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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3

작성자누리보듬|작성시간26.06.15|조회수1 목록 댓글 0

비가 3

 





비가 3










어떻게 꽃은 잎과 뒤섞여
잎을 핏물 들게 하는가, 마라,


생각해 보라, 
비린내 나는 내 살과
단내 나는 내 삶과 
그런 것들 속에서
내숭 떠는 저 초록의 눈길을
내가 어떻게 받아 내야 할지, 


이 엄청난 배반, 
초록 식물들이 배반하는 황톳길
생각해 보라, 
어떻게 황톳길 위로
붉은 네 머리 댕기 같은 붉은 꽃이 나타나는지


침 한 번 삼키듯이, 
헛기침하듯이
그리 쉬운 일이었던가, 마라


내게 어렵지 않은 시절은 없었다
배반 아닌 사랑을 난 기억하지 못한다
솟구치는 것은 토하는 것이었다
나를 사랑하지 마라




- 이성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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