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부(赤壁賦)-원문, 독음, 해석

작성자숭산|작성시간12.02.19|조회수12,243 목록 댓글 0

◈적벽부(赤壁賦)-원문, 독음, 해석

 

 
소동파 [蘇東坡, 1036.12.19 - 1101.7.28]

 

전적벽부(前赤壁賦)-소식(蘇軾)

 

壬戌之秋七月旣望(임술지추칠월기망)에 : 임술년 가을 칠월 기망(16일)에

蘇子與客泛舟(소자여객범주)하여 : 소자가 객과 함께 배를 띄워

遊於赤壁之下(유어적벽지하)하니 : 적벽의 아래에서 노니

淸風은 徐來(청풍 서래)하고 : 맑은 바람은 서서히 불어오고

水波는 不興(수파불흥)이라 : 파도는 일어나지 않았다.

擧酒屬客(거주속객)하여 : 술잔을 들어 객에게 권하고

誦明月之詩(송명월지시)하고 : 명월시를 외우고

歌窈窕之章(가요조지장)이러니 : 요조장을 노래하였는데

少焉(소언)에 : 조금 있다가

月出於東山之上(월출어동산지상)하여 : 달이 동산의 위로 떠올라

徘徊於斗牛之間(배회어두우지간)하니 : 두성과 우성의 사이에 배회하니

白露는 橫江(백로횡강)하고 : 흰 이슬은 강을 가로질러 있고

水光은 接天(수광접천)이라 : 물빛은 하늘에 접해있었다.

縱一葦之所如(종일위지소여)하여 : 갈대만한 작은배의 가는 바를 따라

凌萬頃之茫然(릉만경지망연)하니 : 만경의 아득한 물결을 타고가니

浩浩乎如憑虛御風而不知其所止(호호호여빙허어풍이불지기소지)하고 : 호호함이 마치 허공에 의지하고 바람을 타고 가는 듯하여 그칠 바를 모르겠고

飄飄乎如遺世獨立(표표호여유세독립)하여 : 표표함이 세상을 버리고 홀로 서서

羽化而登仙(우화이등선)이라 : 학이되어 신선으로 오르는 듯하였다.

於是(어시)에 : 이에

飮酒樂甚(음주락심)하여 : 술을 마시며 몹시 즐거워

扣舷而歌之(구현이가지)하니 : 뱃전을 두드리고 노래하니

歌曰 桂棹兮蘭槳(가왈 계도혜난장)으로 : 노래하기를, “계수나무 노와 목란 상앗대로

擊空明兮泝流光(격공명혜소류광)이로다 : 물속에 비치는 달 그림자를 치며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간다.

渺渺兮余懷(묘묘혜여회)여 : 아득하고 아득한 내 마음이여!

望美人兮天一方(망미인혜천일방)이로다 : 미인을 바라보니 하늘 한쪽에 있도다.” 하였다.

 

客有吹洞簫者(객유취동소자)하여 : 객 중에 퉁소 부는 자가 있어

倚歌而和之(의가이화지)하니 : 노래에 맞추어 부니

其聲이 鳴鳴然(기성 명명연)하여 : 그 소리가 오열하는 듯하여

如怨如慕(여원여모)하며 : 원망하는 듯, 사모하는 듯

如泣如訴(여읍여소)하고 : 우는 듯, 하소연하는 듯하고

餘音嫋嫋(여음뇨뇨)하여 : 여운이 가냘프고

不絶如縷(불절여루)하니 : 길게 이어져 끊이지 않음이 실끝과 같으니

舞幽壑之潛蛟(무유학지잠교)하고 : 그윽한 골짜기 잠겨있는 교룡을 춤추게 하고

泣孤舟之嫠婦(읍고주지리부)라 : 외로운 배의 과부를 울게 하였다

蘇子愁然正襟(소자수연정금)하고 : 소자가 추연히 옷깃을 여미고

危坐而問客曰何爲其然也(위좌이문객왈하위기연야)오 : 무릎 꿇고 앉아 객에게 묻기를, “어찌하여 그렇게 슬피 퉁소를 부는가?” 하자

客曰 月明星稀(객왈 월명성희)에 : 객이 이르기를, “달이 밝고 별이 드문데

烏鵲南飛(오작남비)는 : 까막까치 남쪽으로 날아간다는 것은

此非曹孟德之詩乎(차비조맹덕지시호)아 : 조맹덕(조조)의 시가 아닌가?

