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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사랑방

삶도 노래도 물 흐르듯이, 소프라노 강혜정

작성자spark|작성시간21.05.30|조회수2,784 목록 댓글 0

삶도 노래도 물 흐르듯이,
소프라노 강혜정


글 김희선 사진제공 마스트미디어, KBS교향악단, 예술의전당 외

 

소프라노 강혜정에게 가장 많이 붙는 수식어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름다운’이다.

얼핏 은유적으로 느껴지지만 그녀의 무대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 단어이다.
청아한 소리와 우아한 무대 매너를 가지고

어떤 장르건 매끄럽게 소화해 듣는 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소프라노.

우리나라에서 공연 많이 하기로 손꼽히는 성악가임에도
아직도 노래하는 게 너무 즐겁다는 그녀는 앞으로도
편안한 휴식 같은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소프라노 강혜정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준비한 무대

 

소프라노 강혜정은 미국에서 유학 중이었던 

2006년, 서울시 오페라단의 

‘세종 Big5’ 신인 공개 오디션에 합격한 후

오페라 <리골레토>로 국내 무대에

정식 데뷔해 큰 주목을 받았다.

 

 그 후 오페라, 가곡, 오라토리오, 합창단 협연, 

국가 기념 음악회,TV 방송 출연, 

크로스오버, 뮤지컬 등 수많은 무대와

다양한 장르에서 맹활약하며 함께 공연하고 싶은, 

다시 듣고 싶은 우리나라 대표 소프라노가 되었다.


그녀는 2016년 한 인터뷰에서 

“지난해 공연 횟수를 세어보니 120회가 넘더라. 

정신없이 바쁘기도 하지만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일이 너무 즐겁고, 

무엇보다 좋은 소리를 낼 수 있을 때

열심히 팬들과 많이 만나고 싶다.”

라고 무대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하기도 하였다.


2021년은 소프라노 강혜정의 데뷔 15주년인 해이다.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 상황으로

하피스트 자비에르 드 매스트르와의 공연은

불가피하게 취소되었다. 

스케줄이 빼곡했던 연주자인 만큼

요즘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지 궁금했다.

근황이 어떠신지요작년 이후로 공연 스케줄과

일상에 많은 변화가 있으셨을 텐데요.


저뿐만 아니라 모든 분들이 마찬가지이실 듯한데요. 

마치 시간이 멈춰 버린 듯한 요즘입니다. 

저는 모처럼 주어진 이 시기에 음반 작업과 함께

독창회 준비도 하고, 늘 바쁜 엄마여서 미안했는데, 

가족들과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일상이 회복된 상황은 아니지만 데뷔 15주년 기념으로

계획 중인 프로젝트가 있으신가요?


사실 15주년이여서라기보다는 코로나로 인해

다른 때보다는 조금 더 여유 있게

제 자신을 돌아볼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의 활동과 무대에서 많이 들려드렸던 곡들을 정리하여

솔로 리사이틀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가곡 음반도 함께 준비하고 있고요. 

이번 음반은 원곡 그대로의 서정적인 멜로디를 지키되, 

반주 부분의 편곡에 신경을 많이 써 보았습니다. 

새로운 느낌의 우리 가곡으로 젊은 세대까지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별마당 3주년 공연(2020)

 

파미나부터 오스카까지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국내 오페라에 데뷔했지만 미국에서의 데뷔는

한 해 전인 2005년 오페라 <마술피리>의 파미나 역이다. 

강혜정은 이 역할로 같은 해

뉴욕 The Michael Sisca Opera Award를 수상했다.

이 외에도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

<꼬지 판 뚜떼>, <카르멘>, <돈 빠스꽐레>, <라보엠>,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호프만의 이야기>, <사랑의 묘약>,

<유쾌한 미망인>, <로미오와 줄리엣>,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 <세빌리아의 이발사>등

다수의 오페라에 주역으로 출연하였다.

 

이러한 활약에 2010년

제3회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유학 시절 많은 오페라 레퍼토리를

집중적으로 깊게 공부했던 것이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는 힘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특히 2016년 수지오페라단이 제작한 <가면무도회>에

남자 역할인 오스카 역으로 출연해 색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베르디 최고의 역작으로 꼽히는 <가면무도회> 중

총독의 시종인 미소년 오스카는

남성 목소리로는 적합하지 않아 대부분 소프라노나

메조 소프라노가 역을 맡는다. 

