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6강전도 막을 내렸다.
예상한 대로의 결과가 거의 적중했다.
8개 경기 중 Russia : Spain 전이 예상과 다른 결과로 나타났을 뿐이다.
다만 8개의 경기 양상은 예상과 사뭇 다르게 진행되었다.
출전국 32개 팀 중 8개 팀이 살아남았다.
참가국의 상위 25% 이다.
8개의 조별리그 기준으로 이야기해보면 각조 1위에 해당하는 국가들인 셈이다.
FRANCE : ARGENTINA
URUGUAY : PORTUGAL
SPAIN : RUSSIA
CROATIA : DENMARK
BRAZIL : MEXICO
BELGIUM : JAPAN
SWEDEN : SWISS
COLOMBIA : ENGLAND 순으로 16강 戰이 치러졌다.
8개의 경기 중 여러분들께서는 어떤 경기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셨나요?
아시아가 포함된 일본/벨기에 경기? , 개최국이 포함된 러시아/스페인 경기?
아니면 우리와 같은 조였던 스웨덴/스위스 그리고 멕시코/브라질 경기?
분명한 점은 동일 대륙 팀들 간의 경기는 아마도 관심도 면에서 다소 밀렸을 거라고 본다.
그런 면에서 스페인/러시아 , 크로아티아/덴마크 , 스웨덴/스위스
그리고 넓게는 같은 미주대륙 국가인 브라질/멕시코 경기는 우리의 관심을 아마 덜 받았을 것이라고 본다.
반면 나머지 네 경기인 프랑스/아르헨티나 , 우루과이/포르투갈 , 콜롬비아/잉글랜드
그리고 벨기에/일본 경기는 세인의 관심을 더 받았을 거라고 생각된다.
같은 아시아국가인 일본/벨기에 경기도 큰 주목을 받았겠죠?
일본이 벨기에에게 대패당하는 것을 보고 싶어서?
강호를 상대로 일본의 진짜 실력이 과연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보고 싶어서?
아니면 행여 일본이 벨기에를 이겨 8강에 올라갈까봐 걱정이 되어서?
아마 후자도 주목을 받는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일본이 8강에 진출하게 되면 현재까지 ‘비교 불가’로 평가받는 한국의‘월드컵 4강 신화’는 그 위상이 빛이 바래게 된다.
“원정 월드컵 8강 = 개최 월드컵 4강”과 비슷한 위상 혹은 그 이상이라고 일본은 분명 주장할 것이며
일본의 8강 진출로 인해‘80년 만의 2라운드 진출 좌절’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한국의‘독일 격침’역시 그늘에 덥힐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일본이 무슨 일이 있어도 8강에 진출해선 안 된다는 바람을 가졌을 것이고
그런 시각에서 한편으론 혹시나 하는 초조한 마음으로 경기를 관전했을 것이라고 본다.
인지도나 name value 측면에서의 최대 big match는 아무래도 프랑스/아르헨티나 경기가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그 경기가 바로 16강의 첫 경기였다.
FRANCE 4:3 ARGENTINA
첫 번째 경기였던 프랑스와 아르헨티나의 대결은 예상대로 박진감 넘치는 경기였다.
1:0 →1:1 → 1:2 → 2:2 → 3:2 → 4:2 → 4:3
선제골은 프랑스가, 그리고 아르헨티나가 동점 및 역점 그리고 프랑스가 다시 동점 그리고 再역전...
스코어가 4:2로 벌어지기 전인 후반 중반까지만 해도 손에 땀을 쥐는 경기였다.
여기서 부모가 카메룬 출신인 19세 소년 Mbappé가 자신의 시대를 알리려는 듯 2골과 PK를 이끌어내
혼자서 3골을 합작해내는 기염을 통했다.
반면 지는 별 Messi는 assist 하나에 만족하며 월드컵에서 쓸쓸히 퇴장하였다.
URUGUAY 2:1 PORTUGAL
우루과이와 포르투갈의 시합은 Suarez 와 Cavani 연합과 Ronaldo 의 대결구도였다.
그런데 Cavani 혼자서 초특급 Ronaldo를 shut-out시킨 한 판이었다.
