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
자비는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는 자심과 중생의 고통을 없애 주는 비심의 의미가 합쳐서 형성된 불교 용어입니다.
자비심은 발고여락: 즉 고통을 없애주고 낙을 베풀면 중생이 안심입명, 즉 편안히 삶을 영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불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본적인 행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자비에도 그 행하는 이의 수행과 마음가짐에 따라 단계가 있고 종류가 있다고 하니, 잘 알고 내 자비심을 좀 높은 단계의 자비심으로 키워 나가야 하겠습니다.
대지도론에서는 자비를 세 가지 층으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첫번째는 중생을 인연으로 삼는 것이며, 둘째는 법을 인연으로 삼는 것이며, 셋째는 인연이 없는 것입니다.
1. 중생연자비: 친한 사람이나 친분이 없는 사람 모두를 친한 사람에게 하는 것과 똑같이 베푸는 자비입니다. 이것은 범부 또는 도에 뜻을 두면서도 아직 번뇌를 끊어버리지 못한 이가 일으키는 자비인데, 우리가 흔히 길거리의 배고픈 거지를 보고 '아 우리 어머니 혹은 아버지가 저렇게 비참한 상황 이었다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라고 여겨 자비를 베푸는 것과 같은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2. 법연자비: 일체의 법이 오온의 거짓된 화합임을 알고, 대상과 마음의 본체가 공한 줄을 깨달은 성자들이 일으키는 자비입니다. 이것은 앞서의 자비보다 좀 더 나아간 것으로 일체의 모든 것이 공임을 알고 세상의 인연법을 잘 알아, 남이 나에게 해를 가할 지라도 그것이 어떤 업에서 오는 것인지 관하여 도리어 나를 괴롭히는 이를 도리어 감싸 줄 수 있는 마음, 혹은 불쌍한 이를 보았을 때, 단지 그의 상황을 불쌍히 여기는 것이 아니라 업의 윤회가 그러함을 꿰뚫어 보고 고통받는 중생이 진정으로 해탈할 수 있는 방법을 베푸는 등의 자비를 말합니다.
3. 무연자비: 온갖 차별된 견해를 여의고 모든 법의 실상을 아는 부처에게만 있는 자비입니다. 이미 대상과 마음등 모든 현상의 헛된 모습을 알 뿐만 아니라, 인연에 따라 동요됨이 없는 부처가 저절로 일체 중생에 대하여 고통을 없애고 낙을 주려는 힘이 있음을 말합니다. 이는 이미 자비니 무어니 하는 관념이 없이 그 자체가 자비의 화신이 되어 일체의 인연되는 존재를 복되게 하는 자비를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