 

이때 강혜정은 어둡고 슬픈 비극에서

분위기를 활발하게 만드는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다.

국내에서 <리골레토>로 데뷔한 후

많은 오페라 무대에 오르셨지요.

그중기억에 남는 역할 또는 자신 있는

역할을 꼽아주신다면요?

 

오페라라는 장르가 주는 가장 큰 매력은

내가 살아보지 못한 다른 이의 삶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아닌가 싶은데요. 

그런 의미에서 <리골레토>는 제게

참 많은 의미를 가진 오페라입니다.

 처음 데뷔한 작품이기도 하지만, 극의 내용상

사랑하는 아버지를 대신해 죽는

비극적인 역할이기 때문에 작품이 끝날 때마다

한동안 그 결말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도 많고요.

 여운이 많이 남는 역할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희극인 <피가로의 결혼>, <세빌리아의 이발사>,

<돈 파스콸레>, <돈 조반니>의 밝은 역할들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세빌리아의 이발사(2007.부천시민회관)

 

꾸준히 부르고 녹음한 우리 가곡

 

소프라노 강혜정을 검색하면 그녀가 부르는 

‘강 건너 봄이 오듯’, ‘신아리랑’, ‘내 맘의 강물’ 등의 공연이나

방송 출연 영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녀가 한국 가곡을 즐겨 부르는 이유는 10세부터 시작한

월드비전 어린이 합창단(옛 선명회 어린이 합창단) 

활동의 영향이 컸다

.

“월드비전에서 한국 가곡을 비롯해

외국곡과 찬양곡 등 다양한 곡을 접할 수 있었는데

특히 한국 가곡의 경우 특유의 편안함과

한국적 정서가 아름답다고 느꼈다. 한국 가곡은

시를 노래하다 보니 가사 전달이 무척 중요한데

그때 받은 피아노, 청음, 가사 전달 등의

엄격한 트레이닝은 현재까지도 큰 도움이 된다.


2019년 세일음악문화재단이 개최한 제11회 

‘세일 한국 가곡의 밤’ 공연 전 인터뷰에서

강혜정은 “1980년대 선배 성악가들은

가곡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앞장서셨다. 

그때에 비해 우리 후배들이 한국 가곡에 소홀했다.”라며 

“성악가들이 새로 작곡된 한국 가곡을 불러주지 않으면

어디에서도 연주될 수 없다. 

가곡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건

지금 활동하는 성악가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그녀의 음반 활동에서도 한국 가곡에 대한 애정은 드러난다.

2012년 작곡가 정애련의 창작곡 3집이자

강혜정의 첫 단독 앨범인 <사랑가>를 출시했는데

그중 ‘사랑가’, ‘진달래’는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작곡가 정애련과 소프라노 강혜정의 우정이 가미된

이 음반은 특별히 소프라노 강혜정을 염두에 두고

쓰인 작품들로 선곡되었고, 

그러다 보니 작곡가의 사랑에 대한 노래 대부분이 실리게 되었다.

 

 작곡가 정애련은 음반 서평에서 

“소프라노 강혜정이 표현해내는 다양한 사랑의 모습들은

그녀의 부드럽고 맑은 목소리로 섬세하게 사랑을 빚어내어

때론 예쁘게, 때론 아프게 다가갈 것입니다. 

그녀의 노랠 들으며 웃다가. 울다가. 미소 짓다. 아프다... 

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2017년 두 번째 앨범인 <그대가 꽃이라면>은

신작과 기존 노래 편곡 비율이 50:50으로

러시아 자장가를 번안한 곡 외에는 모두 한국 가곡으로 채워졌다. 

앨범은 타이틀곡인 ‘그대가 꽃이라면’을 비롯해

이지수 작곡의 ‘아라리요’, 이상규 시, 정애련 작곡의 ‘그믐이라서’, 

김순남 작곡, 최정수 편곡의 ‘산유화’ 등 총 8곡이 수록됐다. 