첫 득점인 헤딩골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경기가 끝난 후 호나우도가“경기는 우리가 압도했는데 결과는 이렇다. 이게 축구다!”라고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글쎄? 내가 본 바로는 경기 내용도 우루과이가 더 좋았던 것 같다.
16강전에서 포르투갈의 Ronaldo는 아르헨티나의 Messi와 함께 16강에서 더 이상 오르지 못하고
퇴장하는 비운을 맛봤다.
RUSSIA 1:1 (4:3) SPAIN
러시아와 스페인의 대결은 스페인의 우세가 예상되었으며 경기 내용도 그렇게 진행되었다.
스페인이 전반 초반에 득점한 골은 goal area에서 러시아 선수가 스페인 선수를 몸싸움으로 밀쳐 함께 넘어지는 상황에서 공이 하필이면 러시아 선수의 발목 뒷쪽 부분을 맞고 들어간 자책골이었다.
좀처럼 보기 힘든 득점 장면이었다.
한편 전반 종료 직전에 러시아는 스페인 선수의 본의 아닌 handling foul로 PK를 얻어 1:1로 따라 붙었다.
어느 지역이든지 간에 사람이 높이 jump를 하게 되면 신체구조상 누구나 만세를 부를 수밖에 없다.
프랑스의 누군가가 수비진영 goal area 내에서 수비하는 과정에서 만세를 부르다 호주에게 PK 골을 내주었고
스페인 선수 역시 이런 과정에서 러시아에게 PK 골을 내주었다.
그리고 한국의 장현수 역시 멕시코와의 시합에서 넘어지면서 핸들링 반칙을 범해 PK 골을 내주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엄밀히 말하자면 반칙이 아니다.
반칙이란 의도가 담긴 행위인데 반해 지금 논하는 것들은 의도와 무관하게 공에 맞는 경우이다.
핸들링 반칙을 범할까봐 뒷짐 지듯 열중쉬어 자세로 수비 자세를 취하는 선수들을 많이 보셨겠지만
열중쉬어 자세로 제자리에서 높이 뛰어 오르는 선수들을 한번이라도 보신 분들은 아마 없을 것이다.
고의유무를 떠나 어깨 밑으로 공이 닿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주심이 PK를 선언할 경우
게임이 非신사적인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힘들게 골을 넣는 것보다 상대방 어깨 밑으로 조준해 PK를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전술이 될 수 있다.
이는 분명 fair play에 입각한 스포츠 정신에 어긋난다.
FIFA는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한 원칙을 제시해야 된다고 본다.
아무튼 전반전은 이렇게 1:1로 끝났고 후반전 역시 스페인이 경기를 주도하긴 하였으나
주최국 러시아를 압도할 정도는 아니었다. 양 팀 모두 다소 무기력한 공방전을 벌인 끝에 후반전을 마쳤다.
연장 30분도 결실이 없어 결국 승부차기에 들어갔는데 마치 2002 스페인/한국 경기를 보듯 스페인은 러시아에게 승부차기에서 졌다.
스페인은 주최국과의 대결에서 매번 안 좋은 결과를 받아들였었는데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내가 이런 스페인의 과거 사례를 간과했다.
CROATIA 1:1 (3:2) DENMARK
크로아티아와 덴마크의 경기는 1:1로 종료되어 승부차기 끝에 크로아티아가 덴마크를 누르고 8강에 진출했다.
연장전을 포함해 120분이 넘게 진행된 경기에서 득점은 전반 5분 안에 모두 이루어졌다.
덴마크가 전반 시작과 함께 득점했고 뒤이어 바로 크로아티아가 1:1로 응수했다.
두 골 모두 골 에이리어 내에서 볼 다툼 과정에서 일어났다.
경기 초반에 득점이 이루어져 다 득점 조짐이 보였으나 득점은 거기까지였다.
이후의 2 시간은 누구의 특별한 우세가 없는 균형 상황에서 seesaw game이 진행되었다.
BRAZIL 2:0 MEXICO
첫 경기에서 독일을 제압한 바 있는 멕시코는 3차전에서 스웨덴에 0:3으로 덜미를 잡혀서 그런지 기세가 많이 쳐져 있었다. 한국이 독일을 제압해준 덕택에 멕시코는 16강에 안착했다.
자력이 안 되면 누구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2라운드에 기필코 진출하고야 마는 멕시코의 저력에 경의를 표한다.
