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변신'을 읽고 쓴 서평
무엇이 그레고어를 벌레로 변신시켰는가. 어떤 이들은 그의 존재 자체가 벌레와 같은 인
생이며 이런 현실이 그레고어를 벌레로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나는 돈 버는 기계에 불과한 세일즈맨 그레고어가 고달픈 현실을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이 그를 자발적으로 변신시켰다고 믿는다.
'저것은 없어져야 해요. 아버지, 저것이 그레고어라는 생각을 버리세요.' - <변신> 中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그레고어가 변해버리자 그는 가족들에게 '처리해야 할' 골칫거리,징그러운 해충으로 전락해버리고 만다. 카프카는 내면의 의지와 상관없이 오직 물질적 관계만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고독을 비판했다. 또한, 세일즈맨 생활의 고달픔으로 벌레가 돼버린 주인공을 통해 개인으로서의 삶이 어떤 상황에 놓이느냐에 따라 시시때때로 바뀔 수 있음을 강조했다. 우리는 모두 벌레이다. 물질과 이익, 공부와 출세만을 바라보고 있으므로. 내면의 나와 외면의 나는 동시에 존재하나 분열되어 있으므로. 허물을 벗자. 끊임없이 투쟁하자. 카프카가 잔잔하게 웃으며 벌레인 우리들을 써내려간다.
2부 '프란츠 카프카'는 어떤 글을 썼는가?
프란츠 카프카는 실존주의, 즉 현실존재로서의 인간의 삶을 생각하는 철학을 중요 가치로 삼았다. 풀어 말하자면, 한 사람이 개인으로서 살아가는 데의 주체적 존재성을 강조한 것이다. 또한, 프란츠 카프카는 무언가 허무하고, 어딘가가 부족한, 원인이 없는, 미묘한 동시에 음침한 분위기의 작품을 많이 남겼다. 대표적으로는 <성>이 있다. 성은 고성의 관리자로 고용된 주인공이 성에 출입하려하지만 입구를 찾지 못해 들어가지 못하고, 성의 관계자들과 접촉하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는 내용이다. 어떠한 이유도 설명되지 않고, 그 상황에 놓인 인물의 심리 상태와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변해가는지의 대한 묘사가 대부분이다. 카프카의 작품을 읽다보면 답답한 부분, 혹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을 자주 만나곤 한다. 그러나 그것은 카프카의 또 다른 매력이다. 1이 아닌 0.5, 100이 아닌 50만 설명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