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아몬드
작가: 손원평
1979년 서울에서 출생, 서강대학교에서 사회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한국 영화아카데미 영화과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했다. 2001년 제6회 (씨네 21) 영화평론상을 받았고, 2006년 제3회 과학기술 창작문예 공모에서 (순간을 믿어요)로 시나리오 시놉시스 부문 수상을 했다.
아몬드는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으로 첫 장편소설이다.
책이야기
누구나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편도체’는 복숭아씨를 닮았다고 해서 편도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귀 뒤쪽에서 머리로 올라가는 깊숙한 어딘가에 위치해 외부에서 자극이 오면 아몬드에 빨간불이 들어오느데, 자극의 성질에 따라 공포를 자각하거나 좋고 싫은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게 편도체의 역할입니다.
‘ 윤재 머릿속의 아몬드는 어딘가에 이상이 있습니다. 자극이 와도 빨간 불이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윤재에게는 슬픔도,기쁨도, 두려움도,사랑도, 감저이라는 단어도, 공감이라는 말도 그저 막연한 활자에 불과합니다.’
윤재의 엄마는 처음에 그의 병을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이리저리 병원도 다녀보았지만, 윤재를 그저 실험 대상쯤으로 여기는 의사들을 보고 넌덜머리가 난다는 듯, “지들 대가리 속도 모르는 것들이”라는 말만 남기도 더 이상 병원을 가지 않습니다. 대신, 윤재를 ‘보통사람’들 사이에 튀지 않게끔 스스로 교육을 시키기로 마음먹습니다.
(차가 가까이 온다- 몸을 피하거나, 가까워지면 뛴다./상대방이 웃는다.-똑같이 미소를 짓는다.)
표정은 무조건 상대와 비슷한 표저이을 짓는다는 생각을 편하다는 깨알 팁도 알려줍니다. 윤재의 엄마의 끈질긴 노력과 매일같이 행해지던 습관적이고 의무적인 훈련으로 윤재는 차츰 학교에서 문제없이 지내는 법을 익히게 됩니다. 침묵은 금, 대신 ‘고마워’ 와 ‘미안해’는 습관적으로 입에 달고 생활했습니다. 이 말은 곤란한 많은 상황들을 넘겨주는 마법같은 단어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작가는 상대방이 내게 천원을 내면, 거스름돈을 이삼백원 내주는 것과 비슷하다고 표현합니다.(36쪽)
이렇게라면 일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쯤, 윤재의 열여섯 번째 생일이면서 크리스마스이브였던 그날 윤재네 가족에게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납니다. 윤재가 지켜보는 앞에서 할머니가 괴한의 칼에 찔려 죽고 맙니다.
엄마는 칼에 찔렸지만, 겨우 살아나 식물인간으로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하필, 바로 그의 생일날 오랜만에 외출을 한 행복한 날에 말입니다. 바로 앞에서 자신의 할머니가 죽어가는 걸 본 윤재지만, 슬프지도 고통스럽지도 않습니다. 그는 그렇게 태어났기 때문에 슬프지 않았습니다. 장례를 다 치르고 반에 돌아간 그에게 같은 반 학생이 묻습니다.
“야, 엄마가 눈앞에서 죽었을 때 기분이 어땠냐?”
한 대 패줄만한 대사에도 “엄만 안 죽었어. 죽은 건 할머니야”.
그리고 어떻냐는 질문에 “아무렇지도 않아”라고 대답합니다. 혼자 살아가고 있는 윤재에게 갑자기 찾아온 한 남자. 그는 곧 죽을 아내를 위해 어렸을 적 잃어버린 아들인 척 해달라고 윤재에게 부탁합니다.
딱히 해가 되지 않는다면 도와주는 편이 좋다라는 할머니의 조언에 따라 윤재는 그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합니다. 윤재를 만나고 바로 다음날 기력을 다했는지 죽고마는 낯선 남자의 아내, 이렇게 그들의 인연이 끝난 줄 알았는데, 윤재의 반에 ‘곤’이라는 아이가 전학을 오게 됩니다. 그런데 곤이라는 학생이 바로 그 낯선 부부의 진짜 아들이었습니다. 그 남자는 이미 알고 있지만, 소년원을 들락거리며 불량한 그를 아내에게 보여줄 자신이 없었기에 곤이를 닮은 윤재에게 부탁을 한거였습니다.
그 사실을 안 곤이는 윤재를 괴롭기게 됩니다. 수학여행을 가는 날, 윤재는 엄마를 돌봐드려야해서 수학여행을 가지 못했습니다. 그날밤 반 회비가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하고, 곤이는 누명을 쓰게 됩니다. 살인도 일삼는 소년원 동기 형을 찾아간 곤이를 윤재는 (친구니까)구하러 갑니다.
윤재는 거기서 소년원 형에게 윤재가 대신 칼에 맞게 됩니다.
‘울컥’하는 느낌을 처음 느끼게 되면서 윤재는 ‘감정’이라는걸 느끼게 됩니다.(220쪽)
칼을 맞고 회복해서 깨어난 윤재 앞에 휠체어를 탄 엄마가 나타납니다.
-알렉시티미아:감정 표현 불능증, 아동기에 정서 발달 단계를 잘 거치지 못하거나 트라우마를 겪은 경우 혹은 선천적으로 편도체의 크기가 작은 경우 발생한다고 알려져있다.
프롤로그
나에게 아몬드가 있다.
당신에게도 있다.
당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거나 가장 저주하는 누군가도 그것을 가졌다.
아무도 그것을 느낄 수는 없다.
그저 그것이 있음을 알고 있을 뿐이다.
-작가의 말-
매일매일 아이들이 태어난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축복받아 마땅한 아이들이다. 그러나 그들 중 누군가는 사회의 낙오자가 되고 누군가는 군림하고 명령하면서도 속이 비틀린 사람이 된다. 드물지만 주어진 조건을 딛고 감동을 주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경우도 있다. 나는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도, 괴물로 만드는 것도 사랑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이야기를 해 보고 싶었다. 이 소설로 인해 상처 입은 사람들, 특히 아직도 가능성이 닫혀 있지 않으느 아이들에게 내미는 손길이 많아지면 좋겠다. 거창한 바람이지만 그래도 바라본다. 아이들은 사랑을 갈구하지만, 동시에 가장 많은 사랑을 주는 존재들이다.
당신도 한 때 그랬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