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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 아들과 함께 도전~~!! 봉하캠프

작성자웃음소리|작성시간13.08.26|조회수79 목록 댓글 12

어제밤에 그렇게 준비한다고 했는데 아침부터 부산이다.

늦어도 9시에는 출발을 해야 할텐데 석호는 아직 꿈나라 여행 중 이신가 보다.

이럴줄 알고 관광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개인 차량으로 출발하기로 한 나의 현명함에 뿌듯해하며

누워있는 아기 미이라의 옷을 갈아 입히고 달콤한 음료수와 김밥으로 유혹하니 슬슬 입질이 온다.

한번 가볼까 하는 거만한 녀석의 느려터진 걸음걸이에 채찍이 정녕 절실히 필요함을 느낀다.


아니나 다를까 출발하기 직전 두번이나 14층을 오르내린다. 

(결국 나중엔 아무 필요도 없는 것을 위해 저 시간을 낭비하게 됐다.)

가는 동안 녀석은 또다시 잠이 든다. 

이건 엄마 아빠의 아침잠 유전자를 모두 물려받은 탓이리라.

이 생각에 머무르니 어젯밤 늦도록 주님을 영접하시느라 아침에 세상 모르게 쳐 자고 고니 자고 있는 

마눌님의 엉덩이를 한번 차 주고 올걸 하고 후회한다.


내 고향이 해남 땅끝 쪽이라 5시간 이상의 장거리 운전에는 나름 이력이 붙었을텐데 연속 주행에는 힘에 부친다. 

아! 관광버스의 안락함이 그리워진다.


진영에 다다르니 비까지 온다. 

어! 오늘밤 반딧불이 본다고 석호한테 잔뜩 환상을 심어놨는데 클났다.ㅠㅠ


역시나 우리가 제일 늦게 도착했다. 

덕분에 대통령님 묘역 참배도 못했다.

아침부터 계획대로 되는것이 하나도 없음을 깨닭으며 앞으로의 험난함을 예상해 본다. 에구구!


드뎌 부모리더쉽 교육 봉하캠프의 시작.

아이들 프로그램이 따로 있어서 다행이다.

뭐 일단 내 눈에 안보이니깐 신경은 안써도 된다는......(아이 돌봐주신 선생님들 고맙습니다. ^^)

방앗간에서 떡을 만든다고 한다.

이전 첫번째 강의날 함께 놀아본 낮익은 아이의 얼굴이 있어 아는척을 한다.

다행히 석호도 얼굴을 기억하는 듯하여 아주 낯선 환경은 아닐것 같아 다시 조금 안심이 된다.


첫시간은 조기숙 교수님의 강의.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성공의 조건...성공의 기준...


나도 한때는 성공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였던 적이 있었다. 

누구를 위한 성공인지도 알지 못한채 그냥 남들도 다 하는데 남들보다 더 좋은것을 차지하고 싶었다.

그러면서 한계에 부딪힐때면 은연중에 내가 처한 환경의 한계에 주눅들고 불평하고 원망했었다.

잘 할 것도 같았고 또 어떤것은 참 잘 했었고 아낌없이 노력을 했는데도 자꾸 마무리가 좋지 못했음은 

아마도 내가 성공의 목표나 삶의 목표를 갖고 있지 못했음이리라 짐작한다.


어떻게 올바르게 세상을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화두로 아이와 함께 이야기 하자.

나중에 아이가 자신의 삶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머나먼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준비해 두고 싶다.


두번째 시간은 손미남 교수님의 강의.


MBTI


나의 성격, 성향, 기질에 대한 정확한 이해.

타인을 바라보고 이해함에 있어서의 필요한 도구인것 같다.

세상을 힘들게 살지 않고 즐길수 있는 마법의 기술 ? ^^


약식으로 대충 알아본 나의 성향이 실습을 통해서 상당히 잘못된 것이었음을 알게됐다.

나는 꽤 직관적인 사람인줄 알았는데 오감에 상당히 충실 했었고

다분히 감정적인 인간인줄 알았는데 이성적인 사고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눌님이 애니어그램에 대해 대개 아는 척을 많이 해서 책도 좀 훔쳐보곤 했었는데 번역서라 그런지 이해가 쉽지않았다.

그런데 손미남 교수님의 강의는 쪽집계로 귀에 하나씩 쏙쏙 집어 넣어주는 것 처럼 이해가 쉬웠다.


이제 좀더 전문적인 진단을 통해 나를 좀더 잘 알고싶다. 

다행히 느림보학교에서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진단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저녁밥을 먹으로 식당에 가니 아이들을 봐주셨던 선생님들께서 석호를 언급하신다. 

직관적으로 이놈아가 또 진상을 부렸구나 생각한다. 아놔~ 이놈의 자식!!!

부랴부랴 밥을 먹고 석호에게 간다. 

놀땐 잘 노는것 같은데도 억지로 끌려온 티를 너무 내는것 같다.

지 엄마랑 같이 왔으면 좀 안정되었을것 같은데 다시 한번 엉덩이 발길질에 대한 후회가 든다.


세번째 시간은 조기숙 교수님의 강의.


MBTI 유형에 따른 리더쉽.

유형에 따라 대처하는 방법.

