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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이 있는 공간

(옮겨온 글) 천생연분

작성자손영암|작성시간23.05.24|조회수7 목록 댓글 0

천생연분

 

오래전 농촌 어르신들이 출연하는 TV 프로그램 중

낱말 맞히는 코너가 있었습니다.

 

어느 노부부에게 주어진 낱말은 '천생연분'.

설명은 할아버지가, 정답은 할머니가 맞히기로 했습니다.

할아버지가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임자가 나랑 만나서 자식 낳고

지금까지 살아온 거 있잖아!"

 

하지만 할머니는 이해할 수가 없었고

애가 탄 할아버지는 같은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얼마 뒤 할머니가 감을 잡은 듯

입을 주욱 내밀더니 외쳤습니다.

 

"--"

 

할아버지는 답답한 마음에 화가 났지만,

다시 진지하게 설명했습니다.

 

"이봐, 임자랑 나랑 신랑 색시 되어

살을 맞대고 살면서 자식을 낳아 시집·장가보내고

산전수전 다 겪으며 평생을 살아온 거 있잖아.

이제는 알겠지? 두자 말고 넉자, 넉자"

 

넉자라는 힌트에 할머니의 눈이 반짝이더니

또박또박 정확하게 발음했습니다.

"평ㆍ생ㆍ웬ㆍ수"

 

사랑으로 시작했지만

살면서 숱하게 다투고

서로 상처 주는 게 부부입니다.

 

그러나 세월이 갈수록

처음의 사랑은 옅어질지라도

''은 세월과 함께 더 끈끈해집니다.

 

미움과 원망은 미운 정으로,

사랑과 고마움은 고운 정으로 남아

서로를 끈끈하게 붙들어 줍니다.

그렇게 평생 함께 사는 것이 부부입니다.

 

새겨 두어야 할 말

부부는 서로 사랑하는 동시에 미워하는 것이 당연하며,

이러한 마음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올바르게 미워하는 것이 매섭게 대립하는 것보다 낫다.

사카구치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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