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C, College of Social Work, MSW 과정에 계신 장경희 학우의 여행기입니다.
5.11.2002
우리는 샤르트르로 간다. 그곳에 사는 언니의 친구 가족이 점심초대를 하
셨다. 프랑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니 어딘지 풍경이 한국을 닮아있다.
그리운 낮은 구릉들이 만들어내는 곡선! 가도가도 들판만 보이는 미국과
는 달리 가끔씩 보이는 농가의 정취가 한가롭다. 비가 보슬보슬 내리기
시작하는데 언니는 와이퍼를 작동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와이퍼가 오래
되어서 돌리고 나면 오히려 앞이 뿌옇게 되어서 앞이 더 안 보인단다. 나
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너무나 언니답다! 비가 제법 많이기 내리기
시작하자 언니가 와이퍼를 돌린다. 이정도 비가 와야 제 기능을 한단다.
ㅎㅎ. 파리의 고속도로에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한없이 달려도 지
루하지 않을 것 같다. 운전하는 언니는 싫겠지만 ... 샤르트르 시내는 파
리와는 사뭇 달랐다. 대부분의 건물들이 나즈막하고 평화로운 시골 분위
기가 물씬 풍긴다. 샤르트르 성당은 노틀담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스테인
드글라스가 어느 성당보다 아름답다. 노틀담성당이 이 성당을 본떠서 만
든 거란다. 무거운 잿빛 하늘 아래 육중하게 서있는 성당의 위엄에 마음
이 숙연해진다. 성당 벽을 가득 채우고 있는! 섬세한 부조물들. 저 높은
첨탑의 마무리는 과연 누가했으며, 저 높은 꼭대기의 부조들은 누가 만들
었을까? 성당 안은 다른 성당보다 어두웠다. 스테인드글라스에 그려진 세
세한 그림들을 알아볼 수는 없었지만 그것들을 만들던 장인들의 손길을
떠올리게 된다. '거룩하다는 것'이 어쩌면 이런 것들로 부터오는 착각인
지도 모르겠지만 뭔가 숙연해지는 이런 느낌이 우리에게 어쩌면 꼭 필요
한 지도 모르겠다. 어느 성당이든 관광객들을 모두 받아들이면서도 미사
나 각종 의례행사들은 언제나처럼 거행된다. 예배를 드리는 성소를 둘러
싸고 있는 섬세하고 작은 조각상들이 머리를 가로젓게 한다.
몇 개의 작은 마을들과 벌판을 지나, 또 하나의 작은 마을에 접어드니 언
니를 반기는 개가 컹컹거리며 뛰어나온다. 집주인 유봉상 화백이 우리를
맞는다. 뛰어난 위트와 유머감각이 언니와 쌍벽을 이루며 시간가는 줄 몰
랐다. '못을 박아서 근수대로 파는 화가'라는 언니의 소개에 흔쾌히 맞다
하며, 자신이 재불작가라 불리기 보다는 '재벌작가'라 불리기를 원하다
하지만, 심플하면서도 깊이 있는 '오브제회화'(나는 이런 걸 꼴라쥬라고
하나요?했다가 언니한테 쿠사리만 받았다. 한국 신문에 난 기사를 보고
답을 찾았지만.)의 작품성에 암암리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요리를
하나도 어렵지 않게 탁탁 해내는 안주인과 아직도 어리광이 남아있는
딸, 이 세명의 가족이 똘똘뭉친 친구처럼 보인다. 집 내부는 우리나라 토
담집을 연상시킨다. 직접 꾸미신 거란다. 커다란 체리나무가 한가운데
선 뒤뜰에는 채소를 심으려고 한편이 밭으로 갈려져 있고, 옆 집의 아기
자기한 꽃정원과 한가롭게 산책을 나선 닭들이 여느 시골의 모습을 떠올
리게 한다.
