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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보학교 소개

느림보학교에 대한 소개

작성자leastory|작성시간13.04.28|조회수1,319 목록 댓글 20

안녕하세요? 조기숙입니다.

 

느림보학교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느림보학교를 제안하고 카페를 만든 사람으로서 (2013년 8월 자문위원회의에서 교장으로 추대되어 취임했기에) 카페의 연혁과 비전을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느림보학교를 소개하려면 느림보학교의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샘들이 뭉치게 된 배경부터 설명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입시지옥과 감옥 같은 학교에서 죽어가는 우리 아이들을 보며 더 이상 우리교육을 이대로 둬선 안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2005-6년까지 2년간 연구년으로 미국에 갔다 아이들을 미국의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보내면서 이런 생각이 더 강해졌습니다.

 

미국에서 기자, 연구원, 교수 등등을 만날 때마다 우리의 화제는 언제나 교육이었습니다. 모든 결론은 아이들을 미국에서 대학보내는 게 좋다는 데로 모아졌습니다. 미국으로 교육 이민 온 수 많은 가족들을 만났습니다. 생업을 포기하고 온 가족에서부터 사업을 직원에게 맡기고 온 가족에 이르기까지... 어떤 집에서는 경비를 줄이기 위해 한 집에서 몇 가구가 함께 살면서 오로지 아이들 교육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는 한국 부모를 봤습니다.

 

우리가 연구년으로 미국에 갈 때만 해도 고2였던 큰 아들 학교에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했습니다. 백이면 백 모두 돌아오지 않으니 아예 미국대학 보낼 준비를 하고 가라는 아들의 담임샘에게 우리 만큼은 돌아오겠다고 했습니다. 부부가 대학에서 녹을 먹는데 자기 자식을 미국에서 대학을 보낸다는 게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지요.

 

큰아들을 1년 휴학시키고 다시 고2로 넣을 생각으로 데리고 갔는데 중간에 제가 청와대에 불려가는 바람에 엄마도 없이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결국 아이는 미국에서 대학에 가겠다고 고집을 부렸고 우리도 이를 허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미국의 초중고대를 경험해본 저는 우리가 미국교육을 너무 잘못 알고 있다는 생각을 했고 우리 교육을 바꾸기 위한 해결책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쓰게 된 책이 <왜 우리 아이들은 대학에만 가면 바보가 될까?>2007 입니다.

 

이 책은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제가 언론 하고 사이가 나빠서 언론이 아무도 보도해주지 않더군요) 보수 진보의 이분법적 시각에서 벗어나 아이들과 학부모의 입장에서 필요한 제3의 교육혁신의 길을 제안한 최초의 책이었습니다. 교육을 아이들 인권의 시각에서 바라본 거의 최초의 책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최근엔 아이들인권헌장도 제정하고 인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지만 그 이전에 어떤 교육 책에서도 인권을 논하는 걸 본적이 없으니까요. 과학적 데이터로 우리교육의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찾은 점도 기존의 교육 책하고는 많이 달랐지요. 지금은 언론이나 교육 평론가 이범의 입을 통해 학부모에게 전달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우리 교육에 대한 많은 진단이 사실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제안된 것이 상당수라서 한국교육의 담론을 바꾸는데 조금은 기여하지 않았나 위안을 갖습니다.

 

이 책을 읽고 송인수.윤지희 두 선생님이 찾아왔습니다. 제3의 시각에서 교육운동을 해보겠다고요. 외국으로 교육이민(탈출) 가는 것도 대안이 아니고, 제가 책에서 교육에도 노풍이 있으니 진보, 보수 이념적 시각에서 벗어나 부모가 참여해 교육을 바꾸자는 제안을 했거든요. 그렇게 해서 탈이념적이고 중도적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탄생하는데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 셈이 되었죠.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등대지기학교 강의도 하고 각종 정책 토론회에도 나가면서 교육분야에 대한 관심이 더 깊어졌습니다.