강혜정은 녹음 후 인터뷰에서 “‘그대가 꽃이라면’이라는 곡은

대중들이 많이 사랑해 주는 곡이기도 하지만

서정적인 작곡도 마음에 든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시가 너무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래서 이번 타이틀로 결정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예술의전당 한국가곡과 아리아의 밤(2020)

 

소프라노 강혜정 하면 강 건너 봄이 오듯’,

진달래’ 등 한국 가곡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우리말 가곡이 부르기 어렵다고들 하는데

애착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제가 귀국했을 무렵에 한국 가곡 녹음들을 참 많이 했는데요, 

사실 그 당시에는 잘 와닿지 않는 내용들이나

우리말이 주는 발음의 어려움이 곡 해석을

할수록 힘들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그 서정성과 감정이 저와 잘 맞았고, 

어떻게 해야 가사(시) 전달을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었죠. 그러다 보니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가 되었습니다.

그대가 꽃이라면
(장장식 시이안삼 곡)

그대가 꽃이라면 민들레 하얀 민들레
수많은 별들이 떨어져 피었다는 민들레
하늘에서 왔으니 앉을 곳을 가렸겠나
돌밭이라도 길가라도 애써 가렸겠나

별 같은 마음으로 지친 땅에 꿈을 심고
험한 세상 솜털에 실어가는 그대는 민들레
하늘에서 왔으니 그대는 민들레

별 같은 마음으로 거친 땅에 사랑을 주고
험한 세상 솜털에 실어가는 그대는 민들레
하늘에서 왔으니 그대는 민들레

고유한 미성으로 다양한 장르 시도

 

소프라노 강혜정의 레퍼토리는

오페라와 가곡에만 머물지 않는다.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음역과 소리의 캐릭터를 벗어나

무리해서 시도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다양한 무대에서 꾸준히 러브 콜을 보냈고

이에 부응해 쉼 없이 달려왔다. 

 

일례로 한 인터뷰에서 국내 대부분의 시립합창단과

공연한 것 같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을 정도다. 

말러 시리즈, 헨델 메시아, 구노 장엄미사, 

모차르트 대관식 미사, 브람스 독일 레퀴엠, 포레 레퀴엠, 

베토벤 나인 심포니 등 바로크 음악과 오라토리오

레퍼토리 다수가 여기에 해당된다. 자주 연주되지 않는

생소한 레퍼토리에도 도전했는데 

2019년 KBS교향악단 744회 정기연주회에서는

서양 음악사에서 후기 낭만주의 음악의 최정점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작품이지만, 국내에선 지난 2004년

통영에서 초연된 이후 15년간 단 한 번도 무대에 오른 적이 없는

쇤베르크의 <구레의 노래>에 토베 역으로 참여했다. 

 

특유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음성으로 토베의 순수한 마음을

잘 담아내고 오케스트라와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황홀한 사랑의 기쁨을 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2017년에는 크로스오버에도 도전해 첫 크로스오버 싱글 앨범 

<일 펜티멘토(Il Pentimento)>를 발표했다. 

타이틀인 테너 류정필과의 듀엣곡 ‘

사랑하는 사람이여’를 비롯해 총 4곡을 실었다. 

전체적으로 한국적 정서의 멜로디에

클래식컬한 오케스트라 편곡을 가미했고

온화하고 부드러운 강혜정의 이미지에 걸맞게

서정적인 가사로 이뤄진 점이 돋보였다.

 

 강혜정은 “막상 녹음을 진행하다 보니

의외로 아리아나 가곡을 부를 때와는 다른 어려움이 존재하더라. 

너무 성악 발성에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나의 음색을 유지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라고 털어놨지만

방향성을 잃기 쉬운 크로스 앨범들 중 친숙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을 모두 느끼게 해주는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에서 패티로 출연, 

아리아 ‘오 나의 사랑하는 이여’를 부른 것도 화제였다.

2018년 초연부터 참여한 소프라노 강혜정은

실존했던 오페라 가수인 ‘아델리나 패티’를 모델로 한

역할을 맡아 극 중 중요한 모티브를 가진 임팩트 강한

이 노래 딱 한 곡을 부른다. 그녀는 다른 이유보다

노래가 너무 좋아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전형적인 무대뿐 아니라 크로스 음반 발매와 열린 음악회 등

방송 출연으로 대중들에게 친근한 소프라노로

자리 잡으셨습니다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에 출연한

이후에는 팬들이 더 늘었다고 들었습니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는

저에게도 잊을 수 없는 작품인데요.