西望夏口(서망하구)하고 : 서쪽으로 하구를 바라보고

東望武昌(동망무창)이라 : 동쪽으로 무창을 바라보니

山川相繆(산천상무)하여 : 산천이 서로 엉켜

鬱乎蒼蒼(울호창창)하니 : 울창하니

此非孟德之困於周郞者乎(차비맹덕지곤어주랑자호)아 : 이는 조맹덕이 주유에게 곤궁하던 곳이 아닌가?

方其破荊州下江陵(방기파형주하강릉)하여 : 그가 막 형주를 격파하고 강릉으로 내려와

順流而東也(순류이동야)에 : 물결 따라 동쪽으로 진출할 때에

舳艫千里(축로천리)요 : 전함이 천리에 뻗쳐있고

旌旗蔽空(정기폐공)이라 : 깃발이 공중을 가리웠다

釃酒臨江(시주임강)하고 : 술을 걸러 강에 임하고

橫槊賦詩(횡삭부시)하니 : 창을 비껴 들고 시를 읊으니

固一世之雄也(고일세지웅야)러니 : 진실로 한 세상의 영웅이었는데

而今安在哉(이금안재재)오 :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況吾與子(황오여자)는 : 하물며 나와 그대는

漁樵於江渚之上(어초어강저지상)하여 : 강가에서 고기잡고 나무하면서

侶魚鰕而友糜鹿(려어하이우미록)이라 : 물고기와 새우들과 짝하고 고라니와 사슴들과 벗하고 있다.

駕一葉之扁舟(가일엽지편주)하여 : 일엽의 작은 배를 타고서

擧匏樽以相屬(거포준이상속)하니 : 술바가지와 술동이를 들어 서로 권하니

奇蜉蝣於天地(기부유어천지)요 : 천지에 하루살이가 붙어 있는 것이요

渺滄海之一粟(묘창해지일속)이라 : 창해에 뜬 한 좁쌀 알처럼 보잘 것 없다

哀吾生之須臾(애오생지수유)하고 : 우리의 인생이 덧없이 짧음을 슬퍼하고

羨長江之無窮(선장강지무궁)이라 : 장강의 무궁함을 부러워하여

挾飛仙以遨遊(협비선이오유)하며 : 하늘 나는 신선을 끼고 즐겁게 놀고

抱明月而長終(포명월이장종)이나 : 나르는 신선을 끼고 한가로이 놀며 명월을 안고길이 마치려 하나

知不可乎驟得(지불가호취득)일새 : 이것을 갑자기 얻을 수 없음을 알기에

託遺響於悲風(탁유향어비풍)하노라 : 여음을 슬픈 바람에 의탁하는 것이다

 

蘇子曰客亦知夫水與月乎(소자왈객역지부수여월호)아 : 소자가 말하였다 “객은 또한 저 물과 달을 아는가?

