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연예술산업의 실태 및 현황
문화산업으로 표현되는 예술산업의 일반적 특징으로 낮은 생산성과 노동집약성을 들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공연산업의 경우는 다른 문화산업에 비해 더욱 낮은 노동생산성과 노동집약성을 보이고 있다.
(재)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발표한「2009 공연예술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2008년 공연시장규모는 매출액(자체수입) 기준으로 약 4천 626억 원으로 추정되었으며, 이중 공연시설 매출액은 약 2천 304억 원, 공연단체 매출액은 약 2천 322억 원으로 추정되었다.
공연관련업체수(공연시설 및 공연단체)는 총 3천 172개로 공연시설이 732개, 공연단체가 2천 440개로 파악되었으며, 공연관련업 종사자수는 총 8만 7천 30명으로 이 중 공연시설 종사자수는 6천 513명, 공연단체 종사자수는 8만 517명으로 추정되었다(그림1 참조).
(그림1)공연시장 규모(업체수, 종사자수, 매출액)
문화산업통계(문화체육관광부)를 활용하여 공연시장규모를 타 문화산업과 비교해본 결과,1) 업체수는 전체 13만 1천 123개 중 공연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4%(3,172개)였다. 음악, 게임, 출판, 만화, 영화, 광고 산업보다는 낮으며, 캐릭터, 방송, 애니메이션, 에듀테인먼트 산업보다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사자수는 전체 54만 5천 940명 중 공연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5.9%(87,030명)로 출판업 다음으로 높은 종사자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전체 약 59조773억 원 중 공연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0.8%(약 4,626억 원)로 문화산업 내 공연산업 업체수와 종사자수가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에듀테인먼트, 애니메이션 산업보다 조금 높은 매출액 비중을 차지하고 만화산업보다는 조금 낮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2 참조).
(그림2)문화산업내 산업별 매출액, 업체수, 종사자 비중(%)
이상의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과거 여러 연구 자료에서 지적되어 왔던 공연산업의 노동집약적 특성이 여실히 밝혀졌는데, 공연예술실태조사가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예술분야의 유일한 통계자료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2)
2)2005년 처음 시행된 이래 2007년부터 조사목적, 조사대상, 조사방법 등에 대해 통계청의 통계작성 승인을 받아 진행되는 공연예술분야의 유일한 통계자료라는 점에서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조사 자료라고 보는 것이다. 2009년 실태조사에서는 공공지원현황, 공연시설운영현황, 공연단체운영현황 등 3개 영역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고, 공연시장규모 및 공연시장 특성 분석 등도 포함되어 있다.
[표1] 문화산업의 노동집약도 및 노동생산성 (문화산업 및 공연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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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명 |
노동집약도2) |
노동생산성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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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10억원당 임금종사자수*) |
(임금종사자 1인당 매출액) (백만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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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9.2 |
1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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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
10.4 |
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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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
15.5 |
65 |
|
음악 |
31.8 |
31 |
|
게임 |
7.2 |
140 |
|
영화 |
7.5 |
134 |
|
애니메이션 |
12.4 |
81 |
|
방송 |
2.7 |
364 |
|
광고 |
3.1 |
321 |
|
캐릭터 |
4.3 |
234 |
|
에듀테인먼트 |
12.7 |
79 |
|
공연예술 |
75.7 |
13 |
주)공연예술산업 ‘노동집약도 및 노동생산성’ 계산 시 ‘임금종사자수’에서 공연단체의 비상근단원수 제외
(그림3)문화산업내 산업별 노동집약도 및 노동생산성 비교
임금종사자 1인당 매출액으로 나타나는 공연산업의 노동생산성은 임금종사자 1인당 약 1천3백만원으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공연산업 다음으로 낮은 음악산업(약 3천1백만원)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기준에 의한 노동생산성이란 종사자 한 사람이 창출한 매출액을 산출한 지표로서 노동생산성을 말하는데(노동생산성= 매출액/임금종사자), 노동생산성이 높다는 것은 기업이 보유노동력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여 보다 많은 매출액을 창출했음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공연산업의 낮은 노동생산성은 해당 산업의 높은 노동집약도에 의해 나타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노동집약도란 매출액 1단위당 투하노동의 비율(노동집약도= 임금종사자/단위당 매출액)을 말한다. 즉, 1단위(여기서는 10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는데 투입된 생산요소 중 노동이 점유하는 비율이 상대적 점유율을 말하며, 노동의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산업을 노동집약(형) 산업이라고 한다.
