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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ONSIDE] 우승팀에게 듣는 전국대회 성공 비결

작성자김기호|작성시간26.06.17|조회수0 목록 댓글 0

손님이 끊이지 않는 맛집의 레시피가 궁금한 것처럼, 축구인들은 전국대회에서 우승한 팀의 비결을 궁금해한다. ONSIDE는 5월에 치러진 다섯 개의 고등 전국대회 중 대한축구협회장배에서 우승한 안재곤 감독(대구FC U18), 금강대기에서 우승한 김재웅 감독(영등포공고)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잘 나가는 집’의 비결이 궁금하다면 지금부터 주목해 보자.

대한축구협회장배에서 우승한 대구FC U18


 

‘대한축구협회장배 우승’ 대구FC U18

안재곤 감독이 이끄는 대구FC U18(현풍고, 이하 대구 U18)은 창녕에서 열린 제47회 대한축구협회장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대구 U18의 전국대회 우승은 2023년 춘계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 이후 3년 만이다.

 

프로 유스팀들만 참가하는 대한축구협회장배에서 대구 U18은 서울 이랜드FC U18, 전북 현대 U18(영생고, 이하 전북 U18) 등 만만치 않은 팀들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는 인천 유나이티드 U18(대건고, 이하 인천 U18)이었다. 대구 U18은 전·후반 40분씩 치러진 결승전에서 종료 직전까지 인천 U18과 2-2로 팽팽히 맞서다가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장지훈이 헤더골을 넣으며 이날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안재곤 감독은 결승골이 터지던 순간을 쉽게 잊을 수 없다고 했다.

 

“1-2로 지던 후반 38분 동점골이 터졌고, 후반 추가시간에 역전 결승골이 나왔습니다. 극적으로 승리한 덕분인지 처음에는 우승이 실감 나지 않더라고요. 사실 1-2로 지고 있을 때 벤치에서 자책했습니다. ‘내가 잘못 준비했나?’라는 생각 때문에 힘들었는데요. 선수들이 그걸 알아줬는지 다행히 결과가 잘 따라왔어요. 선수와 코칭스태프에게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사실 지난해부터 저희 팀은 전국대회 준결승 문턱을 넘지 못했어요. 승부차기까지 가서 지는 상황이 많았기에 골키퍼 코치님도, 키커들도 마음고생이 심했거든요. 이번 대회에서도 준결승 상대가 강팀인 전북 U18이었습니다. 걱정은 많았지만, 전국대회라는 건 워낙 변수가 많잖아요. ‘이번만큼은 준결승 문턱을 넘어보자’라는 생각으로 도전했는데, 아이들이 너무 잘해줬습니다.”
 

비결 ① - 회복만이 살길이다

대구 U18이 맞닥뜨린 변수 중 하나는 날씨였다. 계절의 여왕인 5월답지 않게 대회 기간 아침과 저녁은 제법 쌀쌀했고, 낮에는 땡볕을 동반한 무더위가 이어졌다. 기후 이변으로 날씨가 점점 변덕스러워진 데다 하루걸러 하루 열리는 전국대회의 특성상, 선수들의 체계적인 컨디션 관리는 필수다. 이것이 대회의 성패를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회 장소인 창녕스포츠파크와 현풍고등학교는 차량으로 1시간도 걸리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학교 숙소와 경기장을 오가면서 대회를 치렀는데, 이게 컨디션 관리에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또 매 경기 종료 후 김율 피지컬 코치와 남상우 트레이너가 수분 섭취, 아이스 테라피, 폼 롤러, 마사지로 선수들의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영양섭취를 도와주신 숙소 식당 어머님도 계시고요. 전국대회는 전술, 전략적인 포지셔닝과 몸의 형태, 이동 동선 등을 고려해 효율적인 경기 운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타 팀 지도자분들도 저희 팀 선수들의 경기력 유지와 높은 에너지 레벨을 칭찬해 주고 계세요.”

 

선수 스쿼드가 두터운 팀이 아닐수록 회복은 더 중요하다. 조별 예선을 통과해 결승까지 올라간다고 하더라도, 체력이 떨어져 막판에 미끄러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회복의 중요성은 대구 U18 미드필더 박민욱이 여실히 보여줬다. 인천 U18과의 결승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린 박민욱은 리그 중 부상을 당해 대회 전까지 출전이 불투명했지만, 피지컬 코치와 트레이너의 밤낮없는 관리로 대회에 나섰다. 그리고 결승전에서 교체 투입돼 ‘게임 체인저’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우승에 기여했다. 주장인 이원석도 예선에서 햄스트링 부상이 있었지만, 3~4일간 철저히 관리한 끝에 준결승전에 복귀했다.