브라질을 상대로 멕시코가 독일戰 결과를 기대했겠지만 브라질은 독일과는 전력이 달랐다.
멕시코가 경기의 cycling을 어느 시점에 두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점은 첫 경기 이후부터 하향세였던 반면
브라질은 조별리그를 치르면서 삼바리듬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흐름도 중요한 변수이겠지만 개인 기량 면에서 브라질은 멕시코보다 한 두수 위였고
게임의 운영 능력도 다소 경직적인 멕시코와는 달리 유연하고 임기응변 측면에서도 내용이 좋았다.
멕시코 골키퍼 Guillermo Ochoa의 선방에 힘입어 멕시코는 전반전을 그나마 0:0으로 막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후반 들어 브라질의 Neymar는 현란한 패스와 탁월한 위치선정으로 득점을 얻어냈고
두 번째 골에도 관여해 멕시코의 행진을 16강에 묶어두고 8강 진출을 이끌었다.
이로서 멕시코는 자국에서 열린 두 번의 월드컵 (1970, 1986)에서의 8강 진출을 제외하고
원정 월드컵에서의 1라운드는 매번 통과하지만 2라운드가 종착지라는 기존의 성적 (1994, 1998, 2002, 2006, 2010, 2014)을 이번에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멕시코는 7회 연속 16강 진출이라는 위업 (?)을 이루었다.
BELGIUM 3:2 JAPAN
Fair play rule에 편승하여 가장 unfair한 play를 보인 끝에 16강에 진출한 일본을 두고
16강에서 제발 떨어졌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제법 많다는 외신 보도를 접한 바 있다.
이것은 내 주관적인 私見이니 이런 시각도 있구나? 란 측면에서 접근해주면 좋겠다.
‘운명의 여신’이 벨기에 손을 들어주기로 결정하고 일본을 어떻게 지게 하는 게 좋을까? 를 고민한 끝에
초반에 대패를 당해 일본에 좌절을 주느니 차라리 일본을 들뜨게 한 후 막판에 급반전을 이루어 망연자실하게
그것도 아주 극적으로 무너지도록 하는 방법이 더 좋겠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긴 것 같다.
실제 상황을 비유해서 이렇게 표현해 보았다.
게임이 이렇게 극적인 경우는 예전에도 없었던 것 같다.
운명의 여신이 개입하지 않고서는 이런 결과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고 봐야 한다.
일본에게‘Doha의 비극’이라고 널리 알려진 1993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일본은 이라크에 2:1로 앞서나가다 게임 종료 바로 직전에 이라크 Jaffar Omran (아직도 이름이 생생함,
참고로 몇 년 전에 한국에 와 개신교로 전향했다고 하네요)의 헤딩골로 2:2를 허용해 미국 월드컵이 좌절된 바 있다.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Golden Gate (샌프란시스코‘금문교’를 의미)가 보인다고 외쳐대던 일본 중계진은 흐느끼기 시작했고 말 그대로 일본 열도는 이 경기 하나로 침몰하고 말았다.
그 덕에 한국은 극적으로 미국월드컵에 진출했다.
그런데 그렇게 비극적인 경기라고 평가되던 1993 일본/이라크 경기도 2018 일본/벨기에 경기보다는 dramatic 하지는 못했다.
1993 경기가 일본이 득점하면 이라크가 따라가고 일본이 한 점 달아나면 이라크 역시 또 따라붙는 흐름으로 간 반면
2018 경기는 후반 중반까지 2:0 으로 앞서나가는 상황에서 나머지 20 여분 동안 내리 세 골을 그것도
마지막 골은 농구의 buzzer beater 격에 해당되는 충격적인 극장골로 shut out된 경우이다.
그런 측면에서 2018 월드컵 경기 중 최고의 경기였다는 반응도 제법 많다.
필자 기준에서 본 최고의 경기는 많은 분들도 동감하시겠지만 그것은 스페인 3:3 포르투갈 경기라고 본다.
다만 분명한 것은 벨기에/일본 경기는 이번 대회에서 나온 가장 극적인 경기였다.
이제 경기 내용을 좀 살펴보자.
전반 초반은 탐색전 성격이 짙다 보니 게임 내용이 대등하게 전개되었다.