아무튼 실태조사결과 한국의 공연산업은 타 문화산업에 비해 매출액 기준 노동집약도가 높고 노동생산성이 낮은 노동집약형 산업이라는 사실이 수치상으로도 확인되었다.
2. 공연예술인의 직업의식 실태
이와 같은 낮은 생산성은 낮은 임금으로 이어지며, 대체로 낮은 직무만족도를 초래할 것이라는 것이 노동경제학적인 관점의 가설이다. 그렇다면 공연예술인들은 스스로의 직업에 대해 어떠한 인식을 가지고 있을까. 공연예술인의 직업인식을 통해 낮은 생산성과 낮은 임금이 어떻게 수용되고 있는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공연예술 전문인력에 대하여 노동자적 관점과 예술가적 관점을 동시에 고려하여 분석을 시도한 『공연예술 전문인력 구조와 정책지원』(황준욱 외, 한국노동연구원, 2008)의 조사내용을 중심으로 공연예술인력의 직업인식을 살펴보았다.
2007년 7월에 실시된 실태조사는 공연예술 인력 273명의 응답 결과를 담고 있는데, 먼저 공연예술분야 종사자에게 ‘나는 예술인이다’, ‘나는 노동자이다’, ‘나는 자영업자이다’ 등 세 가지 직업적 정의에 대해 자신이 해당한다고 생각하는 정도에 따라 0점에서 10점 사이의 점수로 응답하도록 하였다.
(그림4) 직무별 공연예술 인력의 자기인식(평균) (단위: 점)
그 결과 (그림4)에 나타난 것과 같이 응답자들은 ‘예술인’에 7.46점, '노동자'에 4.69점, '자영업자'에 2.96점을 부여하여 평균적으로 예술인에 가깝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으며 자영업자라기보다는 노동자라는 인식이 더 강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인식은 창작 스태프(9.02점)와 출연자(8.25점)의 경우에 두드러졌으며, 공연운영 스태프(3.45점)의 경우에는 낮은 편이었는데, 공연운영 스태프의 경우는 '노동자'라는 인식이 4.60점으로 '예술가'라는 인식보다 높았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예술가라는 인식이 낮은 직종일수록 ‘노동자’라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5)공연예술 인력의 자기인식 유형
다음으로 7점 이상을 부여한 것에 대해 그것이 자신의 지위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간주하여 분류한 결과가 (그림5)에 나타나 있는데, 스스로 ‘예술인’이라고만 생각하는 비중이 38.1%로 가장 높았으며,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인력의 비중도 19.1%로 두 번째를 차지했다. 이 밖에 ‘예술인이면서 노동자’라는 인식이 12.5%, ‘예술인이자 노동자이면서 자영업자’라는 인식이 9.5%, ‘노동자’라는 인식 9.2%, ‘예술인이자 자영업자’라는 인식 8.1%, ‘노동자이면서 자영업자’라는 인식 2.2%, ‘자영업자’라는 인식 1.5% 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공연예술 인력들은 자신을 다양하게 인식하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볼 때 공연예술인력 중에서 예술가라는 인식을 가진 경우가 68%, 예술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32%로 나타나 스스로를 예술가로 보는 경우가 2/3 이상이었다. 반면 노동자라고 생각하는 경우는 24.2%, 자영업자로 생각하는 경우는 21.3%로 비슷하게 나타났고, 예술인도 노동자도 자영업자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부류도 19.1%나 되었다.
