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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수필강좌(일반)

해외수필 - 사노 요코의 '여기도 도코'

작성자이동민|작성시간26.06.08|조회수45 목록 댓글 1

  사노 요코의 ‘여기도 도쿄.

 베이징에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사를 서른 번 넘게 했다. 정확히는 셀 수 없다.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간 사 년도 있었고, 견디기 힘들었던 육 개월도 있었다. 도쿄에서 생활한지 이십구 년이 흘렀다. 도쿄 안에서도 여기 저기 옮겨 다녔다. 이십구 년간 도쿄에 살았어도 특별히 애착을 느낀 장소는 없다. 다 그냥 그런 정도로 그립다. 학교를 나와 도쿄에서 벌어먹고 사는 인간 대부분이 나와 같지 않을까?

한곳에 뿌리를 내리는 인간은 영원히 될 수 없다.

 

 지금은 다마 구릉의 한 복판에 산다.

 여기도 도쿄다. 우리 집 앞에 보이는 것은 잡목림과 하늘 뿐이지만 우리 집에 온 사람은 집에서 보이는 풍경에 ‘와아’하고 감탄한다.

 봄에는 벚꽃이 산을 이루고, 여름에느 어린 잎이 불타고, 가을에는 단풍이 미친 듯이 붉어진다. 겨울에는 눈이 내리면 수묵화처럼 고요해진다. 벚꽃이 피어도 눈이 내려도 나는 ‘여기도 도쿄인데 이렇게 자연을 즐길 수 있으니 놀랍지’라고 생각한다.

 산중에 살아도 남들처럼 사회생활을 영위하고 있으므로 맥이 빠질 정도로 마음에 안드는 일도 있다. 그럴 때면 나는 엎드린 채로 창문너머 바람에 흔들리는 참억새 따위를 보고, 세상 전부가 나를 버려도 태양과 그 주변에 난 풀은 나를 버리지 않겠지 하고 하아하아 숨을 쉰다.

 기운이 왕성할 때는 한동안 깜박이는 네온을 보지 않았다는 생각에 ‘도쿄’에 가기로 한다. ‘진짜 도쿄’는 여기가 아니다. 사부아와 신주쿠의 부도심 등을 마치 외국 같아서 몇 번을 가도 길을 잃어버린다. 나는 그곳에서 여행자가 느끼는 달콤한 고독감마저 느낀다. 네온과 빌딩에서 나오는 빛을 보고 ‘도쿄야 엄마’하고 마음 속으로 외친다. 그리고 녹초가 되어 ‘집’에 가기로 마음먹고 ‘여기도 도쿄’로 부랴부랴 돌아온다.

 집 근처 숲을 벗어나면 다마 뉴타운의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그 야경을 볼 때면 나는 ‘아’하고 공감한다. 그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불빛 하나하나 아래 어딘가에 시골이 있고, 도쿄 어딘가에 보가가 있지만 그곳에서 나의 가정을 꾸리고 필사적으로 만원 전철에 몸을 구겨넣고 돈을 벌러 가는 남자가 있다. 그리고 그 남자와 사이에서 낳은 자식에게 밥을 먹이는 여자가 있다. 연휴가 되면 온 가족이 차에 몸을 싣고 성묘를 가거나 수많은 차로 꽉 막힌 고속도를 타고 시골을 행해 간다.

   웬지 모르지만 힘내기를 여기도 도쿄이니까.(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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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정홍표( 44기 ) | 작성시간 26.06.08 내가 있는곳이
    도쿄 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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