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저자 김정운
년도 2016년
|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과 같이 무어라 명확하게 규정할 수 없는, 그러나 마음 따뜻해지는 이런 종류의 기억을 심리학에서는 ‘노스텔지어nostalgia’라고 한다. 한국어로는 향수 혹은 그리움으로 번역된다. 그러나 노스텔지어는 좀 더 복잡한 심리 상태다. 노스텔지어는 17세기 요하네스 호퍼Johannes Hofer, 1669~1752라는 스위스 의사가 자신의 박사 학위 논문에서 처음 사용했다. 그리스어의 ‘귀향’을 뜻하는 ‘노스토스nostos’와 ‘고통’을 뜻하는 ‘알고스algos’를 합쳐 만든 단어다. 스위스 용병들이 고향을 그리워한 나머지 소화불량, 감기, 우울, 졸도, 심지어는 죽음에까지 이르는 증상을 보고, 이를 뭉뚱그려 노스텔지어라고 칭한 것이다. -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김정운 |
| 그리움 가장 아름다운 단어를 꼽으라면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두 단어는 꼭 포함된다. ‘어머니’와 ‘그리움’이다. 특히 그리움은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 된다. 그래서 그리움을 주제로 한 문학이나 음악이 그렇게 많은 거다. 독일 가곡에서 직간접적으로 그리움Sehnsucht과 관련된 노래를 빼면 부를 노래가 그리 많지 않다. 우리말에서 ‘그리움’은 세계 그 어떤 단어보다도 아름다운 말이다. ‘그리움’은 그림, 글과 어원이 같다. 모두 ‘긁다’라는 동사에서 유래된 말이다. 긁는다는 것이 뾰족한 도구로 대상에 그 흔적을 새기는 행위하고 할 때, 활자의 형태로 긁는 것은 ‘글’로, 선이나 색을 화폭 위에 긁는 것은 ‘그림’이라는 말로 변형되었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생각이나 이미지를 마음속에 긁는 것은 ‘그리움’이 된다. 참으로 기막히게 아름다운 단어이다. -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김정운 |
| 세로로 쓰인 일어 책을 읽으면 참 착해진다. 고개를 쉴 새 없이 끄덕여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까지 끊임없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살아왔다. 그래서 참 많이 힘들었다. -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김정운 |
| 의자를 사야 한다! 뒤로 약간 자빠지듯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그런 의자를 사야 한다. 의자야말로 공간을 의미 있는 장소로 만드는 가장 훌륭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왕과 귀족의 지배에서 풀려난 근대 부르주아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자신들만의 의자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 유명한 ‘치펀데일풍風 의자’가 바로 그것이다. 의자에 앉았을 때, 주체로서 삶이 확인된다. -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김정운 |
| 나는 지난 10여 년간 정부의 여가정책포럼 위원장, 대통령정책자문위원회 전문위원, 한국여가문화학회 회장 등의 역할을 맡으며 주5일 근무제가 구체화되는 과정에 적극 참여했다. 공휴일과 일요일이 겹치면 참으로 억울해지는 듯해서 ‘대체휴일제’를 만드는 일에도 앞장섰다. -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김정운 |
| 산책散策은 우울함에 대항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걷다 보면 주의attention가 분산되면서 우울함과 상관없는 전혀 다른 생각이 떠오른다. 걷기에 동반되는 몸의 리듬은 유쾌한 감정을 일으킨다. 즐거우면 몸을 흔들게 되지만, 몸을 흔들면 즐거워지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프랑스 철학자 앙리 르페브리Henry Lefebvre, 1901~1991가 돌다 돌다 마지막에 파고든 주제가 바로 이 ‘리듬분석Elements de rythmanalyse’이다. 르페브르에 따르면 몸의 리듬은 사회문화적으로 구성된다. 걷기는 고도의 문화적 행위라는 것이다. -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김정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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