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불만인가 노이즈 마케팅인가 논란도
서비스업 종사자에게 있어서 “고객은 왕, 아니 황제”라는 구호는 무소불위의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고객만족이 곧 윤리경영이요, 지속가능형 경영의 필요조건인 사회공헌 서비스라는 점이 강조되는 세태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과연 대다수 선량한 고객은 왕으로 황제로서 존중받는 것이 타당하지만, 기본적인 예의조차 갖추지 못한 폭군형 고객에 대해서까지 무한봉사를 해야 하는 것인지 논란의 소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잘 나간다는 떡볶이 체인점 ‘아딸’이 이와 같은 ‘황제서비스’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고객 불만의 마지노선은 어디까지인가, 고객은 마냥 무례해도 되는가 하는 폭군형 소비자에 대한 무한 서비스 논쟁과 함께 고객 불만을 가장한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논란까지 복합적으로 일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8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에는 ‘아딸 가지 마세요’라는 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되었다. 자신을 충남 천안시에 사는 여대생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A는 자폐증이 있는 자신의 동생에게 사회성을 길러주기 위해 동네에 있는 ‘아딸’을 방문해 떡볶이를 사오라는 심부름을 시켰다고 한다.
A에 따르면, 자폐증이 있는 동생에게 사와야 할 음식과 양(또는 갯수)을 적어주었지만 너무 많은 양의 음식을 가지고 돌아와 동생에게 환불해오라고 다시 심부름을 시켰으나 ‘아딸’ 측은 동생이 주문한 것대로만 줬을 뿐이라고 말하며 환불을 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환불을 해달라고 버티는 A와 ‘아딸’ 측 사이에 실랑이가 오가자 급기야 경찰까지 출동했다고 했다.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은 처음에 ‘아딸’의 서비스에 대해 질타의 글을 쏟아내기 시작했는데, 31일 새벽 이번에는 해당 ‘아딸’ 체인점의 아들이라고 밝힌 다른 네티즌B(23)가 “안녕하세요. ‘아딸 가지 마세요’라는 글의 아딸 지점 아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B가 부모님(해당 점포의 사장)에게 전해들은 말이라며 사건의 발단에 대해 설명한 바에 따르면 어머니께서는 아이가 정확히 음식의 종류와 인분을 말해 자폐증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A에게서 환불해달라는 전화를 받은 어머니는 황당할 수밖에 없었고 환불을 받으려면 직접 점포로 찾아오라는 말을 했으나 점포에 찾아온 A는 자폐증이 있는 아이를 무시해서 그러느냐고 따졌고, 어머니도 화가 났다고 했다.
B는 아무리 사회성을 기른다 하지만 어두운 저녁시간에 도보로 10~15분쯤 걸어서 자폐증이 있는 동생을 심부름시킨 것이 이해할 수 없다며 왜 파렴치한 장사꾼으로 몰아붙이는지 모르겠다고 글을 마쳤다.
A의 글에 일방적으로 ‘아딸’의 서비스 부재에 대해 공격하던 네티즌들이 B의 글이 올라오면서 A를 비난하는 양상이 나타났고, 일부 네티즌들은 이런 사소한 것까지 네티즌들의 힘을 빌려 여론몰이를 하는 것은 옳지 않아 보인다며 질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양쪽 모두의 글을 읽은 네티즌들은 한쪽 입장에서 생각할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여론이 갈리고 있다.
처음 A가 글을 올렸을 때만 해도 네티즌들은 장애아 동생이 문전박대를 당했다는 내용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분개했던 것 같다. 장애인 배려 차원에서 그냥 환불해주지 그랬냐면서 장애인의 고통을 너무 이해하지 않았다는 점, 장사꾼의 기본은 첫째도 친절, 둘째도 친절인데 아딸의 서비스 정신이 부족했다는 점 등을 비난했다.
그러나 아딸집 아들이라는 B의 글이 올라오면서 사태는 급반전되어 버렸다. 누군가가 돌보지 않으면 안될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떤 절차나 최소한의 수고도 없이 모든 게 뜻대로 이뤄지기를 바란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이유들이 네티즌에게 발각된 것이다. 자기 동생의 사회성을 기른다는 명분만으로 남의 가게에, 그것도 한 밤중에 의사소통이 자유롭지 않은 장애인에게 메모 한 장 없이 돈만 덜렁 들려 보냈다가, 자기가 사오라고 시킨 것보다 많이 들려 보냈다며(바가지라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제정신이냐, 아무리 황제같은 고객이라도 최소한의 예의도 없이 모든 것을 원하는 대로 해달라고 할 수 있는 것이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물론 불어터진 떡볶이가 환불 대상이냐, 많아 봤자 만원 어치 이상 됐겠느냐 그냥 먹어두면 될 것인데 그 정도 배려도 못하면서 어떻게 장애인을 키우면서 살겠느냐는 사소한 비난도 있었다.