탐색전이 끝나갈 시점인 전반 15~20분경부터 벨기에의 확연한 우위로 전세가 바뀌었다. 예견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일본의 전력도 만만치는 않았다.
일본은 벨기에가 조별리그에서 경험한 튀니지와 파나마와는 다른 전력을 보여주었다.
라인업에서의 압도적 우위로 황금세대의 주류를 이루는 Hazard , Lukaku 그리고 De Bruyne의 탁월한 플레이가 예상되었으나 위치 선정에서 돋보인 모습을 보인 일본의 촘촘한 수비벽에 막혀 이렇다 할 위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전을 무사히 넘긴 일본은 후반전도 무사히 넘기고 연장전마저 무승부로 막아내면
2010 월드컵 때처럼 승부차기까지도 타진해 볼 만한 상황을 이끌어냈다
(2010 월드컵 당시 일본은 승부차기로 8강 진출도 가능한 상황이었으나 승부차기에서 파라과이에게 패한 바 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추는 우선 균형을 유지했다.
그런데 전반전에서도 이따금 나온 일본의 직선 송곳 패스가 후반 초반 3~4분경에 위력을 발휘했다.
벨기에 Jan Vertonghen이 이것을 차단해지 못했고 그 결과 공간에 틈이 생겼으며 이 기회를 일본이 놓치지 않았다. 벨기에가 아닌 일본이 첫 득점을 한 것이다.
일격을 당한 벨기에는 순간 당황했고 정신을 제대로 가다듬기 전에 또 추가골을 허용해 후반 시작 10분이
채 안 된 상황에서 0:2로 게임을 끌려가게 되었다. 5분 동안에 두 골이 내리 들어갔다.
일본 관중은 광란의 도가니에 빠졌고 일본 열도 역시 비슷한 상황이었으리라고 짐작된다.
반면 벨기에 관중은 초조해했지만 상대가 일본이어서 역전이 가능할 거라는 신념을 가졌는지 침통한 표정을 보이지는 않았다.
짧은 시간에 두 골을 내리 허용하면 보는 이들은 망연자실해지기 십상이다.
2014월드컵에서 한국은 16강 희생 제물로 삼은 알제리를 맞아 전반에 2분 간격으로 내리 두 골을 내준 적이 있다.
보는 이들에겐 당연히 멘붕 상황..
순식간에 일본이 2:0으로 앞서나가는 장면을 TV로 시청한 한국 사람들의 상당수 반응 역시 멘붕이 아니었을까?
4강 바로 밑인 8강의 8이란 숫자 근처에도 가서는 안 될 일본이 8강 진출의 8부 능선을 넘어서고 있는 장면을
한국 사람들은 어떤 심정으로 받아들였을까?
벨기에 사람들보다 더 스트레스를 받은 한국 사람들도 분명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경기 종료까지 40분 정도 남은 상황에서 2:0으로 앞서나가면‘이 경기는 이겼다’고 보는 게 축구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축구경기에선 야구의 홈런처럼 일거에 3~4점을 뽑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운명의 여신은 게임의 극적인 반전을 고려하여 일본을 여기까지만 배려해 준 것 같다.
세 골 차에서 전세를 뒤집기는 정말로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월드컵에서 세 골 차에서 대역전을 이룬 경우가 있기는 하다.
이런 경우는 전반전서부터 골이 나와야 한다.
여기서 잠시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좀 언급해보기로 하겠다.
1966 잉글랜드 월드컵 2라운드인 8강에서 북한은 Liverpool, Goodison Park 경기장에서 포르투갈을 맞아
전반 중반 경에 3:0으로 앞서나갔다. 경기 시작 20 여분 만에 세 골이나 넣은 것이다.
경기를 지켜본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지고 입은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당시 포르투갈은 조별리그 3경기 모두 3득점하며 3전 전승으로 올라온 강팀이었다.
조별리그에서 포르투갈과 같은 조였던 1958, 1962 챔피언인 브라질 역시 포르투갈에게 1:3으로 졌다.
당시 브라질은 헝가리와 포르투갈에게 나란히 패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까지 맛봤다.
당시 포르투갈에는 우리에게도 널리 이름이 알려진 공포의 슈터 Eusébio가 있었다.
포르투갈은 잉글랜드와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한 나라였다.
