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배 창환
코스모스를 꺾어 들며 아이들에게
꽃을 꺾는 것은 나쁘다 하면
아이들은 그렇다고 대답한다.
(왜 나쁜가는 묻지 않는다)
그걸 다시 꽃병에 슬쩍 꽂아 두며
아이들에게 참 교실이 훤하지 하면
아이들은 그렇다고 대답한다.
(정말 교실이 훤한가에 대해서 혹은
그 꺾음의 정당성 따위는 묻지 않는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고
고전적인 속담을 섞어 말하면
아이들은 고개 끄덕이며 그렇다 한다.
그런데 요즈음은 콩을 심어도 그 가운데
팥이 돋아날 수도 있다 말하면
아이들은 벌써 생물 시간의 돌연변이를 떠올리며
어른처럼 웃거나 고개를 끄덕인다.
(더 이상 아무것도 의심하지 않는다)
참 재미있는 수업 시간이다.
참 재미없는 수업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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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미니가 들고 온 시 중에
세월호 침몰때 시키는데로 방에 머물렀던 아이들이 떠오르는 시 한편.
결국 우리는 아이들을 이렇게 키워놓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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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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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초록생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4.04.21 그래도 기운 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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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현성준성맘 작성시간 14.04.20 요즘 정말 뭐가정답인지 딜레마에빠지게 됩니다 거짓말하고 말안듣는다고 혼내면서도 이제잘하는짓인지 나는 바르게 자라고 바른 생각하는 어른인지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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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초록생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4.04.21 늘 배우면서 사는듯요.
아이는 부모에게서
부모는 아이에게서.. -
작성자오드리 작성시간 14.04.20 ㅠㅠㅠ 슬퍼요 초록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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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초록생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4.04.21 이래서 교장쌤 말씀처럼 아이들에게 비판력 길러야한다는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