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그 ; 배구에서 자신의 몸을 스펀지처럼 만들어 어떤 강력한 공이라도 받아내는 강력한 수비기술
디그 요정이라는 책을 처음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어 디그가 뭐지?' 라는 생각이었다. 굉장히 재미있고 웃길 것 같은 모습의 표지를 보면서 흥미로울 것 같네. 라는 생각으로 나는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읽다보니 자꾸 내가 싫어하는 배구 이야기만 자꾸 나와서 사실 이 책을 왜 선생님이 추천해 주신 것일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그 부분이 넘어서서 보자 참 이 책은 방황하는 한 청소년의 이야기 속에서 인생이란 무엇인지를 잘 알려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말은 연주암에서 태어난 연주가 수능이에게 했던 말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현실은 배구와 다를게 없는거야. 배구는 경기 중에만 강스파이가 날아오지만 삶은 시도 때도 없이 날아와. 너와 나는 어린 나이에 스파이크가 뭔지도 모르고 맞은거고'
사실 나는 워낙 배구를 못해서 배구에 대해서 별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봉구 선생님과 연주가 말하는 배구의 법칙들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모습들을 잘 표현하고 있다느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내가 그리 오랜 세월을 살았던 것은 아니지만, 수능이나 연주의 삶처럼 극단적인 상황은 아니었지만, 내 삶 속에서도 분명히 힘들었던 순간들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순간들을 주로 회피하곤 했다. 마주할 자신이 없어서. 그렇지만 '고무벽처럼 생각하라는 말.' 디그를 하라는 연주의 말처럼 나도 힘든 일들에 대해서 이제 좀 더 유연하게 받아서 어떤 강력한 스파이크가 나를 치더라도 받아내고 싶다.
두 번째로는 저자가 작성한 '뒤처지고 싶은 아이는 없습니다.' 라는 말이었다.
이 말이 인상깊었던 이유는 내가 가지고 있던 어떤 편견들에 대해서 그러한 부분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려준 말이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공부를 안하고 수업시간에 집중도 안하면서 놀기만 하는 모습들을 보면 그 아이들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별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하지만 수능이나 동규와 같은 아이들의 상황을 보면서 이 아이들도 자신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한다면 그만큼 자신의 재능을 펼치고 열심히 노력할 수 있는 아이들인데 어쩌면 우리 사회가 학교 공부라는 틀에 맞지 않는 아이들은 모두 사회의 패배자로 낙인시켜 버린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공부라는 것이 꼭 학업적인 것만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대해서 더 잘 알아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하는 것도 다 공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의 편견들을 깰 수 있었고 친구들을 볼 때 좀 더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으며 각각의 나름의 꿈을 알고 꿈을 향해 공부하는 친구들을 응원해줄 수 있게 해주었다는 의미에서 이 말이 참 인상깊었다.
'등은 혼자 있으면 외롭지만 가슴속에 작은 불을 켜고 똑같이 작은 불을 품은 다른 등을 만나면 얼마나 예쁜지 몰라. 그런 작은 불빛들이 모여서 세상을 밝혀.'
요즘 사람들은 참 이기적인 사람들이 많다.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잘난 줄 알고 다른 사람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으면서 자기만 생각하는 사람들. 그런데 사실 그 하나는 그렇게 큰 힘을 낼 수가 없다. 백짓장도 맞들면 낳다고 모여야, 서로를 도와야, 서로에게 서로의 등을 켜주어야 비로소 예쁜 불빛이 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현 세상의 모습을 웬지 잘 반영한 듯한 이 말이 기억에 남았다.
또 아버지가 말씀하신 네 담임은 자신이 가치를 둔 일에 자신을 던지는 훌륭한 사람이라는 말을 읽으며, 그리고 고 사장님이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는 즉 재개발 지역 같은 곳을 다니며 그 사람들을 돕겠다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내가 생각하는 나만의 가치를 나를 바쳐서 지켜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누군가를 돕겠다는 나의 가치로 인해서 그 누군가가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눈을 뜨면 숨이 멎길 바랬던 아이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내일이라는 날이 생긴 것을 보면서 나는 이 수능이라는 한 사람이 꼭 나와 동고동락을 함께한 사람같다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한 층 내면이 성숙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참 마음이 따뜻해진 것 같다. 그리고 수능이 뿐만 아니라 연주도 참 많이 원망하고 괴로웠을 텐데 씩씩하게 큰 모습이 참 예뻤다는 생각이 들면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이 책을 모든 아이들에게 추천하며 그만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