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밟히는 오후》
이기은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서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마다
오기로 한 너의 얼굴로 보이고
너였다가 아니기를 반복한다
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마저
너의 발자국 소리로 들린다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서
시간은 취한 듯 더디 흐르고
나는 그렇게 기다리고 있다
끝내 오지 않는 저무는 오후
너일 것이라는 기대 속에
너를 대신하여 낙엽만
내 곁에 쌓여 가지만
그래도 나는
내일이면 올지도 모를 너를 위해
그 자리를 비워 둔 채
돌아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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