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인과 이야기를 하다가, 남들이 잘 쓰지 않는 특이한 말을 들었다. 그 친구는 말을 할 때 맘에 안든다고 하지 않고 맘에 덜든다는 말을 쓴다. 난 그 말이 참 신선하게 느껴졌고 어떻게 그말 쓰게 되었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 친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무언가 좀 컴플레인을 하고 싶었는데, 안든다는 너무 강하고, 그런데 덜든다는 내가 수용은 하는데 일부는 못하겠다는 이야기니까, 안든다보다는 덜든다가 상대방이 느끼기에 더 쉬울거 같아서. 그래서 누군가에 표현할 때 너 안이뻐 보다는 덜 이뻐. 너 맘에 안들어 보다는 마음에 덜 들어 이런식으로 상대방에게 표현해주는 거지. 그러면 상대방도 맘에 안든다라는 쪽보다는 무언가 맘에 들기는 하는데 5%부족하다 그런 개념으로 받아들이더라. 그러면 그 다음에 내가 말하는 요구사항을 설득하기가 훨씬 편하더라구."
너 미워 -> 덜예뻐.
맘에 안들어 -> 맘에 덜들어
나는 이런 식으로 상대방 마음을 생각하면서 말을 하는 그 친구의 마음이 느껴졌다. 상대방이 들을 때 조금이라도 덜 불편하고, 마음이 덜 상하게 이야기하려는 마음, 그 마음이 귀하다. 그리고, 그런 마음에서 말을 하는 것은 기교를 넘어서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인다. 맘에 덜든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많이 상하기 보다 웃게 될 수도 있다.
물론, 강한 부정이 필요할 때가 있다. 이때는 맘에 안든다고 말하는게 나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의 마음을 배려해야 할 때는 맘에 덜든다고 하는게 필요하다. 작은 언어 습관이지만, 그 작은 차이가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큰 힘이 되어줄 수 있다. 말 한마디에서 그 사람을 알 수 있고, 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는게 우리 나라 말을 쓰는 어려움이기도 하면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좋은 점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