작품을 못 보신 분들은

제가 뮤지컬 배우로 나온 줄 아시던데(웃음), 

오페라 가수로 나와 3분 30초 단 한 곡을 부르는 역할이었어요. 

 

곡이 너무 어려워서 처음엔 많이 고심했는데, 

이 작품을 계기로 뮤지컬을 좋아하시는 팬분들이

클래식에도 관심을 갖고 제 공연에도

찾아와 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참 많이 행복했습니다. 

클래식이라는 장르가 어려운 음악이 아닌 지극히 편안한, 

그리고 충분히 친숙한 장르라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안나 카레니나

 

내면과 소리와 표정은 하나

 

소프라노 강혜정을 좋아하는 팬들은

고음을 처리하면서도 온화한 표정을 유지하는

우아함에 매료되었다고 이야기한다. 

큰 무대를 채우는 맑으면서도 풍부한 성량은

오케스트라나 합창단과 함께하는 공연이나

야외무대에서도 빛을 발한다. 

 

사실 시종일관 아름다운 표정으로

좋은 소리를 낸다는 건 쉽지 않다. 

소리는 결국 연주자의 내면을 드러내는 것이고

그녀 스스로 건강한 몸과 마음에서

좋은 소리가 나온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변 동료들과 지인들은 강혜정이 소리만큼

품성도 좋은 음악가라고 이야기한다.

많은 분들이 강혜정 소프라노의 편안하면서

자연스럽게 노래하는 모습에 감탄합니다

어려운 곡을 쉽게 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은

음악적으로 안정감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인데요.


무엇이든 편안해 보이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이는 것 같아요. 

이것은 노래할 때 저의 신조이기도 합니다. 

유학시절 선생님 댁에 레슨을 가면

한쪽 벽면 전체가 거울이었는데, 

노래하는 제 얼굴을 안 볼 수가 없었죠. 

 

선생님께서는 

“성악가는 몸이 악기여서 모두가 너를 바라보고 있는데, 

악기가 인상을 쓰면 되겠냐”라고 늘 말씀하시면서

거울을 보며 노래하는 자신을 보라고 하셨었어요. 

그때부터 편안한 인상을 만드는 게 몸에 밴 듯합니다. 

하지만 편안한 인상보다 중요한 건

그 사람의 됨됨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에게도 좋은 음악가가 되기 전에

좋은 인성을 갖추라고 늘 말하지만, 

제 스스로도 참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죠.

성악은 타고난 목소리가 많이 좌우하고 그만큼 목 관리에도

신경을 많이 쓰실 것 같습니다기복 없이 맑은 소리를

유지하는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이상하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목 관리를 안 하는 게 저의 방법 중 하나입니다. 

늘 연주가 많다 보니 신경을 쓰면

오히려 일상생활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어서,

 컨디션 조절에 있어서 특별한 것을 하기보다는

평상시처럼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KBS열린음악회 유튜브캡처

 

무대 아래 삶도 소중하게


소프라노 강혜정은 프로필, 즉 화려한 이력과 경력을 내세워

자신을 알려온 음악가가 아니다. 

어머니의 병환으로 계획보다 이른 귀국을 하게 되었던 그녀는

신인 시절부터 주어진 무대를 책임감 있게 감당하고

조화롭게 빛낼 뿐 아니라 서정적인 미성과

친근한 매너로 업계와 관객 모두의 호응을 받아 왔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은 무대를 통해

자신의 입지를 조금씩 넓혀 어느새 그녀에게는

클래식계의 국수(국민가수)라는 별칭이 붙었다.

 

많은 공연과 활동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서만

살 것 같은 그녀이지만 무대를 내려오면 평범한 삶으로 돌아간다. 

두 아들의 엄마 역할과 대학교수(계명대 성악과)까지

똑 부러지게 병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커리어와 일상 사이의 밸런스를 맞추는데 어려움을 없었을까. 

이에 대해 “평범한 삶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물 흐르듯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며 살아온 것 같다.” 

라고 말했다.

소프라노 강혜정이 주인공인 동시집

 

소프라노뿐 아니라 한 가정의 아내이자

두 아들의 어머니로서 바쁜 일상을 보내고 계십니다

한 인터뷰에서 타고나길 스트레스를

많이 안 받는 편이라고 하셨는데 긍정적인 성격이

많은 스케줄을 소화하는 비법일까요?


