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식사 전 시간을 내어 치앙마이대학 CMU(Chiang Mai University)에 있는
앙깨우호수 Ang Kaew Lake 에 다녀오기로 했다.
저녁노을이 아름답다는 댓글 평가가 많아 구미가 동했다.
쏭태우를 타고 CMU 정문을 들어서니 기사가 오른쪽 승강장에 내려준다.
차에서 내려 둘러보니 캠퍼스 입장 매표소가 있고
50-60여명의 관광객이 셔틀을 타기 위해 웅성이고 있었다.
언어로 보아 대부분 중국인이었다.
소란스럽고 어수선하여 그냥 지나쳐 걸어들어가려 하니
가드 청년이 막아서며 입장권을 요구한다.
다른 길로 가려해도 막무가내로 입장권을 요구하며 학내 진입을 막아섰다.
이런 시스템이 있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강요되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중국에서 치앙마이대학 교정과 캠퍼스내에 있는
앙깨우호수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고
그 후로 너무 많은 중국인들이 몰려와 학습에 방해되는 바람에
학교당국에서 관광객의 캠퍼스 진입을 막고
순환셔틀을 이용하도록 강제한 것이다.
인해전술의 중국 관광문화가 낳은 해프닝이지만
그걸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제3국인으로서는
어이없고 불쾌할 수 있는 일이었다.
원치 않는 셔틀운행에 60바트(약2400원)씩을 지불하고
볼만한 것도 없는 캠퍼스를10여분만에 휘이휘이 돌아 앙깨우 호수에 도착하니
역한 물비린내가 코를 찌른다.
얼른 자리를 피해 저수지 둑을 걷는데
인터넷에서 그토록 호평일색이던 노을은
뿌연 날씨 속에 흐려지고
10분의 체류시간은 여지없이 흘러가버렸다.
인터넷 여행담들은 주로 짧은 순간의 감정이나 감상을 담아내기 마련이다.
많은 블로그나 카페처럼 진지한 여행기도 있으나
특히 짧은 댓글 체험기들은 그 실상을 신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게다가 최근엔 유트브나 인스타그램들을 이용한 비즈니스 목적으로
다소 과장된 제스쳐의 체험담을 미디어를 통해 경쟁적으로 표출하고 있어
자칫 진실을 오도할 여지가 있다.
국내 많은 방송이나 지면언론의 각종 해외여행 기획프로그램들 또한
시청률과 구독률 압박에 과도한 과장 방송이나 지면송출에 빠져 있기도 하다.
그래서 최근 나의 여행계획은
인터넷정보에 지나치게 의지하기보다
좀 더 주체적으로 정보를 분석하고 해석하는데 촛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치앙마이대학 셔틀순환은
다시한번 나의 생각에 확신을 가져다준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