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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사랑방

우리는 곗돈으로 그림 산다

작성자spark|작성시간18.01.23|조회수964 목록 댓글 0

곗돈 모아 그림 산다고? - <우리는 곗돈으로 그림 산다>

 

원하는 그림을 차지하려 대리출석에, 가위바위보까지


그림 사는 계모임으로 유명한 호요미(好樂美)의 정기 곗날, 때아닌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출품된 그림 한 점을 두고 두 사람의 경쟁자가 가위바위보로 승부를 가리기로 한 것이다.

열두 명의 신사와 한 명의 숙녀가 모인 모임답게 원만하고 평화롭던(?) 평소의 분위기와는

너무나 다른 불꽃 튀는 경쟁이 벌어진 것이다.


계원들이 이처럼 호승심을 불태운 것은 바로 이날 출품된 사석원 작가의수탉한 점 때문이었다.

 인기 작가인 사석원의 그림 가격은 꽤 높아 최고 300만원으로 설정된 호요미의 제한가를 훌쩍

뛰어넘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호요미에 초청된 갤러리의 부탁으로 사 작가가 특별히 손바닥만

한 작은 그림 한 점을 그려주었는데, 계원 두 명이 이 그림에 반한 것이다.



사석원, 수탉, 2013, oil on canvas, 24.2×33.4cm


게다가 이 그림을 두고 가위바위보를 한 경쟁자들 중 한 사람은 정식 계원도 아니었다.

한 계원이 그림을 꼭 가지고 싶었지만 불가피한 출장이 잡히자 호요미 모임 사상 최초로 부인을

대리 출석시킬 만큼 애착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부인의 대리출석에도 불구하고 출장을 떠난

계원은 그림 확보에 실패한다. 부인이 다른 경쟁 계원과의 가위바위보에서 패하고 만 것이다.


바로 호요미 계원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회자되는수탉대전이다
.

그림 사는 계모임, 호요미


좋은 그림을 사두면 항상 즐기면서 추후에는 투자수익도 짭짤할 것 같은데,

막상 구매를 하려니 불안하다.’


그림에 관심이 있는 아마추어 미술애호가라면 누구나 느끼는 고민 아닐까국내 미술 시장은

공급자인 화가와 화랑이 제시하는 정보와 가격만 있을 뿐이라 수요자는 구조적으로 소외될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을 바꿔보고자 평소 미술관을 자주 찾고 화랑에서 작품을

구매하곤 했던 아마추어 미술애호가들이 뭉쳤다. ‘호요미(好樂美)’가 바로 그 모임이다.



호요미 계원들


모임의 명칭인 호요미(好樂美)는 논어 제6 옹야편(雍也篇) 20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알기만 하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는 뜻)에서 따왔다.


2007
년 시작된 호요미 모임은 아예 출발부터미술품 감상, 미술평론가, 작가 등의

초대 강연 및 토론, 국내외 유명 미술관 방문, 미술품 시장 공부 등을 주된 활동으로 삼아

눈을 즐겁게 하면서 돈도 버는 것을 지향한다는 회칙을 만들어 그림 공부와 투자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그 꿈이 현실화되기 시작한 게 바로

공부모임에서 계()모임으로 바꾼 2012년부터다.


호요미는 그림계로 바뀌면서 회칙도 다시 만들었다. 계는 우선 인원이 확정되어야 하고,

각 계원은 일정한 계금을 매달 납부해야 하고, 매달 계 타는 사람도 정해야 하기에

계모임은 어느 정도 구속이 필수불가결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12명의 첫 계원이 모여

1인당 일정액의 계금을 모아 매달 한 명이 그림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매달 최소 1점 이상을 꾸준히 구입하는 그림계의 구매력을 먼저 알아본 것은 화랑들이었다.

호요미의 초청에 화랑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며 계원들은 믿을 수 있는 작가의 작품을

저렴하게 구매하고, 화랑은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며 서로 윈윈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림계는 예상 밖의 호응을 얻으며 현재까지 5기 모임이 진행 중일만큼 회원들의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호요미만의 특별한 규칙: 3-3법칙


호요미 계원들은기본적으로 미술 작품에 대한 수요가 커져야 예술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

말한다. 이런 공통의 인식 하에 호요미 계원들이 세운 나름의 그림 투자 원칙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3-3법칙이다. 호요미는 화랑에 가능하면 30대의 신진 작가의 작품을 요구한다.

이미 검증이 끝난 작가는 작품 가격이 높기에 잠재력이 높으면서 소속 화랑이 기대를 가지고

키우는 작가를 원한 것이다. 작품 가격도 300만 원대로 묶었다. 즉 호요미에 소개되는 그림은

30대 작가의 300만 원대 작품으로 한정된 것이다. 호요미는 이를 ‘3-3법칙이라고 부른다.