성격상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사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할 수는 없죠. 

하지만 대학교수도, 엄마도, 아내도

모두 다양한 제 모습이기 때문에

그 역할에 충실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감사하게도

 

양가 부모님과 가족들이

늘 열심히 도와주셔서 감사하고 죄송하죠. 

아이들도 엄마의 직업을 잘 받아들이고 인정해 주어서

마음 편하게 활동할 수 있었던 듯합니다. 

여담이지만, 엄마의 역할을 하다 보면

노래가 더 쉬운 것 같고 노래하다 힘들면

엄마가 쉬운 것 같기도 해요.( 웃음) 

제 인생에서 어느 한 역할만 주어졌다면

아마 더 집중하기 힘들지 않았을까 싶네요.

 

제자들에게 어떤 선생님이신지요요즘 음대생들은

졸업 후 진로로 고민이 많아 음악뿐 아니라

인생 조언에도 목말라 있을 텐데요.


너무 바쁜 선생이라 늘 미안한 마음뿐이죠. 

그리고 말씀하셨듯이 음악을 전공한 학생들이 졸업을 해도

취업할 길이 없어 참 안타까울 뿐입니다. 

다른 전공처럼 자격증이라도 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현실적인 조언들을 많이 해 주는 편인데요

전문 연주자의 길을 가기보다는 전공과 관련된

직업들을 찾아보면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싶어서

함께 길을 모색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제 제자들은 공연기획이나 예술경영, 음악치료, 

음성학을 전공하여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친구들도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 같아

늘 아쉽고 안쓰럽기도 합니다.

호세카레라스 내한공연(2010)

 

다시 관객들을 만날 날을 기다리며


바이러스로 힘든 요즘이지만 그 외에도

불안한 요소가 많은 현대 사회에서 몸과 마음의

건강함을 유지한다는 것은 참 중요하다. 

긍정 소프라노 강혜정은 마음의 평안이 필요할 때

어떤 음악을 즐겨 듣는지 물어보았다.

 

누구에게든 자신이 좋아하는 취향의

곡들이 분명 있을 텐데요.
어떤 곡을 들었을 때 마음이 편하고 또 듣고 싶어진다면

그 곡이 바로 나를 위한 명곡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저음 악기들을 좋아하는데요

사람의 소리와 가장 닮았다는

첼로 곡들을 많이 듣는 편입니다

듣고 있으면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고요

특히 요즘 같은 시기엔 혼자 음악을 듣게 되는

시간들이 많으실 텐데 들었을 때

힐링이 되는 음악이 최고의 음악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소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역시 그녀답게 평범하지만

그래서 특별한 답변이 돌아왔다.


평범한 일상이 그리운 날들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자신을 돌아보고

공부도 많이 하게 되는 듯합니다

다양한 무대에서 더 좋은 모습으로

여러분들을 찾아뵐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는

소프라노 강혜정이 되고 싶네요

편안하게 관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소프라노 강혜정은 연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하고 도미, 

뉴욕 매네스 음대에서 석사와 최고 연주자 과정을

 전 학년 장학생으로 졸업하였다. 

2005년 미국 뉴욕 The Michael Sisca Opera Award 수상한

 그녀는 뉴욕타임즈의 “다채로우면서도 유연한, 

너무나 달콤한 소프라노(A sweet, colorful, flowing soprano)”라는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마술피리>, <돈 조반니>, <돈 빠스꽐 레>, <라보엠>,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호프만의 이야기>, <사랑의 묘약>, 

<유쾌한 미망인>, <로 미오와 줄리엣>,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 등

 다수의 오페라에 주역으로 출연하고, 

2010년 테너 호세 카레라스 내한공연에서 협연하였으며,

 2014년 서울 석세스 어워드 문화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2011 프랑스 르망 국제 음악 축제 초청 리사이틀, 

프랑스 콜마르에서 열린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 공연 

<Festival de Musique de Chambre(바하 페스티벌)>, 

2018 모스크바 한-러 정상회담 기념 <한-러 클래식 음악회>

에 초청되어 프리마돈나의 저력을 나타내고 있는 그녀는

 현재 계명대학교 음악공연예술대학 

음악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대가 꽃이라면
(장장식 시이안삼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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