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루브르에서 하루를 보낼 기회가 있었습니다.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에서 안내하는 루트 중 하나를 골라 관람했었지요.
시간이 지날수록 좀 불편해졌습니다.
고향을 떠나온 수많은 objet..
루브르의 전근대성에
식민지시기 약탈당했던 우리의 문화재들이 떠올라
마음이 울적했습니다.
오디오가이드를 끄고
발이 이끄는 대로 둘러보다가
폐관시간 즈음
미술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공간에 닿게 되었지요.
제 눈을 압도한 것은
다비드의 '황제와 황후의 대관식'이었습니다.
그 앞에서 폐관시간까지 앉아있었습니다.
나폴레옹과 루브르와 조세핀의 대관식이라니..
이렇게 멋진 이야기가 또 어디있을까요?
프랑스에서 이집트나 히타이트, 바빌로니아의 유물을 보는 것보다
훨씬 더 감동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루브르를 나오면서 좀 씁쓸했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자손들에게
남의 나라 문화만 전달하려고 하는가?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윤운중 선생님의 강의 속에서
제가 보지 못했던 부분들이
저의 이러한 오해를 풀어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 화가들에 의해 생생히 전해지는 프랑스의 역사
그를 통해 당대의 문화를 이해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고
또다른 공간에 전시되어 있다는 왕정문화도
보고 싶어졌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루브르에 갈때는
정말 3일 내내 머무르다 오고 싶어졌습니다.
루브르의 전근대성이야 그렇다치더라도
프랑스가 루브르를 통해 전해주는 이야기를 좀 더 듣고 싶게 만들었던
어제의 강의였습니다.
윤운중 선생님과
이런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신 재단과 시민학교, 느림보학교 관계자분들께
너무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