逝者如斯(서자여사)로되 : 강물은 가기를 이처럼 하나

而未嘗往也(이미상왕야)며 : 일찍이 다하지 않으며

盈虛者如彼(영허자여피)로되 : 달은 찼다 기울었다 하기를 저처럼 하나

而卒莫消長也(이졸막소장야)니 : 끝내 사라져 없어지거나 자라서 커지지 않는다

蓋將自其變者而觀之(개장자기변자이관지)면 : 그 변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則天地曾不能以一瞬(칙천지증불능이일순)이요 : 천지도 일찍이 한 순간도 가만이 있지 못하고

自其不變者而觀之(자기불변자이관지)면 : 변하지 않는다는 입장에서 본다면

則物與我皆無盡也(칙물여아개무진야)니 : 물건과 우리 인간이 모두 무궁무진한 것이니

而又何羨乎(이우하선호)리오 : 또 어찌 부러워할 것이 있겠는가

且夫天地之間(차부천지지간)에 : 또 천지의 사이에

物各有主(물각유주)하니 : 물건은 각기 주인이 있으니

苟非吾之所有(구비오지소유)인댄 : 만일 나의 소유가 아닐진댄

雖一毫而莫取(수일호이막취)어니와 : 비록 한 털끝 만큼도 취하지 말아야 하거니와

惟江上之淸風(유강상지청풍)과 : 오직 강 위에서 불어오는 청풍과

與山間之明月(여산간지명월)은 : 산 사이으 명월은

耳得之而爲聲(이득지이위성)하고 : 귀로 들으면 소리가 되고

目寓之而成色(목우지이성색)하여 : 눈을 붙이면 색을 이루어

取之無禁(취지무금)하고 : 취하여도 금하는 이가 없고

用之不竭(용지불갈)하니 : 써도 다하지 않으니

是는 造物者之無盡藏也(시조물자지무진장야)요 : 이는 조물주의 무궁무진한 보고요

而吾與子之所共樂(이오여자지소공락)이니라 : 나와 그대가 함께 즐거워 해야 할 것이다.”

客이 喜而笑(객희이소)하고 : 객이 기뻐하여 웃고

洗盞更酌(세잔갱작)하니 : 잔을 씻어 교대로 술을 따르니

肴核이 旣盡(효핵 기진)이오 : 안주와 과일이 이미 다하고

盃盤이 狼藉(배반 랑자)이라 : 술잔과 소반이 낭자하였다

相與枕藉乎舟中(상여침자호주중)하여 : 서로 배 가운데 배고 깔고 누워서

不知東方之旣白(불지동방지기백)이러라 : 동방이 이미 훤하게 밝음을 알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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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壬戌之秋 七月旣望 蘇子與客 泛舟遊於赤壁之下. 淸風徐來 水波不興.
 임술지추 칠월기망 소자여객 범주유어적벽지하. 청풍서래 수파불흥.

 
임술(壬戌) 가을 7월 기망(기望)에 소자(蘇子)가 손[客]과 배를 띄워 적벽(赤壁) 아래 노닐새, 맑은 바람은 천천히 불어 오고 물결은 일지 않더라.
 
擧舟屬客 誦明月之詩 歌窈窕之章. 少焉, 月出於東山之上 徘徊於斗牛之間.
거주촉객 송명월지시 가요조지장. 소언, 월출어동산지상 배회어두우지간.
 
 술을 들어 손에게 권하며 명월(明月)의 시를 외고 요조(窈窕)의 장(章)을 노래하더니, 이윽고 달이 동쪽 산 위에 솟아올라 북두성(北斗星)과 견우성(牽牛星) 사이를 서성이더라.
 
白露橫江 水光接天
백로횡강 수광접천
 
흰 이슬은 강에 비끼고, 물빛은 하늘에 이었더라. 
 
縱一葦之所如 凌萬頃之茫然. 浩浩乎 如憑虛御風 而不知其所止
종일위지소여 능만경지망연. 호호호 여빙허어풍 이부지기소지.
 