그런 포르투갈이 동양의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팀 북한에게 게임 시작 20 여분 만에 0:3으로 끌려간다는 말은
글쎄 어떻게 표현해야 적절할까?
한국이 이번 월드컵에서 우여곡절 끝에 16강에 안착하여 브라질을 게임 시작 20 여분 만에 3:0으로 앞서나간다고나 할까? 아마! 그 정도로 충격적인 상황이다.
만약 북한이 두 골만 허용해 3:2로 이겼으면 북한은 4강에 가는 상황이었다.
당시 북한은 3:0으로 앞서나가면서도 시종일관 “돌격 앞으로”라는 자세로 일관했다고 한다.
이 즈음되면 감독은 경기의 완급과 속도를 조절해가며 상대가 초조해지도록 경기를 운영해나가야 하는데
그런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했다고 한다.
이런 저돌적인 경기 자세가 대역전의 빌미로 작용하였다는 게 축구계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북한은 전반에 2골을 허용해 3:2로 전반전을 마감하고 후반전에 내리 세 골을 허용해 3:5로 무너졌다.
5골 중 4골을 유세비오에게 얻어맞았으며 그 4골 중 3골이 PK골이었다.
다시 50 여년 후로!
일본이 2:0으로 앞서나가는 상황이 되면 일본은 대문을 잠그는 굳히기에 들어갔어야 했다.
폴란드戰처럼 공을 뒤로 돌리는 비겁한 전술을 말하는 게 아니다.
그리고 그런 비겁한 전술은 여기서는 통하지도 않는다.
만약 공을 뒤로 돌린다면 폴란드 선수들이 수수방관하듯 벨기에 선수들도 과연 방관했겠는가?
그것도 두 점이나 뒤지고 있는 상황인데.. 벨기에 선수들은 공 뺏으러 필사적으로 뛰쳐나갔을 것이고..
이런 상황에선 戰場은 일본 진영이 될 수밖에 없다.
강팀을 상대로 약자가 반응하는 예컨대 일본에겐 다소 자연스럽고 친숙한 전술로 바꾸었어야 했다.
守城... 그렇다. “수성”이 정답이다.
공격수를 빼고 수비진을 대폭 강화했어야 했다.
왜색 표현을 빌리자면...
2차 세계대전 종전 직전의 Kamikaze 특공대가 그러했듯 옥쇄한다는 자세로‘수성’에 돌입했어야 했다.
그런데 니시노 감독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은 것 같다.
아무튼 불운하게도 게임의 양상은 일본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물론 압도적인 힘의 차이가 존재하면 그런 선택을 했어도 게임이 뒤집히는 게 축구의 특성이다.
후반 중반까지 벨기에가 0:2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일본의 첫 골 빌미를 제공했던 벨기에 Vertonghen의
센터링 같은 허공으로 향한 헤딩이 골로 연결되는 진풍경이 발생했다.
이것은 가와시마 골키퍼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인해 얻게 된 행운의 골이었다.
正자세에서 공의 방향을 주시하지 못해 발생한 치명적인 실수였다.
회심의 행운으로 1:2로 따라붙게 되자 벨기에는 일본을 더욱더 세차게 몰아붙였고
첫 득점 5분 만에 교체로 들어간 Fellaini가 헤딩으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일본은 벨기에가 2:1로 따라붙었을 때 3:1로 달아날 생각 대신 2:1 지키기에 안간힘을 썼어야 했다.
그러나 삽시간에 2:2 동점이 되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이젠 일본이 당황할 차례..
그래도 일본은 비록 수세 상황이었지만 수비진의 필사적인 방어로 게임을 끝까지 무승부로 이끌어나가는 듯 했다.
여기서 후반전이 끝나 연장전에 돌입했다면 필자는 적어도‘운명의 여신’이라는 말을 차마 운운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마지막 상황이 그런 표현을 유발하게끔 했다.
경기 종료 직전 일본은 벨기에 골키퍼에서 시작된 단 몇 번의 패스를 차단하지 못해 믿기지 않은 역전골을 허용했다. 벨기에 Lukaku가 욕심을 버리고 양보한 덕택에 얻어낸 결과이기도 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일본의 지저분한 농간으로 인해 피해를 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바로 Senegal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번 경기의 주심이 공교롭게도 세네갈 사람이었다.