그렇게 가게의 고객 서비스 문제에서 논점이 바야흐로 소비자가 왕이라고 하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폭군도 왕으로써 대우받아야 하는 것이냐는 고객의 예절 문제, 다시 말하면 바람직한 소비 자세로 이어졌고, 사회의 소수자에 대한 배려 문제에까지 논의가 확산됐다. 사회가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장애인이라고 해서 그 뒷바라지를 하는 보호자는 사회에 대해 기대하는 바를 요구하기만 하고, 스스로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장애인을 사회에 방치해놓아도 되는지 하는, 다시 말하면 보호자로서 최소한의 의무를 하지 않아도 되느냐는 문제까지 연결된 것이다.
A라는 누나는 장애인을 사회성 기르기라는 명분으로 장애인 동생에게 메모 한 장 없이 돈만 들려준 채 혼자 심부름을 보낸 보호자로서의 책무를 망각한 자신의 잘못은 외면한 채, 동생을 장애인으로 대하지 않고 보통 사람처럼 대한 가게 주인만 일방적으로 비난했다. 그리고 어찌보면 사소한 당사자 문제인 떡볶이 환불 문제에 경찰까지 끌어들이는가 하면, 그것도 모자라 인터넷에 올려 불매운동을 야기할 수 있는 주홍글씨를 쓰려다가 이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가게집 아들 B의 답글로 인해 하루아침에 되레 자신이 파렴치한이 되어 버린 것이다.
사필귀정이랄까. 대체로 약자 편에 서는, 그래서 약자인 척하여 먼저 글을 올리는 쪽이 일방적으로 유리한 게임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온라인의 정황이나 네티즌들의 정서로 보건대, A가 벌집이 된 것은 이례적이었지만 온라인에도 상식이 흐른다는 점에서는 다행스러운 사건이었다. 오죽하면 일부 네티즌들은 A가 워낙 몰상식한 걸 보니 아딸의 노이즈 마케팅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기도 했고, 이것도 기사라고 올리느냐 면서 처음 기사를 올린 아시아투데이를 매도하기도 했을까?
<아딸 떡볶이 체인점에 대해>
‘아딸’은 전국에 700개의 체인점을 가진 떡볶이 전문체인이다. ‘아딸’을 만든 오투스페이스의 이경수 대표(41)의 장인이 1972년 문을 연 문산튀김집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문산 튀김집은 아버지가 튀김을 만들고, 딸이 떡볶이를 만들며 운영했던 가게로, ‘아딸’이라는 가게 명칭도 ‘아버지튀김, 딸떡볶이’에서 따온 것이다. 사실 아딸 떡볶이의 맛도 장인으로부터 전수받은 것이다.
당시 문산튀김집 사위였던 이 대표의 직업은 전도사로 목회가 꿈이었지만, IMF 외환위기로 약속했던 융자를 받지 못하면서 떡볶이 장사에 나섰다. 2000년 11월 서울시 금호동에 분식점 '자유시간'을 열었던 이 대표는 사업에 자신이 생기자 2002년 이대역에 점포를 내면서 ‘아딸’ 1호점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 이후로 깨끗한 맛 집으로 소문나면서 점포가 빠르게 늘기 시작해서 2007년 8월에 100호점을 돌파했고, 6개월에 평균 100개씩 점포가 늘면서 최근 700호점을 열었다. 700호점이 생기기까지 문을 닫은 가게는 총 38개로 폐업률 5%의 아주 성공적인 체인망 확장기록도 가지고 있다.
이 대표가 제시하는 폐업률을 낮추는 기술은 명확하다. 첫째 정보수집을 통한 철저한 준비, 둘째는 계절과 유행을 타는지 여부 확인, 셋째 메뉴를 본사에서 관리하고 배달을 하지 않는 것 등이다. 특히 이 대표는 일정한 맛과 품질을 유지하려면 메뉴 추가와 배달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아딸 성공의 비결도 선택과 집중에 있습니다. 메뉴를 제한했고 재료를 정량화해 일정한 맛을 내도록 했죠.” 창업하겠다고 찾아오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신규점포를 월 20여개로 유지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전략 역시 맛과 품질을 관리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전략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처럼 성공적인 관리를 통해 ‘아딸’은 지난해 매출만 1,170억원을 기록했다고 한다. 물론 한식세계화와 쌀 소비 촉진이 사회적 사안이 되면서 떡볶이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졌던 점도 기여했다. ‘아딸’은 이러한 국내시장의 성공을 바탕으로 올 하반기 중국진출과 냉동식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아딸’의 성공에 한 부분을 담당해준 한식세계화에 ‘아딸’이 보답하기 위한 발걸음이라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