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커피숍 창가에 앉아서
인터넷 쇼핑을 한다
오일 스테인과 롤러와 붓을 주문하고
보호비닐 테이프도 주문한다
오래된 친구들과 만남후
동네로 돌아오는길
길가 2층 가정집을 개조한 작고 하얀 커피숍으로 들어가
선풍기 바람을 맞으며 캐모마일 한잔을 시켰다
부부인듯한 젊은 남녀가 주인
뜨네기 손님 한명 ㅡ 나
집으로가면 저녁준비로 마음이 바빠져 한갖지게 있지 않는다
엄마라는 이 존재는
자식이
엄마보다 더 강해졌는데도 천직이 부엌데기인 것처럼
아이가 있으면 을이 된다
에잇
하기싫음 ㆍㅡ너 알아서 챙겨 먹어 엄마는 안먹을래
아니면 ㆍㅡ저녁은 너가 차려
라고 하면 될터인데
그게 안된다
늦어져도 부산해지고
머리가 핑핑 안돌아가 뭐 맛난 한끼가 생각나지 않을 때도
생각이 많아지고
ㆍ
안하면 될터인데
아이가 있으면 그게 안된다
엄마가 없으면 자기가 알아서 챙겨 먹으니
나는 작은 커피숍에서 저녁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정기적인 모임 맴버는 아니지만
친하게 지냈던 지인들이 아프거나 배우자가 위중해 졌거나
하는 소식을 듣는다
다니던 직장의 좋은 어린 동료였던 남자는
그동안 최선을 다해 가족을 부양했으니
퇴직하면 부인도 자유를 주고 자기도 꿈을 이루고자
서로 양해하에
부인과 떨어져 부산이나 제주에서 자기만의 공간을 누리겠다며
꿈에 부풀어 있던 요리 잘했던 남자는
일년씩이나 주는 공로휴가(월급 다 받고 일하러 나오지 않는 월급쟁이 인생 최고의 시간)를
위중한 병으로 병원을 들락날락하며 몇달을 쓰다가
이승을 하직했다는
허무한 소식도 듣는다
건강하게 잘 지내자고
노중년의 여인들이 조용히 건배를 한다
맛난거 먹고 바다가 펼쳐진 대형까페서 커피도 마시고
만나서 즐겁게 수다도 떨었는데
행복한 시간을 누리지 못한 착한 지인들의 얘기에 마음이 애통하다
하얀 커튼이 리본으로 묶여져 있는
옛날 감성 물씬 풍기는 창가자리에 앉아서
주님께 잠시 하소연도 하고
감사도 드리고 집에 왔다
맛난거 잔뜩 시켜 차려놓고 먹고 있는 딸아이와
귀가의 포옹 둠칫둠칫
ㅡ오늘 재밌었어요? 뭐 드셨어요? 어디갔어요?
ㅡ응 송도 바다에 갔지
오랫만에 갔더니 좋네
딸아이가 먹는 모습을 바라보며
서로의 오늘 일들을 이야기하고
나도 딸아이도 별 재미없는 상대편 얘기를 추임새 넣어가며 들어준다
.ㆍㆍㆍㆍㆍ
그래서 끝은 어떻게 되었어요? 동화책의 결말이 궁금한 아이에게
그렇게 오랫동안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라고
스포일러를 알려주듯이
우리들의 이야기책 결말도 그렇게 쓰여지기를 바랍니다
나도 , 보미님들도 ㆍㆍ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