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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수필강좌(일반)

한국고전수필 - 이규보의 '주물주에게 묻다'

작성자이동민|작성시간26.06.23|조회수33 목록 댓글 1

     이규보의 ‘조물주에게 묻다.’*

 

 대저 사람을 낼 때에 먼저 사람을 내고 나서 다음에 오곡을 내었으므로 사람이 그것을 먹고 그 다음에 뽕나무와 삼을 내었으므로 사람들은 그것을 가지고 옷을 해입어서 비로소 굶주리지 않고 헐벗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보면 하늘은 사람을 사랑하여 지극히 보살피고자 하는 뜻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어째서 다시 독을 가진 물건들을 만들어 냈습니까?

 큰 것으로는 곰, 범, 늑대, 승냥이 같은 것들, 작은 것으로는 모기, 등애, 벼룩, 이 같은 것들이 사람을 심하게 괴롭히고 있으니, 이런 것을 두고 보면 하늘은 또한 사람을 미워하여 죽이고자 하는 뜻도 있은 것 같습니다. 하늘이 사람을 사랑하고 미워함이 이렇듯 일정하지 않으니 대체 무슨 까닭입니까?

 조물주가 대답하였다.

“그대가 묻기로 사람과 미물이 나는 것은 모두 아득한 태초의 명조(冥兆-만물이 나기 이전의 신비한 세계)에서 정해진 질서에 따라 자연히 생기는 것이니 하늘도 알지 못하고 조물조도 역시 알지 못하는 것이다. 무릇 사람이 태어나는 것은 자연히 태어나는 것이지 하늘이 시켜서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오곡과 뽕나무와 삼도 본래 저 스스로 자연히 생겨나는 것이지 하늘이 낸 것이 아니다. 하물며 어찌 이로운 것과 독한 것을 분별하여 일부러 사람을 이롭게 하고 또 괴롭게 하겠는가.?

 오직 도가 있는 사람은 이로움이 온다고 해서 기뻐하지 않고 독이 온다고 해서 구차하게 꺼리지도 않는 법이다. 물건을 대하여도 마음을 텅 비웠으므로 물건이 그를 해치지 못한다.“

나는 또 물었다.

 태초에 하나의 기운이 나누어져서 위로는 하늘이 되고 아래로는 땅이 되고 그 가운데에 사람이 자리잡아 이른바 삼재(三才)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므로 이 삼재는 결국 동일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하늘에도 역시 이러한 독물들이 있습니까?“

           조물주가 대답했다.

“나는 이미 도가 있는 사람은 물건이 해치지 못한다고 말하였다. 하늘이 도가 있는 사람만 같지 못해서 그러한 독물들을 가지겠는가?”

“진실로 그렇다면 도를 얻으면 과연 삼천(도교에서 말하는 옥청, 상청, 태청의 세 하늘)의 옥경(하늘의 옥황상제가 있는 곳)에 이를 수가 있습니까?

“그렇다.”

“저의 의심이 이제 풀렸습니다. 그러나 다만 모를 것은 당신이 ‘하늘도 알지 못하고 당신도 알지 못한다고 한 말입니다. 하늘은 무슨 일을 하되 의식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하기 때문에 스스로 알지 못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조물주인 당신이 모른다고 한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조물주가 말했다.

“내가 손으로 물건 만드는 것을 그대가 보았는가? 무릇 물건이란 제 스스로 나고 제 스스로 될 뿐입니다. 내가 무엇을 만들며 무엇을 알겠는가? 나를 조물주라 한 것조차 나는 모른다.”

                問造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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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정홍표( 44기 ) | 작성시간 26.06.23 new 조물주는
    누구 일까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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