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과 지루함의 반비례 관계
장성숙/ 극동상담심리연구원, 현실역동상담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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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5일 동안의 짤막한 집중수행에 다녀왔다. 가기 전만 하여도 이번에는 지루함이라는 고질병을 극복할 수 있으려나 하고 은근히 기대했다. 그 수행을 학수고대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시작해 10m 간격을 왔다 갔다 하며 걸음걸이에 집중하는 경행에서 나는 여전히 지루함을 느꼈다. 지난번 때보다는 마음이 발에서 벗어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긴 했어도 내겐 여전히 힘겨웠다.
나는 그 거리를 3~4분에 걸쳐 걷은 데 비해 다른 사람들은 아주 살며시 발걸음을 떼어놓으며 10분이나 걸리도록 걷는다. 마치 잠자리를 잡으러 가는 모습처럼 그렇게 살포시 온 집중을 다 해 걷는 모습이었다. 나도 작정하고 걸으면 그렇게 못 할 것은 없지만, 뭐 그렇게까지 하는가 싶어 그만두었다.
좌선에 들어서서는 경행에서보다 나았다.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미동이 그치면 혼침으로 넘어가든가 아니면 광명으로 넘어가는지의 분기점에 다다른다. 그 순간 성성하게 깨어있으면 주위가 환해지면서 희열이 찾아온다.
하지만 그러한 희열은 내가 원한다고 언제든 찾아드는 것은 아니었다. 그리하여 씨름하던 중 호흡이 거의 멈추듯 아주 미세해져야 그러한 상태에 다다른다는 것을 알았고, 아울러 간절함과 지루함이 반비례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간절함이 지극할 때만 아무런 때(垢)가 끼어들지 못하고, 그래야 빛의 세계로 넘어가면서 희열을 맞았다.
‘아, 그래서 다른 수행자들이 그토록 절제된 발걸음을 내디뎠던 것이구나!’ 하고 인식했다. 그동안 자신에게 간절함이 부족했다는 것을 모르고 ‘뭘 저렇게까지 하는가?’ 하며 그냥 내식대로 걸었고, 그래서 지루함에 침범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간절함이 비단 수행에서만 필요하겠는가? 어디서든 그것이 토대가 되지 않으면 그만큼 허술하게 마련이지 싶다.
자신을 되돌아보니, 해치우듯 처신하는 몸짓이 한둘이 아니다. 그런 태도로 인류 최고의 스승이신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겠다고 했으니….
곱씹어볼수록 대상을 급하게 이해해버리려는 뿌리 깊은 버릇이 내게 있다. 그러니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게 아니라 개념이나 관념과 같은 도구를 이용해 쉽게 보려 한다. 수행을 지도해주는 스님이 집중하는 마음이 끊어지지 않도록 온 마음을 다해야 한다고 그토록 간곡하게 일렀어도 흘려들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뭘 저렇게까지 하는가?’ 하지 않았겠는가. 자신도 모르게 나라는 틀을 앞세웠나 하여 부끄러움이 솟는다.
다음 집중수행에서는 좀 더 순진한 마음가짐으로 수행에 임해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흉내만 내다 말뿐일 것 같다.
이러한 다짐이라도 하게 된 이번 수행, 그렇게라도 한 발자국씩 다가가게 되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