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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

작성자노헬레나|작성시간22.05.08|조회수131 목록 댓글 0


어머니께 드리는 노래/이해인

어디에 계시든지
사랑으로 흘러
우리에겐 고향의 강이 되는
푸른 어머니.

제 앞길만 가리며
바삐 사는 자식들에게
더러는 잊혀지면서도
보이지 않게 함께 있는 바람처럼
끝없는 용서로
우리를 감싸안은 어머니.

당신의 고통 속에 생명을 받아
이만큼 자라 온 날들을
깊이감사할 줄 모르는
우리의 무례함을 용서하십시오.

기쁨보다는 근심이
만남보다는 이별이 더 많은
어머니의 언덕길에선
하얗게 머리 푼 억새풀처럼
흔들리는 슬픔도 모두 기도가 됩니다.

삶이 고단하고 괴로울 때
눈물 속에서 불러 보는
가장 따뜻한 이름, 어머니
집은 있어도
사랑이 없어 울고 있는
이 시대의 방황하는 자식들에게
영원한 그리움으로 다시 오십시오, 어머니.

아름답게 열려 있는 사랑을 하고 싶지만
번번히 실패했던 어제의 기억을 묻고
우리도 이제는 어머니처럼
살아 있는 강이 되겠습니다.
목마른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푸른 어머니가 되겠습니다.
 


어머니-이해인

당신의 이름에선
색색의 웃음 칠한
시골집 안마당의
분꽃 향기가 난다

안으로 주름진 한숨의 세월에도
바다가 넘실대는
남빛 치마폭 사랑

남루한 옷을 걸친
나의 오늘이 그 안에 누워 있다

기워 주신 꽃골무 속에
소복이 담겨 있는 유년의 추억

당신의 가리마같이
한 갈래로 난 길을
똑바로 걸어가면

나의 연두 갑사 저고리에
끝동을 다는
다사로운 손길

까만 씨알 품은
어머니의 향기가
바람에 흩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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