 

“전국대회 경기 간격이 너무 짧기 때문에 회복에 신경 쓰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요. 다른 팀도 회복에 신경 쓰겠지만, 저희 팀은 다른 팀들이 하는 것 이상으로 회복에 집중하려 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3학년 선수 중에 몸 상태가 100%가 아닌 친구들이 3명 정도 있었거든요. 이 친구들의 회복에 신경 쓰면서, 동시에 경기에 교체로 투입시키니 몸도 점점 올라오고 자신감도 향상되는 것이 보였습니다.”

 

“전국대회에 나서는 팀들은 흔히 말하는 총알 싸움, 즉 교체 선수 싸움이 중요합니다. 이 싸움에서 밀리지 않아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어요. 저희 팀은 기업 구단과 비교해 스쿼드가 두터운 편이 아니고, 그래서 총알 싸움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어요. 교체돼 들어간 선수들이 제 몫을 다해줬기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조원광 코치와 함께 최우수 지도자상을 받은 대구FC U18 안재곤 감독(맨 왼쪽)


 

비결 ② - 영상 미팅으로 지도자와 선수 간 신뢰 쌓기

안재곤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장배 우승의 비결을 묻는 ONSIDE의 질문에 “운이 좋았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그저 운이 좋아서 우승할 수 있었던 건 아니다. 2022년 부임 후 4년 동안 꾸준히 팀의 기틀을 잡고, 문화를 만들어간 노력이 빛을 발했다고 볼 수 있다.

 

“저희 팀은 ‘축구를 진심으로 대하는 태도’를 중요하게 봅니다. 예전에는 열심히 하는 것이 당연했지만 요즘 선수들은 지도자를 인간적으로, 축구적으로 믿고 따라갈 수 있는지 빠르게 판단해요. 그래서 신뢰를 형성하려면 지도자도 모든 면에서 모범을 보이고, 끊임없이 축구 공부를 해야 합니다. 저부터 그래야 하지요. 이제는 감독이 선수에게 ‘나만 따라오라’고 하는 시대는 지난 것 같습니다. 지도자-선수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 형성이 필요해요. 이 관계 형성은 하루이틀에 되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대구 U18은 숙소 생활을 하기에 지도자가 선수에게 쓰는 시간이 많다. 그래서 정규 훈련 이외에도 개인, 그룹, 팀별 영상 미팅을 꾸준히 진행해 교육과 공감 형성에 신경을 쓰는 중이다. 덕분에 선수들은 이번 대한축구협회장배에서 감독이 원하는 바를 충실히 해냈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상황을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한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저희는 전술 훈련과 영상 미팅에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이를 선수와 팀 문화에 정착시키려 노력했고, 결국에는 시스템으로 잘 정착이 됐지요. 기업 구단 유스팀에 비해 우수한 선수를 스카우트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저는 저희 팀에 합류한 선수를 어떻게든 성장시켜 대구FC 프로 선수로 양성하려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대한축구협회장배에서도 조원광 수석코치와 김기용 골키퍼 코치의 영상 준비 및 분석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덕분에 고비 때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득점에 성공할 수 있었어요. 2, 3학년 선수들이 선발 혹은 교체 여부와 상관없이 코칭스태프를 믿고 매번 철저히 준비했고,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우승의 비결이라고 하기에는 거창하지만, 정상에 등극하는데 이러한 것들이 보탬이 됐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대한축구협회장배 우승으로 5월을 기분 좋게 보낸 안재곤 감독은 이제 여름 대회를 준비한다. 여름 대회도 지금처럼 스태프들의 철저한 분업과 지도자-선수 간의 강력한 공감대 형성으로 높은 곳까지 도전해본다는 계획이다. 물론 궁극적인 목표는 프로에서도 통할 수 있는 선수를 육성하는 것이다.

 

“저희 팀은 메이저 대회 우승권에 있던 팀이 아니지만, 코칭스태프의 철저한 분업화를 바탕으로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팀보다 훈련, 생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 지도자가 선수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어요. 프로에서 성공하려면 개인 능력, 경기 템포, 멘털 등 다양한 측면에서 높은 수준의 역량을 지녀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항상 강조합니다. 앞으로도 대구FC에서 성공할 수 있는 선수를 육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금강대기에서 대회 최다 우승 타이 기록을 세운 영등포공고


 

‘금강대기 우승’ 영등포공고

김재웅 감독이 이끄는 ‘전통의 명가’ 영등포공고는 강릉에서 개최된 2026 금강대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금강대기에서만 무려 5번(1997, 2016, 2019, 2024, 2026)을 우승하며, 강릉중앙고와 함께 대회 최다 우승 타이 기록을 세운 것이다. 다른 대회로 눈을 돌려봐도 영등포공고의 우승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4년간 각종 전국대회에서 11회나 우승했는데, 그야말로 고등 축구에서 역사를 썼다고 할 수 있다. 김재웅 감독은 우승 DNA가 올해도 이어진 것이 그저 감사하다.

 

“2023년부터 각종 전국대회에서 11번이나 결승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100% 승률을 기록 중이에요. 이번에 금강대기에서 대회 최다 우승 타이 기록을 세운 것도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영등포공고의 우승 DNA가 이 대회에서도 이어졌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행복합니다.”