한 잎의 갈대 같은 배가 가는 대로 맡겨, 일만 이랑의 아득한 물결을 헤치니, 넓고도 넓구나, 허공에 의지하여 바람을 탄듯하여 그칠 데를 알 수 없고,
 
飄飄乎 如遺世獨立 羽化而登仙 於是 飮酒樂甚 구舷而歌之
표표호 여유세독립 우화이등선 어시 음주락심 구현이가지
 
가붓가붓 나부껴 인간 세상을 버리고 홀로 서서, 날개가 돋치어 신선(神仙)으로 돼 오르는 것 같더라. 이에 술을 마시고 흥취가 도도해 뱃전을 두드리며 노래를 하니,
 
歌曰 桂棹兮蘭桨  擊空明兮泝流光  渺渺兮予懷 望美人兮天一方.
가왈 계도혜난장  격공명혜소류광  묘묘혜여회 망미인혜천일방
 
노래에 이르기를 "계수나무 노와 목란(木蘭) 삿대로 물에 비친 달을 쳐서 흐르는 달빛을 거슬러 오르네. 아득한 내 생각이여, 아름다운 사람(美人)을 하늘가에 바라보도다.."
 
客有吹洞簫者 倚歌而和之 其聲嗚嗚然 如怨如慕 如泣如訴
객유취통소자 의가이화지 기성오오연 여원여모 여읍여소.
 
손님 중에 퉁소를 부는 이 있어 노래를 따라 화답(和答)하니, 그 소리가 슬프고도 슬퍼 원망하는 듯 사모하는 듯, 우는 듯 하소연 하는 듯, 
 
餘音嫋嫋 不絶如縷 舞幽壑之潛蛟 泣孤舟之嫠婦. 蘇者 愀然正襟 危坐而問客曰  何爲其然也?
여음요요 부절여루 무유학지잠교 읍고주지리부. 소자 초연정금  위좌이문객왈  하위기연야?
 
여음(餘音)이 가늘게 실같이 이어져 그윽한 골짜기의 물에 잠긴 교룡(蛟龍)을 춤추게하고 외로운 배를 의지해 살아가는 과부를 울릴레라. 소자(蘇子)가 근심스레 옷깃을 바루고 곧추앉아 손에게 묻기를 "어찌 그러한가?" 하니,

 客曰 : 月明星稀 烏鵲南飛 此非曹孟德之詩乎?
 객왈 : 월명성희 오작남비 차비조맹덕지시호?
 
손님이 말하기를 "'달은 밝고 별은 성긴데, 까막까치가 남쪽으로 날아간다.'는 것은 조맹덕(曹孟德)의 시가 아닌가?
 
西望夏口 東望武昌 山川上繆 鬱乎蒼蒼. 此非孟德之困於周郞者乎?
서망하구 동망무창 산천상무 울호창창. 차비맹덕지곤어주랑자호?
 
서쪽으로 하구(夏口)를 바라보고 동쪽으로 무창(武昌)을 바라보니 산천(山川)이 서로 얽혀 빽빽하고 푸른데, 여기는 맹덕이 주랑(周郞)에게 곤욕(困辱)을 치른 데가 아니던가?
 
方其破荊州 下江陵 順流於東也 軸로千里 旌旗蔽空
방기파형주 하강릉 순류어동야 축로천리 정기폐공
 
바야흐로 형주(荊州)를 격파하고 강릉(江陵)으로 내려감에, 흐름을 따라 동으로 가니, 배는 천 리에 이어지고 깃발은 하늘을 가렸어라.
 
釃酒臨江  橫槊賦詩  固一世之雄也 而今安在哉?
시주임강  횡삭부시 고일세지웅야  이금안재재?
 
술을 걸러서 강가에 가서 창을 비끼고 시를 읊으니 진실로 일세(一世)의 영웅(英雄)일 진데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況吾與子 漁樵於江渚之上 侶魚蝦而友麋鹿
황오여자 어초어강저지상 여어하이우미록
 
하물며 나는 그대와 강가에서 고기 잡고 나무를 하며, 물고기와 새우를 짝하고 고라니와 사슴을 벗함에랴. 
 
駕一葉之輕舟 擧匏樽而相屬  寄蜉蝣於天地  渺滄海之一粟.
가일엽지경주 거포준이상촉  기부유어천지  묘창해지일속.
 