 

<왜 우리아이들은 대학에만 가면 바보가 될까?>를 쓰기 위해 공부하던 중 이기정샘의 <학교개조론>2007을 읽고 반해서 교류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이기정샘 역시 이념적 시각을 떠나 제3의 시각에서 <교육을 잡는 자가 대권을 잡는다>2011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이기정 샘은 그 후에도 수 많은 책을 출간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합니다.

 

이기정샘과 저는 2012년 대선에서 교육대통령이 탄생되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제3의 탈이념적 시각으로 교육정책집을 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2010년부터 함께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양형진샘, 정병훈샘, 박준형샘, 조성범샘, 최경실샘, 전동열샘, 이부영샘, 손동빈샘이 가담하면서 우리는 내용이나 분야에서 다양하고 풍부한 인재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매월 1회 모여 공부를 함께 한 결과 2년만인 2012년 11월에 <아이를 살리는 교육>이라는 결실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김대중도서관에서 11월 19일 출판기념회 겸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책이 진보진영의 대선 주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진 못했지만 박근혜후보의 정책에 다소 반영되었습니다. 교육부장관으로 보수 이념적 인사가 아니라 참여정부에서 교육부차관을 했던 중도성향의 서남수씨를 임명한 것도 우리의 주장이 반영된 것(?)이라 위안을 삼습니다.ㅎㅎ

 

함께 책을 내고 나니 샘들이 너무 친해졌는데 헤어지자니 아쉽고 계속 만나자니 별로 할 일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학부모 대중에게 우리생각을 알리기 위한 카페를 하나 만들자고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오드리님은 우리 공부에 학부모 대표로 참여했던 전직 기자입니다. 오드리님이 카페 운영자를 자원하지 않았다면 이 카페가 탄생하지도 못했겠죠.

 

느림보학교는 사교육 광풍에서 벗어나 우리 아이들을 글로벌 인재로 키우는 방법을 부모님들과 공유하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아이 키우는 일이 가장 소중하지만 가장 어려운 일임을 깨달았습니다. 보통 교육에 대해 열변을 토하다가도 자기 아이가 대학에만 가면 모든 관심을 끊어버립니다. 이렇게 해서는 우리 교육 절대로 바뀌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꾸준히 세대를 이어 우리의 교육에 대해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바꿔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이들을 우물안 개구리로 키워서는 곤란합니다. 큰 인재가 되어 멀리 가게 하기 위해서는 혼자 빨리 가는게 아니라 느리더라도 함께 가게 해야 합니다. 느림보학교는 아이는 행복하고 교사는 보람있고 부모는 신뢰하는 교육공동체를 지향합니다.

 

그렇게 해서 카페가 만들어져 활동을 조금씩 하게 되면서 학부모 강좌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샘들도 한 달에 한 번은 얼굴을 보면 좋겠다 싶어서 월 1회 하는 학부모 강좌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2013년 2월 느림보학교 카페의 첫 오프모임을 하면서 강좌의 시간이나 요일 등을 정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 오드리님의 아드님 담임이셨던 박정식샘이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느림보 학교라서 3월부터 11월까지 월 네째주 토요일에 만나 학습하고 졸업하는 과정을 만들게 된 거지요. 우리는 강의실도 없어 우리와 가장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모인 <노무현재단>과의 연대가 가장 적절하리라 생각했습니다.

 

노무현대통령은 <왜 우리아이들은 대학에만 가면 바보가 될까?>를 읽고 참여정부의 교육관과 잘 맞는다며 너무 좋아하셨습니다. 진즉에 이런 책이 나왔으면 참여정부가 더 잘했을텐데 아쉽다는 말씀도 많이 하셨습니다. 국무회의 때 전 국무위원에게 이 책을 돌리며 읽어보라고 권하시기도 했습니다. 퇴임 후에도 이 책의 통계까지 기억해서 말씀하시며 미래세대인 청소년교육에 대해 의욕을 많이 보이셨습니다. 특히 미래발전연구원에 리더십연구회를 두고 리더십연구, 교육을 하실 꿈을 가지고 계셨었는데 시작도 못하고 우리와 작별을 하시게 되었지요.

