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성기로 아버지를 대필한다 의뢰인의 요구를 아주 무시
할 수는 없으므로, 나는 얼굴이나 발가락을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써놓고 보니 닮은 것 같긴 하지만, 다시 쓰고 싶은 마음 때문에 이생이 불편하다
처음엔
어떻게 하면 아버지 문장을 닮아갈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지금은
어떻게 하면 아버지 흔적을 지워버릴 수 있을까 고민한다
제발 대필자의 마음을 헤아려달라고,
산 갈피에 아버지를 묻으며 거친 문장을 종결한다
박후기 [ 격렬비열도 ]중
159 번째 필사
오늘도 네번이나 다시 쓰다
처음 두번은 좌우밸런스가 맞지 않아
세번째는 익숙하게 써내려 가다가 오자
어제는 다섯번씩이나 썼음에도
결정적 탈자 때문에 지적을 당했다
마지막 행의 마침표를 빼 먹고도
열번씩 읽으며 찾아봐도 찾을수 없었던 마침표 하나
마침표 하나의 의미를 아는 친구의 지적이니
감사한 마음으로 배웠다
필사를 하면서 제대로 글쓰기를 배워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그래서 뭐하게?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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