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읽은 때~2026.6.10~21.
♡ 만화책과같이 그림의 책이 특이한데~~♡
♡ 앞 표지 뒤에서
* 쑥
불안을 동력삼아 쓰고 그렸다. 매일 흔들리면서도 끝내 붕괴되지 않기 위해 소란한 날들을 기록했다. 그 궤도를 따라 지은 책으로 <흐릿한 나를 견디는 법>, <무명의 감정들> 등이 있다. 세 번째 책을 엮음을 깨닫는다. 완벽하게 균형을 잡지 못해도 삶은 사라진다는 사실을. 조금 기울어진 채로 느슨하게 중심을 잡는 것. 그게 나의 속도라는 것을.
125쪽
* 꽃을 보려고 사는 것 같다.
봄에는 벚꽃을, 여름에는 장미를, 가을에는 단풍을, 겨울에는 눈꽃을.
그 사이 기념일들에는 꽃다발을.
일상이 번번이 특별할 수는 없지만.
꽃을 챙기는 순간을 잃지 않으며 살고 싶다.
성실하게 온 주말.
틀리지도 비가 온다.
창밖 벚나무가
앙상한 모습으로 피를 맞고 있다.
폴폴 떨궈지는
연한 꽃잎이 아쉽지만
사진첩의 올해의 봄을
넘치도록 담았으니 괜찮다.
276쪽
* 이렇게 마음이 여유로운 날이면
사람들을 가만히 살펴본다.
버스를 타러 뛰어가는 사람,
휴대폰을 보며 걷는 사람....
저 사람들에게는
어떤 서사가 숨어 있을까?
하고 바라보면
세상이 조금은 애뜻해진다.
281쪽
* 타인의 존재를 통해 내가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는 과정을 생각보다 큰 힘이 된다. 문득 돌아보면 그날의 대화 내용은 벌써 흐릿하다. 하지만 함께 웃으며 들이마신 공기들의 온도와 헤어질 때 나누었던 짧은 인사의 잔상은 몸속에 단단히 새겨진다. 기록되지 않을 만큼 평범한 순간들이 모여 다음 만남까지 나아갈 수 있는 다리가 되어준다. 거창한 이론이나 격려가 아니더라도, 그저 안부를 묻고 밥을 먹는 일만으로 하루의 매듭은 단정하게 지어진다.
283쪽
* 세상일이 다
내 마음대로 되면
얼마나 좋을까.
실패는
웃고 있을 때 덥석 고해지고
불행은
평안한 한낮에 쳐들어 온다.
비극은
결코 녹화하는 법이 없다.
보고 싶은 사람은
보고 싶을 때 볼 수 없고
보기 싫은 사람은
거짓말처럼 매일 봐야 한다.
삶의 기본값이 고통이라지만,
그래도 그렇지,
이건 좀 너무하다.
마음이 부서지는 일은
잊을만하면 생겨나고
번번이 그 부스러기들을
털고 일어나야만 한다.
울 일이 많아, 갠.
근데 그간 못 울었을 거야.
울 데가 없어서.
드라마 속 대사가 명치에 얹힌다.
온 세상이 멸하고 다 무너져 내려도
풀 한폭이 서 있으면 있는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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