 

비결 ① - 역사와 전통이 주는 자부심

영등포공고 축구부는 1958년 창단해 올해로 69년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허정무, 조긍연, 김현태 등 1970, 80년대 한국 축구를 이끈 스타들을 대거 배출했으며, 김재웅 감독 역시 이 학교 출신이다. 오랜 기간 선배들이 쌓아온 명성과 저력이 있었기에, 후배들도 선배들을 본받아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전국대회 단골 우승팀이 된 비결 중 하나는 역사와 전통에 대한 자부심이다.

 

무엇보다 영등포공고는 경기를 치를 때마다 ‘영공 스타일’로 나서는 것으로 유명하다. 영등포공고의 경기를 지켜본 이들은 ‘선수들은 고등학생이지만, 승리하겠다는 열망은 프로 못지않다’라고 입을 모은다. ‘어떤 팀과 만나도 지지 않는 팀’이라는 자부심은 단기 토너먼트인 전국대회에서 큰 위력을 발휘한다. 결국은 멘털 싸움에서 승부가 갈린다는 것을 영등포공고가 몸소 보여주고 있다.

 

“우리 영등포공고는 ‘원팀(One Team)’이라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그만큼 서로 끈끈하다고 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 선수단 전체가 강한 정신력을 갖췄고, 이를 바탕으로 잘 성장해 왔습니다. 서로 한 마음으로 뭉치고 도전하는 분위기가 과거 선배들로부터 이어졌기에, 후배들도 이런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따라가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선수단의 정신 무장 말고도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 특히 5월답지 않은 변덕스러운 날씨와 빡빡한 대회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회복이 중요했다. 영등포공고는 역사가 오래된 팀인 만큼 학부모들의 후원도 적지 않다. 김재웅 감독은 학부모들의 도움이 금강대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데 보탬이 됐다고 전했다.

 

“이 자리를 통해 학부모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사실 전국대회에 나가서 먹고 자는 부분은 학교의 지원이 별도로 있지는 않거든요. 하지만 학부모님들이 자발적으로 후원해 주신 덕분에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충분히 쉴 수 있었습니다. 이번 대회는 워낙 날씨가 변덕스러웠기에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중요했는데, 지도자들도 철저히 준비했지만 학부모님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학부모님들이 이번 우승의 숨은 주역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영등포공고 김재웅 감독

 

 

비결 ② - 상대를 지배하는 공격 축구

영등포공고가 이번 금강대기에서 보여준 특징 중 하나는 ‘강한 화력’이다. 중경고와의 결승전(3-2 승)을 제외한 대회 모든 경기에서 무실점으로 승리했으며, 대승을 거둔 경기도 두 번(vs. 구리고 11-0 승, vs. 춘천 시민축구단 U18 9-0 승)이나 있다. 김재웅 감독은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선수들에게 ‘지배하는 경기’를 주문했다.

 

“영등포공고의 철학은 ‘하이 프레싱’, ‘상대를 지배하는 축구’입니다. 제가 요즘 P급 지도자 과정을 밟고 있는데, 거기서 배우는 것 중 하나가 팀의 철학을 분명히 이해하고 공부하는 것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저도 저희 팀의 철학에 관해 심도 있게 생각했는데, ‘상대를 지배하고 장악하는 공격 축구’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개인적으로 매년 독일에 나가서 축구 공부를 하는데, 그곳에서도 상대 지역에서 지배하고 주도하는 축구를 많이 하더라고요. 물론 상대를 지배하려면 팀 전술이나 개인 능력, 체력 등이 완벽해야 합니다. 평상시에 여기에 맞는 템포 축구나 상대 지역에서의 강한 압박 등을 꾸준히 훈련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야 단기 토너먼트인 전국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무리 좋은 철학과 전술을 가지고 있어도 선수들이 따라와 주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그렇기에 김재웅 감독은 기본적인 체력 훈련과 기술 훈련, 멘털 코칭 등을 잊지 않고 챙긴다. 현재의 막강한 ‘영공 스타일’이 탄생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시간은 토양을 단단하게 만들고, 그곳에서 뿌리를 내려 결국은 열매까지 맺게 한다. 영등포공고는 이 원리를 잊지 않는 팀이다.

 

“이 팀에서 감독 생활을 한지 올해로 20년째입니다. 팀을 옮겨 다닌 것이 아니라, 한 팀에서 하나의 색깔을 가지고 꾸준히 선수들을 지도했기에 우리만의 스타일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해요. 2023년에는 전국대회 6관왕, 2024년에는 5관왕을 했는데 작년에는 다소 주춤했습니다. 올해 금강대기를 우승했으니, 남은 대회에서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보려고 해요. 우승이 목표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도전해보겠습니다.”

 

 

* 이 글은 KFA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6월호 ‘ISSUE’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온사이드 6월호 보기(클릭)
 

 

 

글=안기희

사진=대한축구협회, 대구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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