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서울 트레킹

역사와 절경이 흐르는 6월의 산책로, 한강 나들길

작성자수명산|작성시간26.06.21|조회수16 목록 댓글 0

한강 나들길은 서울의 깊은 역사와 한강의 빼어난 절경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산책로입니다. 여정은 지하철 흑석역 1번 출구에서 시작됩니다. 조금은 가파른 오르막 계단을 숨 가쁘게 올라서면, 이내 탁 트인 시야와 함께 효사정(孝思亭)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효사정은 조선 세종조에 한성부윤과 우의정을 지낸 공숙공(恭肅公) 노한(盧閈, 자 유린) 대감의 별서(별장)였다고 합니다. 노한 대감이 모친을 여의고 3년간 시묘를 했던 바로 그 자리에 정자를 짓고, 북쪽 개성에 입니다. 이 지극한 효심에 감동해 당시 이조판서였던 강석덕이 '효사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전해집니다.

 

이곳 효사정 전망대는 서울시의 '우수경관 조망명소' 중 하나로 선정됐을 만큼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날씨가 맑은 날 정자에 오르면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한강의 경관과 함께 북한산, 남산, 응봉산, 동작대교, 한강시민공원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특히 밤이 되면 도심의 불빛과 한강이 어우러지는 야경이 무척 아름다워, 사진작가들의 출사 장소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6월의 한강, 싱그러운 강바람을 맞으며 올림픽대로 아래 한강변으로 내려서면서 본격적인 걷기가 시작합니다. 한강을 걷다 보면 우리에게 너무나 낯익은 단어인 '노들강변'이 자연스레 떠오릅니다. 노들강변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 주변의 한강을 소재로 한 신민요로, 문호월 작곡, 신불출 작사, 박부용의 노래로 1934년 오케레코드사에서 발매되어 큰 인기를 끌었던 곡입니다.

 

노량진 주변의 한강이 이처럼 '노들강변'이라 불리게 된 데에는 흥미로운 유래들이 전해집니다. 과거 이 지역에 늙은 돌이 많아 '노돌(老乭)'이라 부르던 것에서 연유했다는 설도 있고, 흰 백로가 많이 날아들던 나루터라 하여 '노량(鷺梁)'이라 부르던 것이 '노들'로 변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처럼 한강을 배경으로 한 대표적인 민요로는 경기민요인 '한강수타령', 운수 노동자들이 부르던 '뗏목노래', 그리고 신민요 '노들강변'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 중 노들강변에 얽힌 애틋한 설화가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옛날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왔던 한 선비가 주점의 기생과 깊은 사랑에 빠졌다고 합니다. 선비는 과거에 낙방한 후에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한강 백사장에서 밤낮으로 풍류를 즐겼습니다. 그러다 결국 노자가 바닥나 마지못해 고향에 다녀왔는데, 그사이 큰 홍수가 나 백사장 근처의 주점과 사랑하는 기생이 모두 물에 쓸려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선비가 허망함과 기생을 향한 절절한 그리움을 담아 강가에서 울부짖으며 부른 노래가 바로 '노들강변'의 시초라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옵니다.

 

이제 발걸음은 한강대교 아래를 통과합니다. 동작구 본동과 용산구 이촌동을 잇는 한강대교는 한강에 놓인 최초의 인도교이자, 우리 민족의 근현대사 속 수많은 애환과 이야기를 간직한 다리입니다. 1950628, 한국전쟁의 참화 속에서 다리가 폭파되는 아픔을 겪었고, 서울 수복 이후에는 임시로 부교와 가교가 놓여 시민들의 애달픈 통행로가 되어주었습니다. 이후 19579, 시멘트와 철근을 이용한 현대식 복구 공사가 착공되어 1958515일에 비로소 준공되었습니다. 격동의 세월 동안 수많은 서울 시민들이 슬픔과 희망을 안고 수없이 넘나들던, 그야말로 역사의 산증인과 같은 다리 입니다.

 

한강대교를 뒤로하고 걷다 보면, 쿵쾅거리며 전철과 기차가 쉼 없이 오가는 활기찬 소리가 귓가를 울립니다.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서울의 남북을 이어온 한강철교의 웅장한 철골 구조 아래를 지나면, 길은 여의상류IC 교차로까지 길게 이어지는 노들강변길로 접어듭니든다.

 

이곳에 조성된 아늑한 버드나무 숲길은 가만히 걷는 것만으로도 초여름의 싱그러움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줍니다. 시원한 강바람에 춤추는 초록빛 버드나무 가지 사이를 거닐다 보면, 마침내 한강 본류와 갈라져 여의도를 감싸 안는 여의샛강생태공원과 만납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