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문이 열린다
"교장선생님 이것 좀 사주세요. 창의성 향상에 아주 좋대요" 연구부장님께서 열심히 설명한다.
"흐음 그래. 그럴 것 같네요."
당시는 창의성이 대세였다. '호기심이 부쩍 솟는다.
"이 거 한 세트에 얼마래요 ?" "15만원이래요" "15만원 ? 너무 비싼데.....부장님 생각해 볼게요" 부장님께서 나가신 뒤 가만히 들여다 보았다. '이 게 창의력 향상에는 야주 좋을 것은 맞다. 그런데 너무 비싸다. 갯수도 별로 없고.... 상자 값때문에 그렇게 비싼가 ? 상자는 뭔 필요 ?"
욕심은 나는데 한 아이에 한 상자씩만 사줘도 한 반이면 300만원 ? 그런데 한 상자를 가지고 몇개를 만들지 못할 것 같다.
몇 번을 들여다 보다가 머리가 번쩍,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만들어 주면....? 나무는 주말농장에 얼마든지 있고, 자르는 기구는 역전 시장 기계 상점에 가면 살 수 있다. 우리 애기들이 얼마든지 쓸 수 있게 잔뜩 잔뜩 잘라주자. 자를 도막을 그림으로 그려보니까 짧은 막대, 긴 막대, 반원, 4분원, 8분원, 16분원, 가로자르기 세로자르기 사선으로 자르기, 등등 무려 35가지의 도막이 나오더라. '아이들에게 좋다면 뭐는 못할까 ?
산에서 적당한 굵기의 곧은 나무를 잔뜩 베어 싣고 왔다. 네 매실 밭의 도장지가 제격이었다.
한 쪽에 며칠을 쌓아두면 잎이 말라서 다 떨어진다.
그 가지를 한 종류씩 잘라서 박스에 가득 채운다. 한 박스를 채우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허리가 아프고, 톱밥 먼지로 목이 이프고..... 그래도 참아야지. 안전에도 유의해야 한다. 몇 번을 다쳐 정형외과에 가서 꾀메고와야 했다
쉬운 도막을 한 박스 채우려면 이틀, 어려운 것은 열흘, 박스 전체를 채우는데는 적어도 한달 반은 걸리더라.
교장실에서 결재할 때만 빼고 매일 추녀 끝에서 나무를 자르는 게 딱했던지 1학년 아이가 편지를 보냈다. '교장선생님 쉬었가며 하세요'
박스와 글루건을 미술실에 비치하고 선생님들께 미술 수업에 이용하시도록 했다.
재료는 마음대로 쓰도록 했지. 다 쓰면 또 잘라 보충하면 되니까...
어란이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야 잘했구나' 생각이 저절로 나더라, 복도 양 끝마다 책상을 놓고 글루건을 비치했다. 아이들이 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마음대로 미술실에서 재료를 가져다가 만들 수 있게 했다. 무한적으로.... 나는 열심히 잘라서 보충해줬다. 이름은 '창의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