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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기시인]아버지의 바다

작성자책벌레정민기|작성시간26.06.23|조회수1 목록 댓글 0

 아버지의 바다

 

 

 정민기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가 고향 마을 너머

 물고기 한 마리로

 바다에 묻혀 있을 것만 같아서

 어부의 마음으로 빌려 그물을 던진다, 파도여 성난 파도여

 가느다랗고 긴긴 수평선으로부터 해안에 와서 닿아

 철썩거리는 마른기침, 저 아우성치는 듯한 소리

 갈매기 구름 드리워진 하늘로 솟아오른다

 그리운 생각을 잽싸게 낚아 불어 가는 심술쟁이 바람과도 같다

 

 마음 잃고 헤매는 사연인 듯

 외따로 떨어진 인적 드문 사랑일 듯

 문득, 군내 버스가 정류장을 그냥 지나치고 있다

 아버지는 결국 내리시지 않고

 한 정류장 더 지나서 내리는 서러움

 

 갓난아기 시절 떠나온 고향의 날개 펄럭거리며

 꿈결인 것처럼 날아와 내려앉는다

 서툰 기억 나뭇잎처럼 날아갈 듯 가볍더라도

 그 주위를 서성거리는 그리움인 것일까

 

 마음 잃은 길고양이들이 우는 듯

 한꺼번에 덮치는 파도의 집채만 한 몸놀림

 앞다투어 달려가도 넘어지지 않는 세월

 오래된 고목 아래 삼삼오오 앉아 쉼을 즐기던 지팡이 몇 그루에

 새싹이 돋아나는*

 멀고 먼 그 옛날의 고향 섬

 

 

 

 * 구약 민수기, '아론의 싹 난 지팡이'에서.

 

 

 

 

 

정민기 (시인, 아동문학가)

 

[프로필]

본관은 경주이며, 문헌공파

1987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평지마을 출생

2008년 《무진주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부문)

2009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시 부문)

경력 '사이버 문학광장' 시·동시 주 장원 다수 / 동시 1편 월 장원「책 기타」

수상 제8회 대한민국디지털문학대상 아동문학상,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입선

지은 책으로 시집 『적대봉 봉화대 곁에서』 등, 동시집 『산골 두음분교 아이들은』 등

동시선집 『책 기타』, 시선집 『꽃병 하나를 차가운 땅바닥에 그렸다』

제1회 진도사랑 시 공모전 수상시집 『여가 진도여』(공저)

중등 인정 교과서 과학 1(금성출판사, 2013~2017)에 동시 「고드름」 수록

전남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 축정1구 거주

 

e-mail : jmg_seelov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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