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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시

물을 끓이며 / 장현숙

작성자최명선|작성시간26.06.13|조회수25 목록 댓글 0


주전자에서 물이 끓고 있다

고요하던 부리에서
먼 발원지의 바람이 불더니
계곡의 자갈돌 구르는 소리가 보글보글 났다

그건 끓어오른 온도가 더는 못 견뎌
저 스스로를 뒤집는 소리다

누구나 종종 끓는 분통을
뒤집으려 애썼던 때가 있다

자꾸만 들끓어 오르는 속이
저를 치밀고 올라온다는 걸
알면서도 뒤집는 격렬

몇 번의 심호흡과 속엣말로
아무 일 없다는 듯
세상을 무던히 지나왔던가

지는 해도 그렇다 달아오른 태양이
어스름으로 식으면
서쪽으로 향하는 마음이 된다

그곳에 흐르는 강
그 안은 또 얼마나 많은 돌이
모서리를 깎아내며 원만해져 갈까

타인에게 덴 사람을 보면 알 수 있다
내면의 화상을 다스려
진한 인성이 우러난다는 것을

우리에겐 때로 뜨거운 게 필요하고
그때마다 식은 열정을 또 끓인다

열의가 높아지면 의욕이 상승하고
자존감이 바닥이면 희망도 낮아진다

끓이고 끓이다 보면
졸아들어 진국이 된다는 사실
ㅡㅡㅡㅡㅡㅡㅡㅡ

장현숙_2023 한라일보 신춘문예 당선. 2025 천강문학상 우수상
《2026 창작세계 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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