점심식사로 나온 싱싱한 연어회가 말그대로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든
다. 날씨가 쌀쌀하다고 계획에 없이 썩둑썩둑 썰어만든 부추오징어전 또
한 기가 막히다. 메밀가루로 반죽을 한거라는데 고소한 맛과 깔깔한 느낌
이 입맛을 당긴다. 남은 연어회로 만든 회덮밥은 배가 아무리 불러도 절
대로 남길 수가 없었다.
저녁은 절대!! 안먹을 것이며, 점심만 먹고 일찍 파리로 돌아가자는 언니
의 애초 결단이, "라크레 해줄께 더 놀다가!"라는 말에 우루루 무너졌
다. 밥값(?)도 할겸, 생전 처음으로 하는 잔디깍기를 자진했다. 라크레
는 익힌 감자 위에 햄과 불에 녹인 프로마쥬(치즈)를 얹어 먹는 음식이
다. 치즈가 썰 때는 고리고리한 냄새가 지독하더니 익혀서 먹으니 고소
한 맛이 입안 가득히 감돈다. 거기에 향그로운 적포도주!!! 환상 그 자체
다. 모두 프랑스에 오래 살아서, 맛에는 대가들이다. 적포도주는 따놓고
시간이 흘러야 제맛이 난다고 한다. 나도 미각이라면 안 빠지는데 아직
은 그 섬세한 차이를 잘 못느끼겠다. 막 뽑아낸 에스프레소 두 잔과 한국
에서 일년에 단 450 밖에 생산되지 않는다는 '일로향'(녹차)을 두 차례
나 마셨다. 웃고 떠들며 놀다가 10시 30분이 되어서 샤르트르를 떠났는
데 길이 막혀서 12시가 넘어서야 집에 도착했다. 프랑스는 사회주의 국가
라서 노동자의 나라다. 노동자들은 '놀기위해 일한다' 할 정도로 노는 데
에는 철저하단다. 출근시간 체크도 일한 시간을 체크하기 위해서라나.
(더 일하게 하지 않으려구) 바캉스면 무조건 떠나고 ? 릿?이들 때문에 아
썽시옹(예수승천일) 끝 무렵의 파리행 고속도로가 막혔다.
5.11.2002
우리는 샤르트르로 간다. 그곳에 사는 언니의 친구 가족이 점심초대를 하
셨다. 프랑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니 어딘지 풍경이 한국을 닮아있다.
그리운 낮은 구릉들이 만들어내는 곡선! 가도가도 들판만 보이는 미국과
는 달리 가끔씩 보이는 농가의 정취가 한가롭다. 비가 보슬보슬 내리기
시작하는데 언니는 와이퍼를 작동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와이퍼가 오래
되어서 돌리고 나면 오히려 앞이 뿌옇게 되어서 앞이 더 안 보인단다. 나
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너무나 언니답다! 비가 제법 많이기 내리기
시작하자 언니가 와이퍼를 돌린다. 이정도 비가 와야 제 기능을 한단다.
ㅎㅎ. 파리의 고속도로에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한없이 달려도 지
루하지 않을 것 같다. 운전하는 언니는 싫겠지만 ... 샤르트르 시내는 파
리와는 사뭇 달랐다. 대부분의 건물들이 나즈막하고 평화로운 시골 분위
기가 물씬 풍긴다. 샤르트르 성당은 노틀담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스테인
드글라스가 어느 성당보다 아름답다. 노틀담성당이 이 성당을 본떠서 만
든 거란다. 무거운 잿빛 하늘 아래 육중하게 서있는 성당의 위엄에 마음
이 숙연해진다. 성당 벽을 가득 채우고 있는! 섬세한 부조물들. 저 높은
첨탑의 마무리는 과연 누가했으며, 저 높은 꼭대기의 부조들은 누가 만들
었을까? 성당 안은 다른 성당보다 어두웠다. 스테인드글라스에 그려진 세
세한 그림들을 알아볼 수는 없었지만 그것들을 만들던 장인들의 손길을
떠올리게 된다. '거룩하다는 것'이 어쩌면 이런 것들로 부터오는 착각인
지도 모르겠지만 뭔가 숙연해지는 이런 느낌이 우리에게 어쩌면 꼭 필요
한 지도 모르겠다. 어느 성당이든 관광객들을 모두 받아들이면서도 미사
나 각종 의례행사들은 언제나처럼 거행된다. 예배를 드리는 성소를 둘러
싸고 있는 섬세하고 작은 조각상들이 머리를 가로젓게 한다.
