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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윤운중 미술해설가는 미술계의 노무현이고 루천남일까?

작성자솔바|작성시간14.01.17|조회수350 목록 댓글 13

 

공고 출신이 미술해설가?

윤운중 미술해설가의 프로필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이었다.

미술계의 노무현이라 불리기도 하고 루천남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윤운중 미술해설가.

루천남은 루브르 박물관을 천 번 다녀온 남자라는 뜻이란다.

어떻게 천 번이나... 에서는 미술 해설하러 하루에 네댓 번씩 간 날도 있기에 그렇단다.

 

그의 강의는 한 마디로 거침이 없다.

화가와 미술작품에 대해 빠르고 꼼꼼하게 짚어내며 해설을 한다.

마치 잘 달리는 말 위에 올라타고 빛의 속도도 달리는데 세상의 풍경은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다 보는 그런 기분이었다.

그는 화가나 그림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파리의 지도를 보여주며 파리의 크기, 인구, 각 구역의 특징도 말하며

루브르, 오르세, 에펠탑, 상젤리제 거리가 파리의 어느 위치에 있는가도 말한다.

루브르 박물관 티켓을 어떻게 하면 가장 빠르게 사서 시간 절약을 할 수 있는가도 알려준다. 루브르 박물관은 16킬로 정도의 공간이니 전 작품을 감상하려면 삼 일 정도가 소요된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모나리자 그림 앞에서는 반드시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며 그 소매치기들이 윤운중 해설가와 근무 시간도 같고 근무 장소도 같다는 말에는 웃음이 터졌다.

오르세 미술관 가는 버스 노선은 68번 69번. 오르세에 가서는 1층과 2층을 본 후에는 3층에 가지 말고 5층으로 가서 먼저 둘러보고 고흐와 고갱의 그림이 있는 3층은 가장 나중에 보는 것이 좋단다.

아주 오래전 유럽을 배낭 여행으로 한 달 내내 돌아다닌 적이 있다. 그때 파리를 스치듯 지나 오면서 루브르 역시 주마간산 격으로 둘러보고 온 적이 있다. 어딘가에 그 시절에 찍어둔 사진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뒤로 프랑스가 특별히 그리운 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 강좌를 듣고 난 후에는 어느 날 문득 파리행 비행기표를 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루브르 옆의 카페에도 입장권을 판단다. 매표소가 아닌 카페에서도 입장권을 파는지 알고 싶고 북쪽 문으로 가면 줄서서 기다리는 시간이 30분 정도 절약되는지도 궁금하고 루브르에서는 3일 오르세에서는 3시간이면 전 작품 감상이 가능하다는데 사실인가도 확인하고 싶어진다.

모나리자 그림 앞에서는 모나리자 그림 감상보다는 누가 소매치기인지도 살펴보고 싶어진다. 만약 서로 눈이 마주친다면 하지 말라고 소리를 쳐야할까 아니면 슬쩍 윙크하며 아는 척해야할까 미리 고민도 좀 해야 할 것 같다.

루브르에 가면 그림만 감상하지 말고 건축 자체도 훌륭한 작품이니 꼭 함께 감상하라고 조언해 주시니 그 말씀 받잡고 천천히 걸으며 기둥을 보고 벽면과 천장과 바닥 구경을 해 보고 싶어진다.

아, 파리에 가면 노천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꼭 마셔보라는 말씀도 하셨구나.

 

윤운중 해설가의 해설을 듣기 전까지는 내게 그림은 김춘수 시인의 시에 나오는 꽃과 같았다.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나는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라는 시구절처럼 나에게 그림은 그냥 그림이었을 뿐이었다. 의미 부여가 되지 않는. 그러나 이제는 그림이 내게 말을 걸 것 같다. 아니 나와 대화를 하게 될 것 같다.

 

모나리자 그림 앞에서는 이렇게 말할 것 같다.

그때 도난당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그 농부는 친절하게 대해 주던가요?

미국과 일본 중 어디가 더 환대를 해 주던가요?

루벤스의 그림을 보면 루벤스 그림 곳곳에 스민 그의 사업가적인 기질을 생각하며 보게 될 것이고, 다비드의 그림 앞에서는 나폴레옹과의 일화와 화가 다비드의 권력욕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예술가들이 돈벌이에 별로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일 것이라는 나의 선입견을 처음 깨게 한 사람은 앤디 워홀이었는데 루벤스가 대선배임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돈과 권력은 예술 세계도 예외가 아님을 확인하는 시간이 되기도 하였다.

 

1강은 루브르 박물관의 미술 작품으로 해설을 하였고

2강은 오르세 미술관의 19세기 인상파 화가들에 대한 해설이었다.

그림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화가의 이름뿐 아니라 얼굴도 기억하라고 하였다.

이름과 얼굴 기억을 못하는 안면인식장애증을 가진 나에게는 부담스런 말씀이기는 하지만 새로운 그림 감상법을 제시해 주셨으니 노력해 볼 예정이다.

 

2강을 시작할 때는 흥미유발 퀴즈도 내시는 센스를 발휘

4지선다형으로 왜 인상파라고 불리게 되었는가?