 

노무현대통령이야말로 20세기 좌우의 시각에서 벗어나 21세기 제3의 길을 스스로 실천하셨던 분이거든요. 이념보다는 실용적 노선을, 진영싸움보다는 국민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셨던 지도자입니다. 언론에 의해 좌파 정치인으로 알려진 건 사실과 매우 다릅니다. 노대통령을 마지막인지도 모르고 마지막으로 뵈었을 때에도 저에게 한국교육에 대해 이런 저런 문제를 연구해보라며 미션을 주셨습니다. 제가 교육문제를 외면할 수 없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지요.

 

2013년 3월에 입학식을 못하게 된 건 노무현재단이 이사를 하면서 시민학교 개강이 늦어졌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4월 넷째주에 개강을 했지만 내년부터는 3월에 개강, 4월엔 꽃구경을 가리라 다짐합니다.

 

입학식에선 노무현시민학교장과 저의 인삿말, "현직교사가 생각하는 좋은 부모"에 대한 담임샘들의 짧은 강의가 있었고 서로 인사하고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강의는 5월부터 11월 수료식에 이르기까지 모두 5회의 강좌가 예정되어 있으며, 7월엔 휴강이지만 특별강좌를 계획하고 있고 8월엔 1박2일의 봉하 리더십워크샵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입학식과 졸업식, 봉하워크샵은 참여형 학습이지만 다른 달에는 주로 강의와 질의응답을 하고 토론식 수업은 강의 후 카페에서 이어가겠습니다. 바쁘신 분이나 토론 알러지 있으신 분은 참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향후 비전은 샘들과 회원님들과 함께 만들어 가야겠지만 우선은 노무현재단 지역위원회와 협력하여 지역에 느림보학교의 <좋은 부모 리더십교실>을 개설하는 겁니다. 중기적으로는 신혼부부를 위한 <좋은 예비부모 리더십교실>과 조부모를 위한 <좋은 조부모 리더십교실>을 개설하는 겁니다. 성공한 사람들 중 상당수가 조부모로부터 좋은 영향을 받았음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조부모 교육을 통해 3세대가 소통하는 사회, 누구도 소외받지 않는 사회가 바로 <사람 사는 세상> 아니겠어요?

 

장기비전은 있지만 너무 말이 앞서면 곤란하고 또 샘들과 의논도 해야하니 차차 말씀드리겠습니다.

 

느리지만 힘찬 걸음을 함께 내딛어보자구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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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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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leastory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5.01 헐, 그렇게 큰 일을 하지는 못할 것 같고요. 오히려 튼튼이님의 그 동안 노하우에 빌붙어 갈듯 한데요?ㅎㅎ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면 우리 교육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른들 아집, 고집, 욕심, 이해관계 모두 내려놓고 아이들의 미래만 생각하자구요.
  • 작성자여우79 | 작성시간 13.05.07 첫수업~ 지각을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앞으로 시간 잘 지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집-회사-학교(아들) 생활의 반복으로 내 공간이 전부인 것처럼 '내가 제일 바빠~'라고 생각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교육을 받으면서 내가 있는 공간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새삼 느끼고 왔습니다. 지금껏 살아온 저의 행동들의 반성을 많이 하면서 아들에게 좀더 여유와 부지런함을 보여야 겠다 했습니다. 이런 교육의 자리가 계속되어 시행착오를 줄일수 있는 좋은 교육을 많이 기획하여 주실거죠? 모두들 건강한 5월 되세요..
  • 답댓글 작성자leastory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5.08 소감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달에 한 번 마음을 다잡고 성찰의 기회가 되는 것 같아 우리 모두에게 유익한 것 같아요.^^
  • 작성자고양이 | 작성시간 14.01.23 느림보학교에 대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많은 분들이 참여하셔서 아이들에게 좋은 세상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책 꼭 읽을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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