그러고 보면 나는 이젯껏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들을 잘 대처해온 것 같다.

크게 내 성향을 억누르지 않고 나름 선방했다는 생각에 약간 므흣해진다. ^^


네번째 시간은 정병훈 교수님의 강의.


과학 감수성 깨우기.

과학교육의 적절한 시기.

과학교육의 중요성.


내 꿈이 과학자였는데...언제부터 이 꿈을 접었을까? 생각해보니 중학교 때인것 같다.

시골 중학교 시절 과학경시대회 인가를 나가기 위해 방과후에 과학실에서 매일 공부를 하는데 문제집만 죽어라고 풀었다.

과학선생님과 함께 실험도 같이 하고 그럴줄 알았는데......ㅠㅠ

어느날인가 과학실에 탕수육이 있어서 시골 촌놈들이 왠 떡이냐 하고 모두 먹어버린적이 있었다.

나중에 수학선생님이 여기저기 들쑤시며 수사를 진행하시더니 기어이 우리들을 찾아내어 무릎꿉히게하고선 싸다구를 날려댔다.

교감 선생님 술안주를 다 먹어버렸다는 죄명으로 얻어맞은 뒤론 세상에 대한 비웃음이 많이 늘었던것 같다.


책값이 비싸다고 마눌님이 여기저기서 헌책들을 많이 들고 온다.

그중에 과학관련 책들이 많아서 석호가 즐겨 보곤 하는데 내겐 별로 달갑지가 않았다.

그 책들 제작년도가 거의 10년 이상인 것들이 대부분이라서 이걸 읽혀야 하는지에 대해서 회의적이다.

나도 모르는 것들이 많아서 그 책의 정보가 아직까지 유효한 것인지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조만간 모두 정리를 해버려야겠다고 다짐해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 하나.

'과학교육을 한 아이는 나중에 인문학을 할 수 있지만 인문학을 한 아이는 나중에 과학을 할 수 없다.'


그리고 음악을 연주하는 호스의 비밀.

즉석에서 제작한 철학자들의 장난감.

장식장에 가득찬 술병을 대신 할 수 있는 갈릴레오의 온도계 (이건 나중에 대참사가 일어난다.ㅠㅠ)


이어지는 뒷풀이 시간.


석호녀석은 벌써 바닥을 기어다니며 자기가 지금 무척이나 여기 있는 것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 표현을 한다.

꼭 하지 말았으면 하는 행동만 하는것 같다. 아마도 일부러 그러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

즐거운 뒷풀이 시간이 점점 난감해지기 시작한다. 

그냥 데리고 나가서 둘이서 방에 들어가 이야기나 할까?

자꾸 회피하기만 하는 것도 좋지 않은것 아닌가? 그냥 싫어도 계속 겪어보게 해보자.


박준형 선생님의 레크리에이션 너무너무 재미있다.

어릴적에도 못해봤던 것들을 마치 아이가 된것처럼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진상짓을 하던 석호 녀석도 급 관심을 갖고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역시 애들은 놀려야 한다는 진리를 깨닭는다.


치킨으로 녀석들의 입과 몸을 봉쇄하고나서 드디어 맛보게 되는 봉하막걸리.

삼삼오오 둘러앉아 이야기 꽃을 피운다.

나는 내가 제일 싫을때가 이런때이다. 

도데체가 말주변이 없어서 적극적으로 이야기에 동참하질 못하고 그냥 듣는것만 열심이다. ㅠㅠ

전동열 교수님의 유학 이야기와 아이 양육과정을 한참 듣고있다  이대로 더 술을 들이키다가는 내일 장거리 운전에

지장이 있을것 같다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자리를 빠져나와 숙소로 향했다.


한창 진상을 부리고 있을거라는 내 예상을 깨고 석호 녀석이 샤워까지 말끔히 마치고선 형들과 놀고있다.

그래 오늘밤은 일단 조용히 잠들수 있을것 같다.


* 글 쓰는게 너무 힘드네요. 벌써 기억도 가물가물하고...ㅋㅋ

* 오늘은 면접이 계속 잡혀있어서 여기서 마무리를 해야 할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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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웃음소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8.26 이런.....교수님 죄송합니다. ㅠㅠ
  • 답댓글 작성자손미남 | 작성시간 13.09.04 ㅎㅎㅎ 개안습니다. 대부분 분들이 제 이름이 독특해서 이름은 기억하시는데 성은 잘 기억 못하세요^^ 뭐 김미남, 박미남 많이 들어봤습니다^^ 조교수님 말씀에 저도 동감!!! 석호는 천재끼도 있고 자아가 강해보이던데요???
  • 작성자초록생각 | 작성시간 13.08.26 닉넴처럼 웃음소리 내며 읽어내려갑니다.
    넘 잼있게 쓰신 후기 잘 봤습니다^^
  • 작성자하니 | 작성시간 13.08.27 웃음소리님도 오신걸 수료식때 알았네요^^ 온라인에서도 자주 뵈어요~
  • 작성자백설공주-은율맘 | 작성시간 13.08.27 석호아버님 글 재주 있으신듯요. 읽으면서 그려지네요. 출발전부터 재미있네요. 동갑이라 석호가 은율이한테 몇번 관심 줬는데 우리딸이 쌩~~여자애들만 관심있어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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