최정표 교수가 곗돈으로 구입한 이호인의 오징어잡이 풍경1

(Scene of Squid fishing1), 2011, Oil on Acrylic Paper, 26×36cm


이 책은 그림 사는 계모임을 하는 열두 명의 신사와 한 명의 숙녀가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미술과 행복한 동행을 해나가고 있는지에 관한 글이다. 이들의 이야기가 미술을

좋아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미술을 더 풍요롭게 누릴 수 있는지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좋은 참고가 됐으면 좋겠다.


굳이 미술이 아니어도 좋다. 음악, 여행, 자전거, 스포츠 등 우리 생활을 풍요롭게 해줄

것들은 무궁무진하니까. 중요한 것은 마르지 않는 호기심과 꾸준함,

그리고 함께 나누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나는 호요미에서 배웠다.


_
저자 프롤로그 중에서


호요미 계원(가나다 순)

김 낙회


전 제일기획 대표이사 사장. 아시아광고대회조직위원회 사무총장, 한국광고업협회 회장,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서강대 아트&테크놀로지연구소 초빙교수,

육군사관학교 자문위원.


김 도균


(
)대천나염 대표이사. 1988년 대천나염을 설립, 섬유제품 제조·수출 사업을 하고 있다.

주한 아르메니아공화국 명예영사로서 양국간의 우호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순응


김순응아트컴퍼니 대표. 하나은행 싱가포르·홍콩지점장, 자금본부장 등을 거쳐

서울옥션 사장, K옥션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김 신배


SK그룹 부회장. SK C&C 대표이사 부회장, 대통령 소속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1·2기 위원, 한국사물인터넷협회장 등을 지냈다.


박 은관


(
)시몬느 대표이사 회장. 핸드백 수출업체청산에서 경험을 쌓은 뒤 1987년 시몬느를 창업해

세계 1위 명품 핸드백 제조사로 키워냈다. 2015년에는 자체 핸드백 브랜드 ‘0914’를 런칭했다.


안 경태


전 삼일회계법인 대표이사 회장. 한국경영학회 부회장,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겸임교수 등을 지냈다. 2013년부터 호암재단 감사를 맡고 있다.

이 동규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 21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총무처, 관세청, 경제기획원을 거쳐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을 지냈다. 현대자동차 및 오리콤 사외이사.


이 무경


전 경향신문 기자. 1991년 경향신문에 입사해 편집부, 문화부, 매거진X부 등을 거치며

미술기자로 활동했다. 이화여대 대학원 미술사학과 석사,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박사 과정 중.


임 영철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 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로 재직하다 공정거래위원회로

옮겨 심판관리관, 송무기획단장, 정책국장, 하도급국장 등을 지냈다.


조 태훈

 
전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 조직개발팀장, 제일모직 기획실장,

수출사업부장 등을 지냈다. 건국대 경제경영연구소장, 경영대 학장 등을 역임했다.


지 동현


에이엠플러스자산개발 사장. 한국수출입은행, 한국금융연구원, 조흥은행, LG카드, 국민은행 등을

거쳐 KB금융지주 전략담당 부사장, KB국민카드 재무담당 부사장, 삼화모터스 사장 등을 지냈다.


최정표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공정거래위원회 비상임위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등을 지냈다.


홍 준형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교수. 한국환경법학회장, 한국공법학회장,

한국학술단체총연합회장을 역임했다.
 
저자 강 지남


월간 신동아 기자.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에서 사회학과 국문학을 전공했다.

서울종합과학대학원 i-MBA(technology management) 및 뉴욕 주립대 스토니브룩

 MSTM(Master of Science in Technology Management·이학석사) 과정을 마쳤다.

 2002년 동아일보사에 입사해 주로 신동아 취재기자로 일해 왔다.

미술을 좋아하지만 제대로 공부한 적은 없다. 무엇이든 글로 풀어내는 것을 좋아한다.


      目 次

      프롤로그 Ⅰ 호요미 10(최정표)
      프롤로그 Ⅱ ‘그림’이 아니어도 좋다(강지남
      )

      01.
      최정표의 이야기 - ‘고흐는 왜 비쌀까’, 경제학자의 호기심

      02.
      박은관의 이야기 - 작가에게 붓을 잡게 하는 사람이고 싶다

      03.
      김낙회의 이야기 - 그림으로 하는 크리에이티브 샤워

      04.
      조태훈의 이야기 - 집을 살리는 큐레이션의 묘미

      05.
      임영철의 이야기 - 미지의 그림 세계에 대한 궁금증

      06.
      안경태의 이야기 - 붓을 든 회장님

      07.
      김도균의 이야기 - 공장에 걸어둔 그림 한 점

      08.
      지동현의 이야기 - 재능이 없다면 제대로 즐기자

      09.
      김신배의 이야기 - 즐기며 공부하는 미술 여행자

      10.
      이동규의 이야기 - 그림이 궁금한 ‘호기심 천국’

      11.
      이무경의 이야기 - 미술은 진정 사랑하고 이해하려는 사람의 것

      12.
      홍준형의 이야기 - 그림은 해방감과 즐거움의 공간

      13.
      김순응의 이야기 - 취향을 버려라, 그림 앞에 겸손해라


      에필로그 그림 투자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하여

      (interview with 손엠마 갤러리 EM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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