한 잎의 좁은 배를 타고서 술잔을 들어 서로 권하고, 하루살이 삶을 천지(天地)에 으지하니 아득히 넓은 바다의 한 알의 좁쌀알이구나.
 
哀吾生之須臾  羨長江之無窮 挾飛仙以遨遊  抱明月而長終 知不可乎驟得 託遺響於悲風
애오생지수유  선장강지무궁 협비선이오유 포명월이장종 지부가호취득 탁유향어비풍
 
우리 인생의 짧음을 슬퍼하고 장강(長江)의 끝없음을 부럽게 여기노라. 날으는 신선을 끼고 즐겁게 노닐며, 밝은 달을 안고서 길이 마치는 것은 갑자기 얻지 못할 줄 알새, 끼치는 소리를 슬픈 바람에 부치노라.”
 
蘇者曰: 客亦知夫水與月乎?
소자왈: 객역지부수여월호?
 
소자 말하되 "손님꺼서도 대저 물과 달을 아는가 ?
 
逝者如斯, 而未嘗往也. 盈虛者如彼 而卒莫消長也.
서자여사, 이미상왕야. 영허자여피 이졸막소장야.
 
가는 것은 이와 같으되 일찍이 가지 않았으며, 차고 비는 것이 저와 같으되 마침내 줄고 늚이 없으니
 

蓋將自其變者而觀之 則天地曾不能以一瞬
개장자기변자이관지 즉
천지증불능이일순
 
무릇 변하는 것에서 보면 천지도 한 순간일 수 밖에 없으며,
 
自其不變者而觀之 則物與我皆無盡也 而又何羨乎?
자기불변자이관지 즉물여아개무진야 이우하선호?
 
변하지 않는 것에서 보면 사물과 내가 모두 다함이 없으니 또 무엇을 부러워하리요?
 
且夫天地之間 物各有主
차부천지지간 물각유주

또, 대저 천지 사이의 사물에는 제각기 주인이 있어, 
 
苟非吾之所有 雖一毫而莫取 惟江上之淸風 與山間之明月
구비오지소유 수일호이막취 유강상지청풍 여산간지명월
 
진실로 나의 소유가 아니면 비록 한 터럭일지라도 가지지 말 것이나, 강 위의 맑은 바람과 산간(山間)의 밝은 달은,
 
而得之而爲聲 目遇之而成色 取之無禁 用之不竭
이득지이위성 목우지이성색 취지무금 용지불갈
 
귀로 들으면 소리가 되고 눈에 뜨이면 빛을 이루어서, 가져도 금할 이 없고 써도 다함이 없으니,
 
是造物者之無盡藏也 而吾與者之所共適
시조물자지무진장야 이오여자지소공적
 
이는 조물주(造物主)의 다함이 없는 보물이니 나와 그대가 함께 누릴 바로다."
 
客喜而笑 洗盞更酌 肴核旣盡 杯盤狼藉 相與枕藉乎舟中 不知東方之旣白.
객희이소 세잔갱작 효핵기진 배반낭자 상여침자호주중 부지동방지기백
 
손이 기뻐하며 웃고, 잔을 씻어 다시 술을 드니 안주가 다하고 잔과 쟁반이 어지럽더라. 배 안에서 서로 팔을 베고 누워 동녘 하늘이 밝아 오는 줄도 몰랐어라.
 
 
 
 
▶ 소동파는 메이산[眉山:지금의 四川省] 출생. 자 자첨(子瞻), 호 동파거사(東坡居士), 애칭(愛稱) 파공(坡公) ·파선(坡仙), 이름 식(軾). 소순(蘇洵)의 아들이며 소철(蘇轍)의 형으로 대소(大蘇)라고도 불리었다. 송나라 제1의 시인이며, 문장에 있어서도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이다. 22세 때 진사에 급제하고, 과거시험의 위원장이었던 구양 수(歐陽修)에게 인정을 받아 그의 후원으로 문단에 등장하였다. 왕안석(王安石)의 ‘신법(新法)’이 실시되자 ‘구법당(舊法黨)’에 속했던 그는 지방관으로 전출되었다.
 
