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어메이징 타일랜드》 특별전
태국의 대표 문화유산 한국 나들이
6월 23일부터 9월 6일까지 태국미술명품전 개최
수코타이 시대 ‘걷는 부처’ 등 239점 전시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유홍준)이 오는 6월 23일(화)부터 9월 6일(일)까지 특별전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을 개최한다. 태국 문화부 예술국과 공동으로 마련한 이번 전시는 국내 최초로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태국의 역사와 미술을 종합적으로 조명하는 뜻깊은 자리다.
방콕국립박물관을 비롯해 태국 전역의 국립박물관 21개 기관이 참여했으며, 조각, 회화, 공예 등 태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 239점을 선보인다. 태국 현지에서도 한자리에서 보기 어려운 대표 작품들이 대거 출품되어, 태국 역사와 예술이 지닌 깊이와 다양성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세 가지 주제로 나뉘어 진행된다.
1부 ‘태국 이전의 태국’
<기하학무늬 토기>, 기원전300년~기원후 200년.
태국의 대표적 선사유적인 반치앙 유적에서 발견된 장식이 풍부한 토기이다. 붉은색으로 몸체에 기하학무늬와 물소를 장식했다. Ⓒ 태국 문화부 예술국
<로마 신의 얼굴이 새겨진 등잔>, 6~7세기.
뚜껑에 그리스·로마의 신 실레누스 얼굴이 새겨진 청동등잔이다. 동남아시아와 지중해 지역을 잇는 장거리 교역망의 존재를 보여주는 자료이다. Ⓒ 태국 문화부 예술국
오늘날 태국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타이족의 왕국이 등장하기 전,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공존했던 시기를 조명한다. 정교하게 장식한 청동기와 붉은 기하학무늬 토기를 통해 선사시대 사람들의 기술과 믿음을 엿볼 수 있다. 인도에서 온 장신구와 지중해 지역의 로마식 램프 등은 당시 이 지역이 동서 교류의 중심지였음을 증명한다. 무엇보다 인도에서 유입된 불교와 힌두교, 문자와 왕권 개념이 각 지역 문화와 결합하며 독자적으로 발전해 나간 과정을 다채로운 미술품으로 확인할 수 있다.
2부 ‘타이 왕국의 영광’
13세기 이후 타이족이 세운 수코타이(Sukhothai), 란나(Lanna), 아유타야(Ayutthaya) 왕국의 고전 문화를 세 가지 시선으로 살펴본다. 13세기 짜오프라야강 북부를 중심으로 성장한 타이족은 스리랑카에서 전래한 새로운 상좌부불교를 통치 이념으로 삼고 타이 문자를 창제했다. 특히 이 시기 태국의 가장 독창적인 예술품이자 불교미술을 대표하는 출품작 〈걷는 부처〉는 기존의 부처상과 확연히 다른 우아한 동세를 취하고 있어 각별한 눈길을 끈다.
<걷는 부처>, 수코타이 14세기.
: 수코타이 시대 태국의 가장 독창적인 예술품이자, 고전기 태국 불교미술을 대표하는 <걷는 부처>이다. 이 모습은 부처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하늘에 올라가 설법한 뒤, 세 개의 보배로 만들어진 계단으로 지상에 내려왔다는 전설을 바탕으로 한다. 고도의 주조 기술과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부처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는 태국 미술의 걸작이다. Ⓒ 태국 문화부 예술국
<왕의 상징물 모형>, 아유타야 15세기.
작게 만들어 탑 안에 봉헌했던 왕의 상징물이다. 모두 대관식 때 사용하던 의례용 물품이다. Ⓒ 태국 문화부 예술국
<보관불>, 아유타야 17~18세기.
아유타야에는 왕과 왕의 장신구를 갖춘 보관불이 유행했다. 보관불은 왕권과 불교의 결합을 상징하며, 후기로 갈수록 더욱 화려해진다. Ⓒ 태국 문화부 예술국
3부 ‘왕실과 불교의 나라’
1782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라따나꼬신(방콕) 왕조의 미술을 '왕실'과 '불교'라는 두 축으로 조명한다. 왕실은 동남아시아 최고의 성물로 꼽히는 에메랄드 불상을 왕궁 내에 모시고, 불교 경전과 승단을 정비하는 등 전폭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를 통해 왕권의 정통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문화 예술의 부흥을 이끌었다.
<에메랄드 사원의 옛 중문>, 라따나꼬신 19세기.
방콕 왕궁에 있는 에메랄드 사원의 사당 안뜰로 들어가는 옛 중문의 부재이다. 정교하게 조각한 목판에 금박과 색유리로 장식하고, 사자를 밟고 선 두 명의 수문장을 도드라지게 표현했다. Ⓒ 태국 문화부 예술국
<충성과 초능력을 상징하는 하누만 가면>,
라따나꼬신 19세기. 태국 전통 가면극 콘(Khon)에서 사용하던 가면으로, 『라마끼안』의 등장 인물인 흰 원숭이 장군, 하누만을 표현했다. Ⓒ 태국 문화부 예술국
전시에서는 전통 가면극 '콘(Khon)'의 가면, 화려한 금속 공예품 등 왕실 문화의 정수와 더불어, 종교적 공간을 넘어 삶의 동반자로 자리 잡은 사원의 불화 등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이 태국의 옛 사원과 왕궁 현지에 들어선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도록 붉은 벽돌과 화려한 회랑 장식을 재해석한 공간으로 연출됐다.
개막에 앞서 6월 20일(토)과 21일(일) 양일간 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태국 전통 가면극 ‘콘’ 공연이 펼쳐졌으며, 6월 22일(월)부터 7월 19일(일)까지 상설전시관 으뜸홀에서는 태국 전통 의상 ‘춧 타이(Chud Thai)’를 소개하는 소규모 특별전도 마련된다.
유홍준 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우리에게 친숙하면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태국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는 자리”라며, “관람객들이 태국 미술의 아름다움과 독창성을 감상하는 동시에 문화적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