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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김태륭 칼럼] 스포츠테크 시대...득인가? 독인가? "감독님, 더 공부하셔야 합니다."

작성자THEF|작성시간25.12.21|조회수177 목록 댓글 0

 

VAR(Video Assistant Referee), GLT(Goal-line Technology) 등 몇 해 전부터 축구 경기에 순차적으로 도입된 테크놀로지 요소들이 이제는 자연스럽게 인식되고 있다. 여전히 K리그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판정의 이슈가 존재하지만 오늘 날 테크놀로지는 경기의 일부가 되었다. 테크놀로지는 판정 뿐 아니라 선수단이 매일 땀 흘리는 현장에도 많은 변화를 제공했다. 영상 및 트래킹과 같은 분석을 포함하여 선수들의 다양한 퍼포먼스에도 테크놀로지가 반영되면서 팀 관리와 운영, 나아가 훈련 방법론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나는 3년 전 까지 국내에서 가장 활성화 된 풋볼테크 기업의 경영진으로 근무했다. 근무 초기에는 축구선수 출신이 스타트업이자 테크 기업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자문했지만, 회사에서도 점차 선수출신 직원 채용을 늘릴만큼 오히려 현장 출신의 경험들이 큰 장점이 됐다. 꾸준히 노력하다보니 회사는 성장했고 K리그의 후원사로 참여하며 세계 시장으로 확장을 이어갔다.

 

당시 우리 회사의 주력 사업은 흔히 GPS로 불리는 웨어러블 EPTS(Electronic Performance tracking system) 장비였다. 경기 및 훈련 중 선수의 몸에 기기를 부착하여 위치, 움직임, 심박 등을 측정하고 활동량, 피로도, 부상 위험도 등을 감지하여 실전 전략에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사실 우리 회사의 등장 전 까지 EPTS 장비는 강팀과 부자 구단의 전유물이었다. 두 곳의 글로벌 기업이 세계 시장을 점유하고 있었지만, EPTS의 대중화를 선언한 우리의 등장으로 시장의 범위가 확장됐다. 2019년 사업 초창기만해도 K리그에서 3~4개 구단만 EPTS를 활용했다. 하지만 현재는 프로와 프로 유스 카테고리의 필수품이 되었으며 이를 주도적으로 사용하는 사이언티스트 및 피지컬 코치(피트니스 코치) 분야도 동반 활성화 됐다. (최근에는 초중고 학원 및 클럽팀도 활용한다.)

 

 

스포츠테크가 현장에 도입될수록 보다 과학적이고 세밀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선수와 팀의 퍼포먼스를 향상 시킬 수 있다. 분명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동시에 감이 아닌 방대한 데이터 위주로 평가가 진행되기 때문에 선수들은 더 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된다.

 

선수와 데이터 사이에는 코칭스태프가 있다.

결정을 하는 것도, 균형을 맞추는 것도 코칭스태프의 역할이다. 그리고 다양한 코칭스태프들의 최종 의사결정권자는 감독이다. 언급한것처럼 스포츠테크는 빠르게 스포츠 현장에 도입됐고, 앞으로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자연스럽게 코칭스태프의 역할을 세분화 및 확대 될 것이다. 2019년만 해도 K리그 구단의 피지컬 코치를 ‘워밍업 시키는 코치’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과반수 이상의 K리그 유스팀조차 피지컬 코치 없이 팀을 운영했다. 그러면서 체력과 웨이트를 강조했다. 다행히 지금은 인식부터 많이 달라졌다. 스포츠테크는 피지컬 코치 및 사이언티스트들에게 스포츠과학의 요소로 활용되면서 코칭스태프 내의 별도 전문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스포츠테크의 현장 도입은 계속 빨라지고 다양화 될 것이다. 코칭스태프의 역할도 다양화되고, 전문 분야도 확대 될 것이며 무엇보다 선수들과 팬의 인식과 눈높이도 계속해서 달라질 것이다. 이번 겨울에 축구계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폭넓게 교류하며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어떤 감독은 지난 시즌의 성적을 아쉬워하며, “우리 선수들 개인 능력은 좋은데, 후반에 체력이 떨어져서 승점을 많이 놓쳤다. 선수들이 못 뛰는 게 운동량이 부족한 것 같은데, 내가 너무 편하게 해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어떤 피지컬 코치는 “훈련의 볼륨을 조절해야 하는데, 감독님은 모든 훈련에서 선수들이 8~9km 활동해야 만족해한다. 부상 예방과 퍼포먼스 유지 차원에서 조심스럽게 건의했지만 혼나기만 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어느 선수는 “경기마다 또는 포지션에 따라 총 활동거리가 다르고, 포지션에 따라 평가에 참고해야 할 지표가 제각각 일텐데 감독님은 이긴 날도, 진 날도 심지어 내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경기도,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경기도 최소 11km를 활동하지 않으면 부족하다고 했다.”라며 고충을 털어놨다.

 

GPS(웨어러블 EPTS) 장비를 통해 축구에서 발생하는 대략 400여개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이고 대중에게 잘 알려진 것은 총 뛴 거리(TD: Total distance), 최고 속도, 스프린트 횟수(시속 25.2km/h 이상으로 0.6초 이상 달린 횟수) 지표다. 하지만 대표적이고 잘 알려졌다고해서 이 지표들이 선수를 평가하는 일괄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

 

현대축구는 갈수록 광범위해지고 복잡해진다. 과거와 달리 감독이 해야 할 일, 알아야 할 것도 많아졌고 이 흐름은 앞으로 더 가속화 될 것이다. 이미 감독이 혼자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유럽의 사례를 볼 필요도 없이 가까운 K리그만 봐도 코칭스태프의 분업과 협업이 잘 되는 팀이 좋은 성과를 낸다. 다시 말하지만 분업과 협업이 핵심이다.

 

감독이 반드시 생리학 또는 스포츠테크 계열의 석박사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요소들이 축구 현장에 도입되는 시대에 살고 있고, 이 흐름을 피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인 정보는 알아야 한다. 그래야 분업하고 협업하며 팀을 잘 이끌 수 있다.

 

이 또한 감독의 능력에 포함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김태륭

현) 주식회사 더에프 대표

현) 양천 TNT FC 대표

현) 알피케이 컴퍼니 이사

현) 한국여자축구연맹 미래전략위원회 부위원장

전) 주식회사 핏투게더 이사

전) K리그 드림어시스트 멘토

전) 축구해설위원 (KBS, Spotv)

전) 한국도핑방지위원회 검사팀

전) 고려대학교 축구부 코치

전) 프로축구선수 (전남 드래곤즈, 부천FC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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