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쥐려 했을 때가 더 많았다
세상을 향한 주먹질,
힐난하던 손가락질이었다
때로는 턱없이 하늘을 가리려 했고
아니, 안 된다고
단호하게 거부하는 데 앞장섰다
망치처럼 단단했으나
나를 망치는 주범이기도 했으므로
성공보다는 실패를 증거했던,
얼굴을 감싸며 흐느끼는 눈물의 방패였다
부드러운 날들도 더러는 있었다
쓰다듬고 어루만지고 얼싸안고
그조차도 이별 앞에서 백기로 흔들렸지만
펼치면,
열리는 푸른 잎의 오솔길 같은
작은 꽃들과 바람이 속삭이고
풀피리 소리 휘감긴 들판,
붉은 입술의 멍석딸기를 쌈 싸듯 껴안으면
시름에 접힌 주름마다
은밀히 물드는 다정한 연애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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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니, 손만 바빴다는 생각이 듭니다. 것도 대부분 헛손질이었으니. 나쁜 짓도 아마 많이 했을 겁니다. 어릴 적 점빵에서 사탕을 훔치려다 망신당했던 일 - 그때 연로하신 주인장께서 도망치는 날 붙잡으려다 넘어져 무릎이 절단났습니다. 덕분에 제 아버님은 열흘의 품삯을 잃어버렸던 아찔한 사건이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그것 말고도 바늘도둑 행세를 했던 일이 여러 번 있었겠지요. 소도둑을 면해서 다행이지만요. 이후에도 여전히 욕심은 멈추지 않아 이 늙고 낡은 손에게 못된 짓을 많이 시켰습니다. 무엇을 쥐려고 더러운 곳에 손을 넣은 적도 있었고, 제 주장을 위세하기 위해 손을 깃발처럼 흔들었던 때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모든 욕심이 모래알처럼 손에서 빠져나갔습니다. 건진 건 없습니다. 허무였습니다. 이제는 허무를 배울 나이입니다. 나는 가진 것도 없고 배운 것 없으며, 여전히 지혜롭지 못하다는 것, 그것을 깨달을 때가 아닌지. 소크라테스가 알려 주지 않아도 나이가 그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합니다. 욕심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욕심을 부리지 않습니다. 쥐었던 손을 펴고 손바닥을 들여다보는 때가 종종 있습니다. 푸른 잎 한 장 같습니다. 깊고 낮게 얽힌 주름진 손금들이 오솔길 같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풀꽃들의 잔잔한 향기, 바람을 속삭이는 풀피리 소리가 들릴 것만 같습니다. 그 길을 걷다 보면 제가 좋아하는 멍석딸기와도 만날 것 같습니다. 멍석딸기를 쌈 싸듯 조심스럽게 쥐면 붉게 물드는 손금. 열락은 예전 같지 않지만, 다정한 연애가 다시 찾아온 듯 미소하게 합니다. 이제 턱없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은 없을 겁니다. 하늘이 하사하는 자연의 순리로 살고자 합니다. 손을 펼치고 거기 이랑마다 작은 생명을 심고 가꾸겠습니다. 제 마음속에 손바닥만 한 텃밭이 있다고 생각하니, 그 평수를 셈하지 않아도 부자가 된 듯 으시대고 싶은 밤입니다. 모두들 평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