 
천성이 자유인이었으므로 기질적으로도 신법을 싫어하였으며 “독서가 만 권에 달하여도 율(律)은 읽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 일이 재앙을 불러 사상 초유의 필화사건을 일으켜 서울로 호송되어 어사대(御史臺)의 감옥에 갇히게 되었으며, 이 때 나이 44세였다. 심한 취조를 받은 뒤에 후베이성[湖北省]의 황주(黃州)로 유배되었으나, 50세가 되던 해 철종(哲宗)이 즉위함과 동시에 구법당이 득세하여 예부상서(禮部尙書) 등의 대관(大官)을 역임하였다.
 
 
황태후(皇太后)의 죽음을 계기로 신법당이 다시 세력을 잡자 그는 중국 최남단의 하이난섬[海南島]으로 유배되었다. 그곳에서 7년 동안 귀양살이를 하던 중, 휘종(徽宗)의 즉위와 함께 귀양살이가 풀렸으나 돌아오던 도중 장쑤성[江蘇省]의 상주(常州)에서 사망하였다. 그는 폭넓은 재능을 발휘하여 시문서화(詩文書畵) 등에 훌륭한 작품을 남겼으며 좌담(座談)을 잘하고 유머를 좋아하여 누구에게나 호감을 주었으므로 많은 문인들이 모여들었다. 당시(唐詩)가 서정적인 데 대하여 그의 시는 철학적 요소가 짙었고 새로운 시경(詩境)을 개척하였다. 대표작인 《적벽부(赤壁賦)》는 불후의 명작으로 널리 애창되고 있다.
 
 
이 작품은 소동파가 필화(筆禍) 사건으로 죄를 얻어 호북성의 황주[黃州]에 유배되어 1082년의 가을(7월)과 겨울(10월)에 황저우성 밖의 적벽에서 놀다가 지은 것이다. 7월에 지은 것을 《전(前)적벽부》, 10월에 지은 것을 《후적벽부》라 한다.
 
 
이 <작벽부> 라는 작품은 삼국시대의 옛 싸움터 적벽의 아름다운 경치와 역사의 대비, 자연과 일체화하려는 소동파의 제물철학(齊物哲學)이 결부되어, 유려(流麗)한 표현과 함께 문학으로서 높은 경지를 이룬 작품으로 만인이 애독하는 문장이다.

 

  

 

참고로 후 적벽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후적벽부(後赤壁賦)

 

 

蘇軾

 


  是歲十月之望, 步自雪堂, 將歸于臨皐, 二客從予, 過黃泥之坂, 霜露旣降, 木葉盡脫. 人影在地, 仰見明月. 顧而樂之, 行歌相答, 已而歎曰, 有客無酒, 有酒無肴. 月白風淸, 如此良夜何. 客曰, 今者薄暮, 擧網得魚, 巨口細鱗, 狀如松江之?. 顧安所得酒乎. 歸而謀諸婦, 婦曰, 我有斗酒, 藏之久矣. 以待子不時之需.

 

  이 해(임술년) 10월 보름에 설당(雪堂)으로부터 걸어 나와서 임고정(臨皐亭)으로 돌아가려 할 때에 두 손(客)이 나를 따라왔다. 황토 언덕을 지나니 서리와 이슬이 이미 내리고 나뭇잎이 다 떨어졌으므로 사람의 그림자가 비쳐 땅에 있기에 우러러 밝은 달을 보았다. 돌아보고 즐거워하여 길을 걸으며 노래부르면서 서로 화답하였는데, 이윽고 탄식하여 말하기를 “손(客)이 있으면 술이 없고 술이 있으면 안주가 없구나. 달은 밝고 바람은 시원한데, 이처럼 좋은 밤에 어찌 한단 말인가?” 하자, 손(客)이 말하기를 “오늘 저녁 무렵에 그물을 들어 고기를 잡았는데, 입이 크고 비늘이 가늘어 모양이 송강(松江)의 송어와 같습니다. 다만 어느 곳에서 술을 구하겠습니까?” 하였다.

