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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김광숙 시

작성자홍길동|작성시간26.06.09|조회수14 목록 댓글 0


시골장터

혜광 김광숙

아침이 아직 덜 깬 시간
바닥에 펼친 좌판위에
삶이 먼저 앉아 있다

겨울을 난 산과 들에서
내려온 약초뿌리와 푸성귀
갖 삶아 낸 묵나물
손때 묻은 그릇에 담겨
말없이 값을 기다린다

사고 파는 것보다
안부가 먼저
허리보다 마음이 굽은 인사

김이 오르는 가마솥 앞에
국밥을 푸는 손은
시간을 젖는다
천천히 넘치지 않게

시골 장터에는
잘 산다는 말도
못산다는 말도 없다

그저 오늘을 들고 나왔다가
남은 오늘을 들고 돌아 갈 뿐

해가 기울면
장은 접히고
장터 사람들은
각자의 무게로 돌아갈 뿐
오늘을 살아낸 사람들

남는 것은 돈보다
가벼운 미소
말보다 오래가는
흙냄새 한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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