그런 주심이 흔들림 없이 게임을 공정하게 잘 이끌었다는 평가다.
워낙 공정하게 잘 보았기 때문에 편파 판정으로 졌다는 시비가 나올 수 없는 상황이다.
운명의 여신 운운하며 일본의 극적인 패배에 주안점을 두어 글을 적었다.
그런데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일본의 경기력이 이젠 脫아시아급이었다는 점이다.
피파랭킹 3위를 상대로 정면 승부로 맞받아 쳐 상대를 벼랑 끝까지 몰고 간 경기력은
인정해주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일본 축구팀은 경기에서는 졌지만 일본이란 나라는 경기 외적인 측면에서 박수를 받을 만 했다.
일본 팀원들이 라커룸을 깨끗이 정돈한다든지 아니면 관중들이 관중석을 원래 그대로의 모습으로
정리하는 모습은 분명 우리도 본 받아야 할 선진국가의 덕목이다.
2:3으로 대역전패를 당한 상황에서 라커룸이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상상해보자.
분에 못 이겨 기물을 부수는 등 난장판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인데
일본 라커룸은 정리가 거의 필요 없을 정도로 깨끗하게 정돈된 상태로 만들어놓고 퇴실하였다고 한다.
SWEDEN 1:0 SWISS
나라 이름으로 사람들이 헷갈려하듯 나 역시 이 경기에 대해 예상하기 힘들다. 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8강은 SWEDEN / ENGLAND 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 바 있다.
실제 경기 내용은 스위스의 근소한 우세 속에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펼쳐졌다.
후반 중반 스웨덴의 Forsberg 강슛이 스위스 선수 몸에 맞고 굴절되어 골로 연결되었다.
스위스 골키퍼로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스위스 선수들은 남아 있는 20 여분 동안 만회골을 얻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으나 스웨덴 역시 필사적으로
이에 맞섰다. 그리고 게임은 1:0으로 끝이 났다.
COLOMBIA 1:1 (3:4) ENGLAND
마지막 16강 경기인 콜롬비아/잉글랜드戰은 화력에서 다소 앞서는 잉글랜드가 다소 유리하다고 말한 바 있다.
실시간 월드컵 소식을 접하지 못하다 보니 콜롬비아의 James Rodriguez가 안 뛴다는 사실을 경기를 보면서
알게 됐다. 그렇다면 콜롬비아에겐 해결사로 Radamel Falcao 만 남아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예상대로 잉글랜드의 우위로 경기가 진행되었다.
한 수 위의 기량을 뽐내며 폴란드를 knock out시킨 콜롬비아의 전력은 잉글랜드에는 안 통했다.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지만 전반전은 0:0으로 마무리되었다.
후반전에 들어서도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진행되었으나
후반 초반 경 콜롬비아 선수 한 명이 주심이 버젓이 보는 앞에서 쓸데없는 foul을 범했다.
2002월드컵 16강 경기에서 한국은 전반에 이탈리아를 상대로 PK를 얻어낸 적이 있다. 비록 안정환이 실축하기는 했지만...
그 당시 이탈리아 선수 (아마도 후반에 머리에 부상이 나 붕대를 칭칭 두른 그 친구 아니었나?) 가 설기현 맞나?
아무튼 한국 선수를 집요하게 제지하다 넘어뜨려 PK 휘슬이 울렸다.
이번 상황은 2002 월드컵 16강 한국/이탈리아의 PK 상황보다 더 노골적으로 수비수가 상대방을 압박했다.
그런데 이런 반칙을 범한 장본인이 하필이면 일본과의 경기에서 고의적인 handling foul로 일본과의 경기를 망치게 한 선수였다.
장본인 Carlos Sanchez가 또 하나의 PK를 상대팀에게 선사해 혼자서 2골 실점에 절대적으로 관여했다.
PK를 얻게 된 잉글랜드는 1:0으로 앞서나가게 되었다.
PK를 받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는 콜롬비아 팀 선수들은 뿔이 났고
이때부터 잦은 foul로 옐로카드가 수차례 나오는 등 경기가 과열되는 양상을 띠었다.
경기가 1:0으로 끝나려는 찰나에 콜롬비아는 극적인 헤딩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경기를 연장전으로 몰고 갔다.
