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t1.daumcdn.net/cafe_image/mobile/bizboard_placeholder.jpg)
존재함이란 意味있음 이로다 |
우리는 |
전혀 예측할 수 없는 |
내일에 희망을 걸고 |
변동시킬 수 없다는 |
운명에 기대를 걸며 |
오늘 또 |
가슴속에서 |
작게 부서지는 후회에 |
쓴웃음을 지으며 |
하루를 보내고 맞는다. |
삶이란 |
이미 결정지워진 것이라는 |
운명론에 |
핏대를 세우며 부정하려 들고 |
모든 것이 |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
변동시킬 수 있다는 |
자유의지론에는 ¹ |
왠지 자신의 존재가 |
초라해지고 만다. |
깡소주를 함께 마시며 |
같이 고뇌하고 기뻐한들 |
우리는 온전히 |
서로의 존재를 이해할 수 없는 |
불완전한 존재 |
모든 것을 다 바쳐서라도 |
우리의 우정은, 사랑은 |
영원할 것이라며 |
뜨거운 마음을 나눈다고 해도 |
엔젠가는 갈라서야 할 |
그래서 또 혼자인 |
외롭고 유한한 존재 |
난해한 수학문제를 |
손쉽게 풀어내고 |
몇 개 국어를 모국어처럼 |
막힘없이 엮어나간다 해도 |
"왜 사는냐"는 질문에도 |
쉬 대답을 하지 못하고 |
당황해하는 |
어설픈 존재 |
하지만 |
우리는 존귀하다. |
죽어서도 이름이 사라지지 않는 |
영웅, 호걸, 賢人보다도 |
비록 못났지만 |
현재 존재하기에 존귀하다. |
역사를 뒤흔들고 |
세상을 건진 |
많은 위인들은 |
과거의 존재이기에 공허하다. |
세상의 조류에 |
힘없이 휩쓸린다 해도 |
존재하기에 존귀하다. |
세정에 때묻지 않은 |
소녀의 청순함을 사랑하고 |
의식하며 꾸밀줄 모르는 |
동심을 사랑하고 |
구수한 숭늉처럼 |
소박한 시골인정을 사랑하고 |
자욱한 미명에 |
물끄러미 얼굴을 내미는 태양을 |
이른 아침마다 창가에 와서 |
몽롱한 정신을 두드리는 새소리를 |
온누리를 동화 속의 나라로 |
만들어 주는 함박눈을 |
끔직히도 광활한 설경의 |
적만한 고요함을 |
살랑이는 봄바람에 |
돋아나는 연초록의 새싹을 |
얼음이 녹아내리는 계곡의 |
청명하게 굴러가는 물소리를 |
松林 속에서 누워 듣는 |
한가로운 바람소리를 |
바닷물을 때린 비가 |
피워 올리는 물안개를 |
울긋불긋하 단풍 속을 |
묻어나온 메아리를 |
꼬추잠자리가 날고 있는 |
흐드러진 코스모스밭을 |
혼자 남은 선술집에서 |
듣는 뱃고동소리를 |
땅거미가 내리는 |
황혼녘의 노을무리를 |
어둠깔린 山寺에서 |
흘러나온 범종소리를 |
임자없이 떠 있는 |
무심한 밤별들을 |
잠자리에 찾아드는 |
감이 먼 기적소리를 |
………………… |
사랑한다. |
또 그만큼 많은 것들을 미워하고 |
못난 나는 |
오늘도 이렇게 존재하고 있다. |
존재함이란 |
意味있음이로다. |
▲ 1986년 2월 12일에 쓰다. |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