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화한강공원 양화선착장(양화나루) 입구 쉼터는 강 건너 마포구의 붉게 물든 여명과 한강의 풍경이 어우러지는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훌륭한 조망 명당입니다. 탁 트인 한강 너머로 망원한강공원을 둘러싼 산과 빌딩의 실루엣이 펼쳐지고, 우측으로는 선유도가 함께 아침을 열어줍니다. 6월을 비롯한 여름철에는 일출 방위각이 북동쪽으로 치우치기 때문에, 해가 여의도보다는 강 건너 마포구 방향에 더 가깝게 떠오릅니다.
여름철 일출을 보기 위해 서둘러 7-2번 첫 버스를 타고 선유도공원 정류장에 내렸습니다. 선유교에 올라서니 이미 동쪽 하늘에 여명이 번지고 있었습니다. 양화한강공원에서의 일출은 처음이라 이곳저곳 포인트를 찾다 보니 시간이 임박하여, 결국 양화선착장 입구 쉼터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삼각대에 스마트폰을 거치하고 준비하는 사이, 망원한강공원 위로 드디어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에 먹구름이 다소 끼어 있었지만 일출을 감상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습니다. 마침내 붉은 해가 망원한강공원의 빌딩 옆으로 솟아오르며, 잔잔한 한강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멋진 풍경을 연출해 주었습니다. 해가 솟아오르면서 마포구 일대의 독특한 스카이라인이 역광으로 까맣게 대비되었고, 그 위로 붉은 아침 햇살이 반사되는 장관을 정면에서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배낭을 정리하고 다시 걷기를 시작합니다. 양화선착장을 뒤로하고 선유교를 향해 걷는 길, 강물에 비친 그림자가 또 한 폭의 그림을 그려냅니다. 노들로에서 선유도공원을 잇는 선유교는 한강 최초의 보행자 전용 다리입니다. 프랑스의 유명 건축가 루디 리치오티(Rudy Ricciotti)가 한강과 선유도 주변의 경관을 살려 설계했다고 합니다. 초고강도 콘크리트(UHPC)를 사용하여 다리 두께가 매우 얇고 날렵하며, 바닥과 난간은 자연 친화적인 목재로 마감되어 있습니다.
총 길이 469m, 폭 4~14m 규모의 아치형 교량인 선유교는 '무지개다리'라는 별칭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다리 중심부의 아치 구간(120m)은 주변 경관과의 조화를 위해 직선축에서 7° 가량 비틀어져 있으며, 보행 시 미세한 흔들림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된 유연한 구조입니다.
다리를 건너며 좌측으로 바라본 선유도공원의 모습도 그림 같습니다. 이곳은 과거의 정수장 시설을 완전히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활용해 조성한 우리나라 최초의 환경재생 생태공원입니다. 한강 중심부의 선유도 섬 전체(11만 4천㎡)에 걸쳐 자리 잡고 있으며, 자연과 인공 조형물이 독특하게 어우러진 휴식 공간입니다.
길을 이어가니 양화대교가 점점 가까워집니다. 그 너머 강 건너편에는 우뚝 서 있는 서울화력발전소(당인리 발전소)의 웅장한 실루엣이 보입니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시선을 더 돌리면, 지하철 2호선이 바쁘게 한강을 가로지르는 당산철교까지 한눈에 이어집니다. 구름에 살짝 가려져 완전한 둥근 모양이 아닌, 날카롭고 붉은 호(Arc)를 그리며 솟아오르는 새벽 태양이 마치 초승달처럼 보입니다. 유유히 흐르는 한강과 길게 늘어진 수양버드나무, 그리고 관공선 선착장을 차례로 지납니다.
아름다운 한강변 풍경을 즐기며 걷다 보면, 여의하류IC 교차로가 마중 나올 즈음 새로운 보행로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사이 새로운 길이 뚫려 여의도로 진입하기가 한결 편해진 것 같습니다. 기분 좋은 발걸음으로 이제 여의도한강공원 구간으로 접어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