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홍
김 동 억
예쁜 꽃 피우면
뭐 하니?
벌 한 마리
날아들지 않는데
베풀 줄도
알아야지
혼자서만
뽐내면 되나.
돌단풍
이른 봄
꽃대 먼저
쏘옥
피어나는 하얀 꽃
여린 꽃대
손바닥으로 받쳐주듯
돋아나는
초록 손
바위 틈새 자란다고
단풍 나뭇잎을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
돌단풍
봄에도 단풍, 여름에도 단풍
그것도 돌단풍
듣기 싫어요.
순우리말 이름 ‘돌나리’ 있잖아요.
연화봉 되었다
꼭지 부분이 한라산을 닮아
한라봉이라 불렀다지.
제주도에서만 자라던
한라봉
기후가 변해서
소백산 연화봉 아랫마을
비닐하우스 속에서
주렁주렁
새콤달콤
한라봉이 연화봉 되었다.
뜨고 지는 과수원
뜨거워 뜨거워
지구가 열이 나
자라기에 힘들어
서늘한 곳을 찾아
북쪽으로 북쪽으로
옮아가는 사과나무
뒷자리엔 열대과일
달콤새큼 맛 나는
천혜향을 심는다
사과나무 베어내고
비닐하우스를 지으시는
과수원집 할아버지.
부들방망이*
늦가을
외진 개울가는
도깨비들의 놀이터인가
서리 맞아 말라버린
부들* 줄기 여기저기
붉은 갈색 방망이
엊저녁
머리에 뿔난 도깨비들
한바탕 놀다 갔나 봐
엉망진창 되었다.
꼬꾸라진 부들들
잊고 간 방망이
툭탁 두드렸더니
폭죽처럼 터진다.
하늘 가득 하얀 깃털
* 부들방망이 : 부들의 이삭 모양의 꽃
* 부들 : 개울가나 연못가에 저절로 나서 자라는 부들과의 여러해살이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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