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스크랩] 여름일기

작성자노미자 (Helena)|작성시간16.07.07|조회수14,294 목록 댓글 0


여름일기 /이해인



여름일기1

여름엔
햇볕에 춤추는 하얀 빨래처럼
깨끗한 기쁨을 맛보고 싶다
영혼 속까지 태울 듯한 태양 아래
나를 빨아 널고 싶다.





여름엔
햇볕에 잘 익은 포도송이처럼
향기로운 땀을 흘리고 싶다
땀방울 마저도 노래가 될 수 있도록
뜨겁게 살고 싶다.





여름엔
꼭 바다에 가고 싶다.
바다에 가서
오랜 세월 파도에 시달려온
섬 이야기를 듣고 싶다.
침묵으로 엎드려 기도하는 그에게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싶다.




여름일기2

사람들은
나이 들면
고운 마음
어진 웃음
잃기 쉬운데
느티나무여!





당신은 나이 들어도
어찌 그리 푸른 기품 잃지 않고
넉넉하게 아름다운지
나는 너무 부러워서
당신 그늘 아래
오래오래 앉아서
당신의 향기를 맡습니다.
조금이라도 당신을 닮고 싶어
시원한 그늘 떠날 줄을 모릅니다.





당신처럼 뿌리가 깊어 더 빛나는
시의 잎사귀를 달 수 있도록
나를 기다려 주십시오
당신처럼 뿌리 깊고 넓은 사랑을
나도 하고 싶습니다.




여름일기3

아무리 더워도
덥다고
불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차라리
땀을 많이 흘리며
내가 여름이 되기로 했습니다.

일하고 사랑하고
인내하고 용서하며
해 아래 피어나는
삶의 기쁨 속에 

여름을 더욱 사랑하며
내가 여름이 되기로 했습니다.


음악/DANIEL BOONE / BEAUTIFUL SUNDAY

              



다음검색
스크랩 원문 : 향기있는 좋은글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