한편, 이와 같은 인식과 높은 상관성을 보이는 것은 공연예술분야의 총경력이라 할 수 있는데,3) (그림6)을 보면, 예술인이라는 인식은 자신의 총경력과 비례관계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영업자라는 인식도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나 노동자라는 인식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3)이승렬,「공연예술 분야 종사자의 지위인식과 행복」, 황준욱 외, 『공연예술 전문인력 구조와 정책지원』한국노동연구원, 2008
(그림6)공연예술분야 총 경력별 공연예술인력의 자기인식(단위: 점)
마지막으로 공연예술 인력이 자신의 직업에 대하여 어느 정도로 평가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002년에 수행한 바 있는「한국인의 직업의식조사(Ⅱ)」결과를 토대로 24가지 직업위세표를 제시하고, 자신과 동일한 직업위세에 속한다고 보는 직업을 선택하도록 하였다. 여기서는 '직업위세'라는 개념은 사회구성원들이 어떤 직업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권위, 중요성, 가치, 존경에 대한 인식 정도나 평가를 뜻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림7)에 따르면, 공연예술인력이 자신의 직업과 동일한 직업위세에 든다고 한 응답한 직업은 프로축구선수(35명), 컴퓨터 프로그래머(25명), 초등학교 교사(23명), 요리사(23명), 단순노무자(23명) 등이었다. 직무별로 보면, 프로축구선수는 출연자가 많이 선택하였으며,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기술 스태프의 선택이 많았다. 초등학교 교사는 공연 운영 스태프가 많이 선택하였으며, 요리사는 기술 스태프와 창작 스태프의 선택이 많았다. 출연자의 경우는 프로축구선수 뿐만 아니라 단순노무직에도 많은 응답을 했는데, 이는 출연자 직종이 양극화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하겠다.
(그림7)공연예술인력의 직업위세 인식(단위 명)
이와 같은 결과를 종합해보면, 공연예술분야에 종사하는 인력은 자신을 예술인이라 생각하지만 노동자가 아니라거나 자영업자가 아니라는 배타적인 자기규정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직업위세에 대해서도 단순노무자에서 프로축구선수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3. 공연예술산업 현황 및 공연예술인의 직업의식의 시사점
이상에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공연예술산업은 예술산업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생산성과 낮은 임금수준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높은 노동집약도의 결과라고 보여지는데, 그럼에도 공연예술인력의 직업인식에 이들의 낮은 생산성이나 소득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음 또한 특이한 현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낮은 소득에도 불구하고 예술인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있는 것은 예술의 자아실현이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할 수 있다면, 낮은 생산성으로 낮은 소득이 나타나고 있는 것에 대한 자각의식이 없는 것이라면 사회적인 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부정적 직업위세로 강화될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연구 결과가 공연예술 전문 인력의 직업인식을 대표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향후 공연예술 분야의 인력정책을 수립함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것이다.
비록 생산성은 낮지만 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결코 낮지 않은 직업의식(직무만족도)를 고려할 때, 그리고 고용없는 성장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노동집약도를 가진 산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공연예술 분야의 국가사회적인 상대적 가치는 지대하다 하겠다.
향후 산업적 관점 외에 사회/문화적 관점 등 다양한 측면의 공연예술의 기여도를 측정하여 당위론적 주장만이 아닌 공연예술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최근 한국에서 개최된 OECD세계포럼에서 GDP산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경제 발전만 측정하는 지표로는 사회 전반적인 발전이나 개인의 행복 수준을 측정하는데 부족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듯이, 경제적 기여도 외에 사회/문화적 기여도를 측정하는 지표가 산출될 수 있다면 향후 공연예술 분야의 사회적 인식도 크게 제고될 것이며, 아울러 다종 다양한 전문직 육성과 문화예술산업의 선진화를 통하여 경제의 시대를 넘어 문화의 시대로 향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이승렬, '스펙트럼 같이 넓은 공연예술인 직업위세:[통계로보는예술시장] 공연예술 전문인력의 직업인식', 『Weekly@예술경영』 NO.18(2009.3.5)
임진욱, "공연시장 규모와 노동집약형 공연산업: [통계로보는예술시장] 2009 공연예술실태조사", 『Weekly@예술경영』NO.67(2010.2.25)
황준욱 외,『공연예술 전문인력 구조와 정책지원』, 한국노동연구원, 2008
(재)예술경영지원센터,「2009 공연예술실태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