 

 

  내가 돌아와서 부인에게 상의하니, 부인이 말하기를 “내가 한 말 술을 두어 보관한 지가 오래되었습니다. 그대의 불시(不時)의 쓰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였다.

 


  於是携酒與魚, 復遊於赤壁之下, 江流有聲, 斷岸千尺. 山高月小, 水落石出, 曾日月之幾何, 而江山不可復識矣. 予乃攝衣而上, 履?巖披蒙茸, 踞虎豹, 登?龍, 攀棲?之危巢, 俯馮夷之幽宮, 蓋二客之不能從焉. 劃然長嘯, 草木震動, 山鳴谷應, 風起水涌, 予亦?然而悲, 肅然而恐, 凜乎其不可留也. 反而登舟, 放乎中流, 聽其所止而休焉, 時夜將半, 四顧寂寥, 適有孤鶴, 橫江東來, 翅如車輪, 玄裳縞衣, ?然長鳴, 掠予舟而西也.

 

 

  이에 술과 고기를 가지고 다시 적벽강(赤壁江) 아래에서 노니, 흐르는 강물 소리가 들려오고 끊긴 강 언덕은 천 길이나 되는구나. 산이 높고 달이 작으며 수위가 떨어져 돌이 드러나니, 세월이 얼마나 지났는지 강산을 다시 기억할 수가 없구나.

 

 

  나는 마침내 옷자락을 걷어잡고 올라가서 높은 바위를 밟고 우거진 풀 속을 헤치고, 호랑이 모양의 바위에 걸터앉고 규룡 모양의 나무에 올라가고, 송골매가 살고 있는 높은 둥지에 올라가 수신(馮夷)의 그윽한 집을 굽어보니, 두 손(客)은 따라오지 못하는구나. 째질 듯한 소리로 길게 휘파람을 부니, 초목이 진동하고 산이 울림에 골짜기가 메아리치며 바람이 일고 물이 솟는 듯 하였다. 내 또한 초연(?然)히 슬퍼지고 숙연(肅然)히 두려워져 오래 머물 수가 없었다.

  돌아와 배에 올라 중류(中流)에 이르러 배가 멈추는 대로 내버려두고 쉬었다. 한밤중이 되려 할 때에 사방을 돌아보아도 조용하기만 하였는데, 마침 외로운 학 한 마리가 강을 가로질러 동쪽으로 오니, 나래가 수레바퀴만 하며, 검은 치마에 흰옷을 입고는 길게 울면서 내 배를 스쳐 서쪽으로 갔다.

 


  須臾客去, 予亦就睡, 夢一道士羽衣翩?, 過臨皐之下, 揖予而言曰, 赤壁之遊樂乎. 問其姓名, ?而不答. 嗚呼噫?, 我知之矣. 疇昔之夜, 飛鳴而過我者, 非子也耶. 道士顧笑, 予亦驚悟, 開戶視之, 不見其處.

 

  조금 후에 손(客)이 떠나가고 나 또한 잠을 자고 있었는데, 꿈에 한 도사가 깃으로 만든 옷을 펄럭이면서 임고정(臨皐亭) 아래를 지나다가 나에게 읍하고 말하기를 “적벽강(赤壁江)의 뱃놀이가 즐거웠는가?” 하여, 그의 이름을 물었으나 대답하지 않았다. “아! 슬프다. 내 그대를 알겠노라. 어제 밤에 울면서 내 배를 스쳐 지나간 것이 그대가 아닌가?” 하니, 도사는 돌아보고 웃는다. 나 또한 놀래어 잠을 깨어 창문을 열고 보니, 그가 간 곳을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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