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아십니까?”... “불신지옥!”

작성자여여|작성시간11.03.10|조회수213 목록 댓글 0

‘度’를 넘어 불신을 초래하는 그 곳이 지옥이요, 그대가 악귀다!!! 


3월의 불청객 하면 우리는 꽃샘추위나 황사를 떠올리게 되지만, 그 어느 것도 3월만의 특권인 꿈과 희망을 막지는 못한다. 꽃샘추위야 그렇다치고 황사보다 더 무서운 불청객이 있다니 금시초문인데, 그렇다면 3월의 진짜 불청객은 과연 무엇일까.


그 불청객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은 다름 아닌 대학 캠퍼스다. 어렴풋이 생각나는 대학시절, 특히 신입생 시절의 3월은 새 출발의 설렘과 낭만이 함께 했던 것 같다. 그 설레던 추억과 함께 떠오르는 불쾌한 기억이 있다.


‘도를 아십니까?’ 하긴 지금 생각해보면 첫걸음을 한 그 넓은 캠퍼스의 그 많은 길을 다 알 리가 없으니 길을 안내해 줄 사람도 필요하기는 했겠다 싶다. 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발길에 차일 만큼 많은 가이드들이 필요했었을까.


뭐 생기는 것도 없는 그 짓들을 왜 그리 많은 사람들이 자원했었을까 싶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 대학 다닐 때는 낭만이 있었다. ‘도를 아느냐?’고 물어보면 ‘중앙도서관 어디로 가요?’, ‘가정관리과는 어디예요?’라고 묻기도 했고, 안다면 그냥 놔두기도 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때 그 사람들이 증산도라든가 대순진리회 같은 민족종교 내지는 유사민족종교였던 것 같다. 그로부터 30여년 가까이 지난 지금은 그때와 참 많이 다른가 보다. 그때 도를 아느냐고 물어보던 사람들은 그래도 낭만은 많고 죽음을 부르는 사명감 같은 것은 없거나 적었던 것 같았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도 많이 다른가 보다. 문제는 이들의 선교 방법이 단순한 권유가 아닌 '붙잡고 놔주지 않기', '계속 따라오면서 말 걸기', '집까지 따라오기' 등 학생들이 불쾌감을 느끼는 수준이어서 '캠퍼스 공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도를 아느냐고 우회적으로 묻던 사람들보다 더 열성적으로, 거의 목숨 걸다시피 ‘불신지옥’을 외치는 사교집단이 출현한 것은 물론이고, 거기 전염이라도 된 듯 도를 묻던 사람들조차 스토커가 돼가고 있는 것 같다. 오리 버금가는 꽥꽥거림과 지옥을 들이대는 겁박으로 만원지하철을 지옥자체로 만드는 그 못된 습속을 도인들이 배운 것일까.


신학기 개강을 맞아 캠퍼스 내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기독교를 비롯한 각종 종교단체와 동아리의 포교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입으로는 천국과 도를 말하는데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꿈보다는 저주가 난무한다. 새내기 대학생의 아름답고 감격어린 꿈을 지옥같은 악몽으로 바꿔놓는 불청객인 셈이다.


"예비소집 때 한 남자가 과 선배라고 소개해 연락처를 알려 줬는데 알고 보니 과 선배도 아니고 졸업생이었다. 교회로 데려가려고 하기에 자리를 피했지만 그 후에도 매일 문자에 시달린다"며 모 대학의 신입생 모 씨는 치를 떤다. 또 다른 재학생은 "혼자 있을 땐 정말 귀신같이 달라붙는다. 신입생들한테 비 오는 날 우산을 씌워 주면서 선배라고 다가가고 수업 뭐 듣고 있느냐면서 수강신청을 하겠다고 말을 붙이고 기술도 점점 다양해진다"고 전했다.


"그들에게 캠퍼스를 점령당했다는 생각이 든다. 불쾌하고 징그러운 느낌이 들어 경찰에 신고하고 싶은 심정"이라는 글이 H대 열린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데, 다른 대학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피해 사례를 호소하며 학내 포교 활동을 금지해 달라는 학생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비단 대학 캠퍼스만의 일이 아니다. 종로 거리를 지나는데 허여멀건 사람이 다가와서 ‘복 받으시겠네요. 조상의 음덕이 보이네요’라면서 말을 건넬 때 십중팔구는 포교활동을 하겠다는 선전포고다. 서울시내의 주요 거리에서는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길을 막은 채 특정 종교를 선전하는 이들로 인해 보행을 방해받기 일쑤다.


더욱 가관인 것은 만원 지하철을 지옥으로 만들며 고래고래 ‘불신지옥 예수천국’을 외치는 선교사들이다. 취객이나 정신병자보다 못한 그 선교사가 끌어들일 신자가 과연 몇이나 될 것이며, 그 자들이 나중에 하게 될 작태가 과연 정상적이겠는가 생각해보면 암울하다.


이처럼 대학가나 거리를 막론하고 스스로가 온 세상을 지옥이라 헐뜯는 정신병자와 드름없는 사이비 종교인들에게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기는 대학생이나 일반인이나 마찬가지다. 학생이고 행인이고, 차안이든 대로든, 대문 앞이든 골목길이든, ‘度’를 넘어 미쳐 날뛰고 천국을 안내하기 위해 지금 이 곳을 지옥으로 만들어버리는 선교활동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일까.


"인상이 참 좋으신데 '도'에 대해서 들어 보셨나요?"라고 살살거리는 그 뒤통수에 ‘댁이 도가 지나치다는 것은 알겠나’라고 조용히 묻고 싶다. "성경말씀 함께 나누고 함께 천국 가시지 않겠습니까"라고 겁박하는 쌍판에 ‘거기가 지옥 같은데...’ 라고 정상인의 대외비를 조용히 알려주고 싶다. 그렇게 생각은 해도 아직 실천을 못하는 맘씨 좋은 나는 믿거나 말거나 천국에 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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