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종일 수업에 회의에 정신이 없어서 저녁 퇴근 후 집에 와서야 세월호 침몰소식을 들었습니다. 새벽까지 안타깝게 TV를 지켜보다 잠시 잠이 들었는데 가위가 눌려 가슴통증에 곧 다시 일어났습니다. 제 마음이 이런데 실종자 부모님의 마음은 어떻겠습니까. 밤새 잠을 못 이루며 간절히 실종자의 생환을 위해 기도한 건 우리 모두의 한결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누구 하나 소중하지 않은 생명이 없지만 채 피어보지도 못한 어린 학생들의 실종에 더욱 가슴이 미어집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가운데 망연자실한 채로 오늘 하루를 보냈습니다. 궁금해 TV를 커면 오열히 터져나오고 다른 일은 할 수가 없고... 하루 종일 이런 저런 생각를 많이 했습니다.
아직도 생생한 15년전 씨랜드참사가 생각납니다. 아이를 잃고 조국을 버리겠다며 훈장을 반납하고 뉴질랜드로 이민간 필드하키 국가대표선수 출신 김순덕씨는 잘 지내고 있는지... 그곳에서 이번 세월호 침몰과 단원고 수학여행 소식을 들으며 "그 때 내가 조국을 버리길 잘했다. 아직도 한국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할 것만 같아 어깨가 움추러듭니다.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을 착하고 말 잘듣고 모범생으로 키웠던 우리의 주입식 교육이 아이들을 더 나쁜 상황에 빠뜨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것에 회의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도록 가르쳤더라면, 그래서 상황에 대한 판단을 스스로 내리고 결단하도록 키웠다면 좀 더 많이 탈출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래도 넓은 방의 구조상 아이들은 성인들에 비해 탈출이 어렵지 않았을까. 선생님들은 왜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안내방송을 믿고 기다렸을까? 이런 아쉬운 마음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는군요.
일단은 아이들의 무사귀환을 빌어봅니다. 마지막 남은 실낱같은 기적을 믿어볼랍니다.
기적을 비나이다 비나이다~~
배 안에 혹시라도 생존자가 있다면 조금만 더 버틸 수 있도록 용기와 힘과 빛을 주시옵소서!!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햐니 작성시간 14.04.18 아이들이 너무 불쌍합니다. 국가의 무능도 치를 떨게 합니다.
-
작성자일체유심조 작성시간 14.04.18 생존해 있으리라 믿습니다 신속히 구조가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
작성자써니x써니 작성시간 14.04.18 참 암울한 하루입니다...
-
작성자용용이 작성시간 14.04.19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을 어찌 위로할 수 있을까요...ㅠㅠ
-
답댓글 작성자leastory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4.04.20 용용이님 오랜만입니다. 정말 자식을 앞세운 부모에게 그 보다 큰 형극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식은 살아있는 존재만으로도 축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