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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함이란 의미있음 이로다

작성자편안한 하루(민영전)|작성시간08.10.24|조회수4 목록 댓글 2

   존재함이란 意味있음 이로다
우리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내일에 희망을 걸고
변동시킬 수 없다는
운명에 기대를 걸며
오늘 또
가슴속에서
작게 부서지는 후회에
쓴웃음을 지으며
하루를 보내고 맞는다.
삶이란
이미 결정지워진 것이라는
운명론에
핏대를 세우며 부정하려 들고
모든 것이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변동시킬 수 있다는
자유의지론에는 ¹
왠지 자신의 존재가
초라해지고 만다.
깡소주를 함께 마시며
같이 고뇌하고 기뻐한들
우리는 온전히
서로의 존재를 이해할 수 없는
불완전한 존재
모든 것을 다 바쳐서라도
우리의 우정은, 사랑은
영원할 것이라며
뜨거운 마음을 나눈다고 해도
엔젠가는 갈라서야 할
그래서 또 혼자인
외롭고 유한한 존재
난해한 수학문제를
손쉽게 풀어내고
몇 개 국어를 모국어처럼
막힘없이 엮어나간다 해도
"왜 사는냐"는 질문에도
쉬 대답을 하지 못하고
당황해하는
어설픈 존재
하지만
우리는 존귀하다.
죽어서도 이름이 사라지지 않는
영웅, 호걸, 賢人보다도
비록 못났지만
현재 존재하기에 존귀하다.
역사를 뒤흔들고
세상을 건진
많은 위인들은
과거의 존재이기에 공허하다.
세상의 조류에
힘없이 휩쓸린다 해도
존재하기에 존귀하다.
세정에 때묻지 않은
소녀의 청순함을 사랑하고
의식하며 꾸밀줄 모르는
동심을 사랑하고
구수한 숭늉처럼
소박한 시골인정을 사랑하고
자욱한 미명에
물끄러미 얼굴을 내미는 태양을
이른 아침마다 창가에 와서
몽롱한 정신을 두드리는 새소리를
온누리를 동화 속의 나라로
만들어 주는 함박눈을
끔직히도 광활한 설경의
적만한 고요함을
살랑이는 봄바람에
돋아나는 연초록의 새싹을
얼음이 녹아내리는 계곡의
청명하게 굴러가는 물소리를
松林 속에서 누워 듣는
한가로운 바람소리를
바닷물을 때린 비가
피워 올리는 물안개를
울긋불긋하 단풍 속을
묻어나온 메아리를
꼬추잠자리가 날고 있는
흐드러진 코스모스밭을
혼자 남은 선술집에서
듣는 뱃고동소리를
땅거미가 내리는
황혼녘의 노을무리를
어둠깔린 山寺에서
흘러나온 범종소리를
임자없이 떠 있는
무심한 밤별들을
잠자리에 찾아드는
감이 먼 기적소리를
…………………
사랑한다.
또 그만큼 많은 것들을 미워하고
못난 나는
오늘도 이렇게 존재하고 있다.
존재함이란
意味있음이로다.
 ▲ 1986년 2월 12일에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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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편안한 하루(민영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10.25 이십수년 전 풋풋한 시절에 썼던 글입니다. 요즘처럼 존재감이 없는 삶의 모습을 돌아보며 조용히 되새겨봅니다.
  • 작성자산비탈(우) | 작성시간 08.10.29 의미 ````의미~~~~~~~~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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