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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수필강좌(일반)

해외수필 - 보들레르의 '가난뱅이를 때려 눕히자'

작성자이동민|작성시간26.06.21|조회수35 목록 댓글 0

    보들레르의 ‘가난뱅이들을 때려눕히자!’

 보름 동안이나 나는 내 방에 갇힌 채, 그 무렵에(십육 년이나 십칠 년 전의 일인데) 유행하던 책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스물 네 시간 만에 민중을 현명하고 부유하게 만드는 기술이 다루어진 책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나는 그러니까 공공복지를 떠맡을 그 모든 청부업자들의 - 모든 빈민들에게 노예가 되라고 충고하는 자들의, 빈민들에게 당신들은 모두왕좌에서 쫓겨난 왕이라고 설파하는 자들의 - 노고가 물씬한 저작들을 모조리 소화했던 것이다. 아니 차라리 삼켰던 것이다. 내가 그리하여 어지럼증이나 혼미에 가까운 정신상태에 빠졌다고 해서 놀랄 일이 아니리라.

나는 그저 방금 전에 내리 훑어본 아줌마 치료법 사전의 온갖 처방보다는 더 나은 어떤 생각의 어렴풋한 싹이 내 지성의 밑바닥에 갇혀 있다는 느낌이 들 따름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생각이 하나 있다는 생각일 뿐이고, 한없이 막연한 어떤 것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크게 갈증을 느끼면서 밖으로 나왔다. 나쁜 독서에 대한 열정적인 애착은 그와 똑 같은 미래로 바깥바람과 청량음료에 대한 욕구를 낳기 때문이다.

 내가 어느 술집에 들어가려던 참에 걸인 하나가 나에게 모자를 내밀었다. 만일 정신이 물질을 움직이고 자기감응술사 눈이 포도를 익게 한다면 왕좌라도 뒤집어 엎을 그런 잊지 못할 시선으로

 동시에 나는 내 귀에 속삭이는 목소리, 내가 익히 아는 목소를 들었다. 그것은 어디든지 나를 따라 다니는 착한 천사 또는 착한 다이모니온의 목소리였다. 소크라테스에게도 그의 착한 다이오나온이 있었다니. 어찌 나에겐들 내 착한 천사가 없었겠으며, 어찌 나에겐들 소크라테스처럼 내 광기 증명서를, 그것도 노련한 레뤼와 자못 신중한 바이르제의 사명을 받아 얻는 영광이 없겠는가?

 소크라테스의 다이모니온과 내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는바, 소크라테스의 것은 말리고, 경고하고, 방해하려고만 그에게 나타났지만, 내 것은 권고하고 은근히 일러주고 설득하려고 애를 써준다는 것이다. 저 한심한 소크라테스에게는 금지하는 다이오니온 밖에 없겠지만 내 것은 위대한 긍정자, 내 것은 행동의 다이오니온, 투쟁의 다이오니온 뿐이다.

 그런데 그 목소리가 나에게 이렇게 속삭이는 것이다. ‘남과 평등함을 증명하는 자만이 남과 평등한 자이며, 자유를 쟁취할 수 있는 자만이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느니라.’

 나는 지체없이 내 앞에 있는 거지에게 덤벼들었다. 단 한번의 주먹질로 그의 눈을 들이박았더니 그게 한 순간에 공처럼 부풀었다. 그의 이빨 두 개를 부러뜨리려고 내 손톱 하나가 깨졌는데 나는 태생이 연약하고 주먹질 연습도 해 본 일이 별로 없어서 이 늙은이를 당장에 때려 눕힐 만큼 내가 강하다고는 생각되지 않았던지라. 한 손으로 그의 옷깃을 붙잡고 다른 손으로는 그의 멱살을 움켜쥐어 그의 머리를 세차게 벽에 부딪히기 시작했다. 털어놓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나는 머리 주위를 한 눈에 살펴보아 이 인적없는 교외에서라면 내가 상당히 오래 동안 어느 경찰관에게도 노출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확인해두었던 것이다.

 그런 다음 견갑골이 부숴질 만큼 기운차게 등을 발로 한 번 차고, 이 기진한 육십 노인을 쓰러뜨리곤, 땅바닥에 굴러다니는 굵은 나뭇가지를 집어들어 비프스테이크를 보드랍게 다지려는 요리사의 집요한 정력으로 두들겼다.

 갑자기, 오 기적이여! 오 제 이론의 탁월함을 확인하는 철학자의 기쁨이여, 나는 저 해묵은 해골이 몸을 뒤집어서 다시 일어서는 것을 보았으며, 그토록 형편없이 망가진 기계 속에 들어있으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전 정력으로. 그리고 나에게는 좋은 전조라고 여겨지는 증오의 시선을 들고 이 늙어빠진 불한당은 나에게 덤벼들어 내 두 눈을 멍들게 하고, 내 이빨 네 개를 부러뜨리고 예의 그 나뭇가지로 나를 횟가루가 되도록 후려쳤다. 내 막강한 치료술로 나는 그에게 이렇듯 긍지와 생명을 되돌려 준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제 내가 토론이 종료된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그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온갖 신호를 보내고, 스토아학파의 어느 소피스트가 느꼈을 만족을 느꼈으면서 일어나 그에게 말하였다. ‘여보시오. 당신은 나와 평등한 인간이오! 부디 나에게 나의 돈지갑을 나눌 수 있는 영광을 베풀어주시고, 또한 당신이 정말로 박애주의자라면 당신의 동업자들이 당신에게 적선을 바랄 때 내가 당신의 등 위에 시범하느라고 고통을 겪었던 이 어른을 그들 모두에게 적용할 것을 잊지 마시오.’

 그는 자기가 내 이론을 이해했으며, 내 권고를 따르겠노라고 나에게 확실하게 맹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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