연장전에서도 우열을 가리지 못한 두 팀은 결국 승부차기를 맞이했는데...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잉글랜드는 전통적으로 승부차기에서 취약한 모습을 보여 왔다.
2012 런던 올림픽 8강에서 잉글랜드가 아닌 영국은 한국에 승부차기에서 졌고
당시 영국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었던 Pearce 역시 1990 월드컵 준결승전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바 있다.
아무튼 잉글랜드는 1990 월드컵 4강에서 서독에게 , 1998 월드컵 16강에서 아르헨티나에게
그리고 2006 월드컵 8강에서 포르투갈에게 모두 승부차기로 졌다.
‘승부차기의 저주’에 시달리고 있는 잉글랜드가 이젠 콜롬비아보다 더 불편한 상황에 직면했다.
그런데 이번엔 승부차기가 잉글랜드의 손을 들어주었다.
8강 전망
대진표는 아래와 같다.
URUGUAY : FRANCE
BRAZIL : BELGIUM
ENGLAND : SWEDEN
RUSSIA : CROATA
URUGUAY : FRANCE (7월 6일 金 23시)
현재의 전력은 프랑스가 살짝 앞서나가는 상황인 것 같다.
역대 전적을 조회해보면 3승 4무 1패로 우루과이가 앞서 있으나
https://www.fifa.com/fifa-tournaments/teams/compare.html?h=FRA&a=URU
프랑스의 현재의 전력이 20세기 당시 보다는 월등히 낫기 때문에 역대 전적이 비교 수단의 지표가 될 수는 없다.
프랑스는 공격이 강한 팀이다.
반면 우루과이는 조별리그 A조에서 무실점 '짠물 수비'를 보인 바 있다.
그래서 창과 방패의 대결로 표현되는 경기이기도 하다.
우루과이의 쌍두마차의 한 궤인 Cavani가 16강에서 당한 부상으로 몸 상태가 좀 의심스런 상황이다.
조심스럽게 프랑스의 우세를 예측해본다.
예상은 .... 90분 경기의 경우 프랑스 승 50% , 무승부 30% , 패 20%가 될 것 같다.
참고로 우루과이 감독인 Oscar Tabarez는 1990 이탈리아 월드컵 당시에도 우루과이 대표팀 감독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지금도 같은 자리에 계시는군요..
한국은 1990년과 2010년(16강) 두 번의 대회에서 우루과이를 만나 두 번 다 한 골 차로 졌는데...
그때도 사령탑은 타바레스였습니다.
그런데 참 많이 변하셨네요.. 이젠 거동까지 불편해 지팡이에 의존하시는군요..
1990년 이탈리아 대회 때는 무척 젊으셨는데 세월의 무상함을 여기서 절실히 느낍니다.
BRAZIL : BELGIUM (7월 7일 土 03시)
‘조십스럽게..’라는 표현이 필요 없을 것 같다.
피파랭킹 2위와 3위의 대결이라고 하지만 여기서 랭킹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인지도 측면이나 실제 게임 능력을 보더라도 브라질의 우세가 예상된다.
역대 전적은 3승 1패로 이 역시 브라질이 앞서 있다.
https://www.fifa.com/fifa-tournaments/teams/compare.html?h=BRA&a=BEL
일본을 만나 예상 밖 고전 끝에 기사회생한 벨기에가 현란한 삼바리듬에 마비될 가능성이 무척 높다고 본다.
다만 공은 둥글지만 럭비공처럼 어느 쪽으로 튕겨나갈지 예측할 수가 없는 경우가 바로 축구이다.
벨기에가 일본을 만나 고전했듯이 브라질이 벨기에를 만나 고전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1982년 스페인 월드컵 개막식에서 벨기에가 아르헨티나를 제압한 적도 있지 않은가?
예측이란 다분히 name value 에 기초를 둔 추측일 뿐이다.
다만 인지도를 따른다면 아무래도 브라질이 벨기에보다는 한 수 위다.
예상은 .... 90분 경기의 경우 브라질 승 60% , 무승부 30% , 패 10%가 될 것 같다.
ENGLAND : SWEDEN (7월 7일 土 23시)
인지도로 보면 축구 종가인 잉글랜드가 스웨덴보다는 앞선다.
잉글랜드는 연장혈전 끝에 8강에 올라온 반면 스웨덴은 연장전을 치르지 않고 8강에 안착했다.