1. 고흐 그림에 인상 쓰는 그림이 많아서

2. 르누아르 때문에 그림 값이 인상되어서

3. 모네의 그림이 인상적이라서

4. 답이 없다.

 

정답은 다 아시겠지만 3번!

 

2시간 동안 무려 21명의 화가와 그림에 대해 속사포 해설.

그런데 전혀 빠르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정확한 발음과 쉬운 설명이 이유일 것이다.

현학적이거나 어려운 전문용어를 쓰지 않아 좋았다.

딱 우리의 눈높이에서 하기에 화가와 그림과 듣는 사람이 삼위일체가 되는 해설법이었다.

 

폭풍 같고 빛의 속도로 하는 해설을 다 옮기기엔 역부족이고 기억나는 몇 가지를 단편적으로 써 본다.

 

인상파의 그림과 그전의 그림이 다른 이유

기차가 인상파 화가에게 준 영향 - 화실을 벗어나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게 된

인상파 화가들이 그 당시 어떻게 홀대를 받았나에 대한 여러 에피소드

인상파 화가들 각 개인사와 서로의 관계

인상파 화가의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과 그림 감상 위치

마네의 그림 '풀밭 위의 점심'이 최악의 스캔들이 된 3가지 이유

모네의 그림 '인상, 해돋이 일출'에 대한 기자의 혹평- 저 그림이 걸린 벽의 벽지보다 못한 그림

유일하게 여성으로 언급된 인상파 화가인 쉬잔 발라동 그 자유분방함.

르누아르는 40대 후반에 인상파를 포기 이탈리아로 가서 고전풍을 다시 공부하고 그림을 그림

르누아르는 슬픔이 없는 화가라는 말도 들음.

드가는 풍광이 아닌 사람을 그린 화가. 자신이 헌병 대장이라면 풍광을 그리는 화가는 다 잡아 넣을 것이라고 말함, 그는 계층 간의 불협화음, 모슨, 소외된 사람, 상류층의 사람을 그림.

드가는 인상파의 시작과 몰락을 불러온 화가

고흐와 고갱 - 고갱은 고흐를 만나지 않았어야

고흐는 2, 3시간을 이야기해야 하는 화가.

아를르 시절의 고흐, 생전의 가난과 사후의 그림값 폭등

고갱의 그림은 원시정, 종교성, 장식성을 지닌 이국적 취향의 그림으로 스테인 글라스풍의 여백이 없는 그림이라면 그 대척점에는 모네의 그림이 있다고.

세잔 그림을 이해하는 키워드 구, 원통형, 원추형

세잔이 정물화를 많이 그린 이유와 정물 중에 사과와 오렌지가 많은 이유

세잔과 에밀 졸라의 절교에 얽힌 이야기

세잔의 그림은 적어도 20분 이상 감상해야 세잔에 대한 예의

 

화가와 미술작품만 등장하지 않았다.

그림과 연관 있는 음악감상의 시간도 있었다.

그리고 서양미술뿐 아니라 세계사 공부도 함께 하는 시간이었다.

 

2시간 동안 들은 그의 강의는 빠르고 거침없고 막힘이 없었다. 화가 한 사람 그림 하나마다 꼼꼼하게 짚어주는 해석이었고, 진공청소기처럼 우리들의 의식을 빨아들이는 몰입도 최고의 강의였다.

그는 미술 감상의 장애물은 경험치와 지식이라고 하였다. 그것은 편견과 고정관념이 될 수 있으니 버리라고 하였다. 이미 윤운중 미술해설가의 존재 자체가 우리의 선입견과 편견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대학에서 미술사나 미학을 전공한 것도 아닌, 더구나 공고출신이 미술해설을 누구보다 멋있게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편견과 선입견은 버리라는 말 백 마디보다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윤운중 그는 서양미술과 미술사를 관통하며 거침없이 달리는 미술해설계의 야생마이자 준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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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긍정소희 | 작성시간 14.01.21 솔바님 짱짱짱입니다요~^^
    윤운중님이 봐도 놀라시겠는데요^^
  • 작성자윤도친 | 작성시간 14.01.24 이렇게 장황하게 올리신 글도.흥미진진 한데요..저도 그책 2권을 받자마자 재미와흥미에 3일만에 읽었고 지금도 틈틈이 재다시 보며 미술과 역사도 같이 알아가고 있습니다
  • 작성자innercloudy | 작성시간 14.01.25 녹음 하신건가요? 필사하신건가요? 이걸 어찌 다.... 기자같아요..
  • 답댓글 작성자처음 | 작성시간 15.07.01 그렇지요? 윤선생님^^
  • 작성자처음 | 작성시간 15.07.01 정말이지 그랬어요. 전 순전히 우연히 지하철을 내려 북문 지하로 쉽게 수 있었어요. 루브르는 오전 10시부터 문닫을 때까지 보게되었어요. 처음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구요. 오르세는 3시간정도면 다 볼 수 있었구요. 제가 윤선생님 강의 들으며 메모하고 싶었던 것들이 이 후기에 다 있네요! 솔바님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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