 여기저기에서 “저도요”라는 발언이 터져 나왔고 함께 환호 했다.
 
강정구 오류중 교사는 혁신교육지구 사업이 좌초 되면서 소실될 위기에 처한 학급당 학생 수 감축 사업과 이에 따른 기간제 교사 해고 문제 등을 말하며 “문용린 교육감이 교육의 질을 높일 것이라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현상 유지는 고사하고 이를 망치고 있다”면서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 “전학갈래?” 라는 말이 가장 무섭다는 혁신학교 학생들,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학교지킴이로 나섰다.  © 안옥수

“학교가 좋다” 한 목소리
 
촛불문화제 참여를 위해 버스를 대절해 40여명이 함께 왔다는 서울 강명초의 심재환 학부모는 지금 대학생과 고등학생인 큰 아이들이 본인과 같은 방식의 교육을 받아왔다면 혁신학교에 다니는 초등학교 1학년 막내는 다른 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혁신학교에서 우리 아이는 생각을 잘 하는 아이로 크고 있고 혹여 일반 학교로 진학해 뒤쳐질지도 모르지만 강명초에서 배운 스스로 행동하고 사고하는 힘으로 이내 극복할 것이라 믿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예산이 이전 수준으로 복원되는 등 일이 잘 해결돼 “이 자리에 온 보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위해 고생하시는데 도움이 되고 싶어 초등학교 1학년인 아이의 손을 잡고 함께 왔다”는 상현초 학부모는 “주변 학교 이야기를 듣다보면 새로운 수업 등 모든 일에 아이들이 중심인 학교에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늦게 도착해 교사들의 공연을 아이와 함께 보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유현초 5학년인 노영주 학생은 "쉬는 시간도 길어지고 동아리 활동도 하고 혁신학교는 이전 학교보다 다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 혁신학교=행복학교’를 지켜달라며 학생들도 촛불을 들었다.     © 안옥수
시의회에도 “예산 복원위해 뛸 것”

 
이 같은 혁신학교 구성원들의 열기에 서울시의회 의원들이 답했다. 최홍이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을 비롯해 교육위원회 소속 김형태, 윤명화, 서윤기 의원 등은 예산 복원을 위해 끝까지 힘쓰겠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함께 구호 외치는 법 등을 배워야 할 만큼 어색해 했던 참가자들은 집회 중간 중간 함께 한 강명초, 상현초, 유현초, 삼정중 등 서울형 혁신학교 교사, 학부모들의 공연과 현장 발언이 이어지면서 함께 함성을 지르거나 몸짓을 하는 등 즐거워했다.
 
조남규 전교조 서울지부장은 “혁신학교에 대해 정직하지 않고 약속을 안 지켜 용서할 수 없는 문용린 교육감이 정약용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면서 “문용린 교육감은 혁신학교를 탄압하지만 우리들의 힘으로 예산을 따내고 알콩달콩 살아갈 희망으로 기뻐하자”는 말로 박수를 받았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9838명이 참여한 혁신학교 예산 복원 촉구 서명지를 5일 오후 서울시의회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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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leastory | 작성시간 13.12.07 혁신학교 관계자들이 참 많은 고생을 하고 있군요. 우리도 이들의 아픔을 외면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마음 아프네요. 늦게나마 이들의 정당한 요구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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