잉글랜드가 스웨덴보다 30분을 더 뛰어 체력 소모가 더 심한 편이다.
라인업만 놓고 보면 잉글랜드가 더 화려하다.
한편 잉글랜드는 역대전적에서 스웨덴과 7승 9무 7패로 호각지세이다.
https://www.fifa.com/fifa-tournaments/teams/compare.html?h=ENG&a=SWE
참고로 잉글랜드는 스웨덴을 상대로 1968년부터 2012년까지 무려 43년 동안 무승 징크스 (7무 3패)에 시달렸으나
이 후부터는 전세가 역전된 바 있다.
스웨덴은 독일을 대신해 8강에 올라온 경우라고 봐야 한다.
조직력은 스웨덴이 , 개인 기량은 잉글랜드가 앞서있는 형국이다.
정규 시간에 게임이 끝난다면 잉글랜드의 손을 들어주어야 할 것 같다.
연장전에 돌입한다면 체력소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스웨덴이 유리하다고 본다.
승부차기로 갈 경우 이번엔 운명의 여신이 잉글랜드를 외면할 것 같다.
예상은 .... 90분 경기의 경우 잉글랜드 승 30% , 무승부 40% , 패 30%가 될 것 같다.
RUSSIA : CROATA(7월 8일 土 03시)
舊 유고슬라비아와 소련의 일부분들이 겨루는 시합이다.
역대 전적은 크로아티아가 러시아에 1승 2무로 앞서 있다.
https://www.fifa.com/fifa-tournaments/teams/compare.html?h=CRO&a=RUS
개최국 러시아와 크로아티아 모두 연장 혈투를 벌이고 8강에 진출했다.
객관적인 전력은 크로아티아가 다소 앞선다.
전력상 스페인이 러시아보다 우위였기 때문에 스페인의 승리를 예상했었는데 결과는 러시아 승리였다.
어느 대회든 Home ground 의 이점이라는 게 있기 마련이다. 이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 같다.
러시아가 우루과이에게 당한 그런 게임이 재현되지 않는다면 러시아의 4강 진출도 헛된 꿈은 아니다.
두 팀 중 한 팀은 4강에 간다.
세계축구계에서 중량감이 떨어지는 러시아와 크로아티아에게는 천재일우의 기회이기도 하다.
어떻게 베팅을 할까?
16강 경기 8개 중 내 예측을 유일하게 벗어나 살아남은 러시아...
이번엔 개최국이란 텃세 등 여러 가지 변수들을 고려해서 러시아의 손을 들어줄까?
아니면 소신대로 실력에서 앞선다고 판단되는 크로아티아의 손을 들어줄까?
정규시간에 승부가 나면 크로아티아에게 승산이 높다고 생각된다.
반면 연장전에 돌입하면 그 이후부터는 러시아가 더 유리할 것 같다고 판단된다.
러시아가 우루과이에 패해 조2위로 16강에 오른 게 전화위복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러시아의 토너먼트 대진운은 너무 좋다.
만약 조1위로 16강에 올랐을 경우 지금의 우루과이 토너먼트 대진을 따라야 한다.
러시아가 스페인에 승리를 거두었듯 포르투갈에도 승리를 거두었다고 일단 가정해 보자.
그러면 다음 8강 상대는 프랑스가 되고 그다음 4강 상대는 브라질이 유력하다. 첩첩산중이다.
그런데 현재의 대진은 8강 상대가 크로아티아이며 그 다음 4강 상대는 잉글랜드 아니면 스웨덴이다.
독일 대신 스웨덴인 셈이다.
운이 따르면 4강 아니 과거 CCCP 소련도 오르지 못했던 결승에도 오를 수 있는 형세다.
그러려면 우선 8강에서 크로아티아를 반드시 제압해야 한다.
그러나 그게 꼭 낙관적인 상황은 아니다.
예상은 .... 90분 경기의 경우 크로아티아 승 40% , 무승부 40% , 패 20%가 될 것 같다.
4강 대진은 다음과 같지 않을까? 미리 예상해본다.
FRANCE : BRAZIL , CROATIA : SWEDEN
금요일 저녁서부터 전개되는 8강 네 경기가 기대된다.
참조 ☞ http://cafe.daum.net/stade (세계의 주요 경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