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계 이병도 박사는 널리 알려져 있는 국사학자이다. 그의 저서는 우리나라에서 역사학을 연구하는 사람이면 책 한권은 비치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요즈음 와서 두계 이병도 박사의 국사서술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많이 싹트고 있다. 경상북도 상주시 함창읍 구향리에 갔다가 함창김씨대종회 간부를 만났는데 이런 이야기를 한다. 자신이 함창김씨로서 고령가야의 후손인데 함창에 있는 왕릉을 모시고 있는데 이병도의 <한국사대관>에는 고령가야를 함창이 아닌 경남 진주로 비정하였다며 항의성 비판을 하였다. 재야학자가 보는 시각은 현장감각이 없는 이론은 허무하고 몰가치한 것으로 생각한다. 나도 함창에서 고등학교를 나와서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하였다. 향토사학자인 김자상 선생은 함창읍장을 역임하신 분인데 함창김씨로서 대구 신천동에 거주하고 계시는데 그 분도 함창이 고령가야의 본거지라고 하신다. 씨족연구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귀결이다. 중앙무대에서 교수로 활동하는 분과 지방에서 애향애족의식을 가지고 향토사학을 하는 분들은 차원이 다르지만 각기 자신들의 입장에서 국사연구를 한다.
그리고 두계이병도전집이 나와야 한다. 우리나라 역사학계의 거물인데도 아직까지 전집이 간행되지 않았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그 제자들이 중심이 되어 이병도전집이 간행되어야 한다. 한국고대사연구, 한국사대관, 한국사 고대편, 국사와 지도이념, 번역서 등을 묶어서 내어야 한다. 이런 기초작업을 끝내고 나서 이병도 사학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밝혀서 비판적으로 계승하는 자세가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학자의 전집이 나오면 집대성이란 차원에서는 경하할 일이나 실제적으로는 후학들이 학문적 계승을 하는 차원에서는 심사숙고한 판단이 필요하다. 일제시대 일본에 건너가 와세다대학을 나와서 일제 식민사관이 자기도 모르게 스며들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지금도 그 당시 교육받은 세대들은 식민지 근대화론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그 후속세대들도 마찬가지의 견해를 피력하면서 한국사의 정체(停滯)사관을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국사학에도 주류, 비주류가 있다고 한다. 주류는 득세를 하면 주류이고, 득세하지 못하면 비주류로 밀려난다. 그것은 세력으로 하는 말이고, 학문적 성과의 옳고 그름에 따른 분류가 필요하다. 옳은 학문을 하는 학자들은 정통사학이고, 옳지 않고 그릇된 미망에 사로잡힌 학자는 사이비사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병도를 중심으로 형성된 서울대 국사학과 학풍만 우선시하는 역사학은 큰 폐해를 가져올 수 있다. 분야별로 고대사에는 어느 대학의 특정 교수가 가장 훌륭하고, 고려사에는 또다른 대학의 어느 교수가 가장 탁월하다는 평가가 생기는 날이 와야 한다. 재야학자 중에도 사이비학자들이 너무 많다. 맞지도 않는 이야기를 함부로 꺼집어내는 학자들이 부지기수이다. 자기보다 저급한 사람들에게는 통할지 모르지만 역사에 조금만 눈뜬 사람이면 알아차릴 것을 얄팍한 학문으로 온 천지를 똥칠하는 그런 만행을 저지르는 일들이 발생되고 있다. 그래서 역사학계도 정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나와있는 모든 역사서에 대한 정당한 평가작업이 필요하다.그래서 우리나라에도 역사서를 체계적으로 비평하여 일반 독자에게 알리는 역할을 수행하는 역사평론가가 나와야 한다.그래서인지 시중 서점에 나와있는 역사책을 엄선하여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