몇 개의 작은 마을들과 벌판을 지나, 또 하나의 작은 마을에 접어드니 언
니를 반기는 개가 컹컹거리며 뛰어나온다. 집주인 유봉상 화백이 우리를
맞는다. 뛰어난 위트와 유머감각이 언니와 쌍벽을 이루며 시간가는 줄 몰
랐다. '못을 박아서 근수대로 파는 화가'라는 언니의 소개에 흔쾌히 맞다
하며, 자신이 재불작가라 불리기 보다는 '재벌작가'라 불리기를 원하다
하지만, 심플하면서도 깊이 있는 '오브제회화'(나는 이런 걸 꼴라쥬라고
하나요?했다가 언니한테 쿠사리만 받았다. 한국 신문에 난 기사를 보고
답을 찾았지만.)의 작품성에 암암리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요리를
하나도 어렵지 않게 탁탁 해내는 안주인과 아직도 어리광이 남아있는
딸, 이 세명의 가족이 똘똘뭉친 친구처럼 보인다. 집 내부는 우리나라 토
담집을 연상시킨다. 직접 꾸미신 거란다. 커다란 체리나무가 한가운데
선 뒤뜰에는 채소를 심으려고 한편이 밭으로 갈려져 있고, 옆 집의 아기
자기한 꽃정원과 한가롭게 산책을 나선 닭들이 여느 시골의 모습을 떠올
리게 한다.
점심식사로 나온 싱싱한 연어회가 말그대로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든
다. 날씨가 쌀쌀하다고 계획에 없이 썩둑썩둑 썰어만든 부추오징어전 또
한 기가 막히다. 메밀가루로 반죽을 한거라는데 고소한 맛과 깔깔한 느낌
이 입맛을 당긴다. 남은 연어회로 만든 회덮밥은 배가 아무리 불러도 절
대로 남길 수가 없었다.
저녁은 절대!! 안먹을 것이며, 점심만 먹고 일찍 파리로 돌아가자는 언니
의 애초 결단이, "라크레 해줄께 더 놀다가!"라는 말에 우루루 무너졌
다. 밥값(?)도 할겸, 생전 처음으로 하는 잔디깍기를 자진했다. 라크레
는 익힌 감자 위에 햄과 불에 녹인 프로마쥬(치즈)를 얹어 먹는 음식이
다. 치즈가 썰 때는 고리고리한 냄새가 지독하더니 익혀서 먹으니 고소
한 맛이 입안 가득히 감돈다. 거기에 향그로운 적포도주!!! 환상 그 자체
다. 모두 프랑스에 오래 살아서, 맛에는 대가들이다. 적포도주는 따놓고
시간이 흘러야 제맛이 난다고 한다. 나도 미각이라면 안 빠지는데 아직
은 그 섬세한 차이를 잘 못느끼겠다. 막 뽑아낸 에스프레소 두 잔과 한국
에서 일년에 단 450 밖에 생산되지 않는다는 '일로향'(녹차)을 두 차례
나 마셨다. 웃고 떠들며 놀다가 10시 30분이 되어서 샤르트르를 떠났는
데 길이 막혀서 12시가 넘어서야 집에 도착했다. 프랑스는 사회주의 국가
라서 노동자의 나라다. 노동자들은 '놀기위해 일한다' 할 정도로 노는 데
에는 철저하단다. 출근시간 체크도 일한 시간을 체크하기 위해서라나.
(더 일하게 하지 않으려구) 바캉스면 무조건 떠나고 ? 릿?이들 때문에 아
썽시옹(예수승천일) 끝 무렵의 파리행 고속도로가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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